용서는 바라지 않습니다
아시자와 요 지음, 김은모 옮김 / 검은숲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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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아시자와 요' 는 미스터리, 호러 장르를 좋아한다면 지나칠 수 없는 일본 신예 작가이다.

[아니 땐 굴뚝에 연기는] [죄의 여백] [나의 신] [용서는 바라지 않습니다] 총 네 작품을 읽었는데 작품의 분위기가 저마다 달라서 같은 작가가 쓴 게 맞나 싶을 정도.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거침없이 다수의 작품을 출간하는 작가이기에 이내 다음 작품도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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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는 바라지 않습니다]는 총 다섯 편의 이야기가 실려있는 미스터리 단편소설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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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용서는 바라지 않습니다: 할머니의 유골을 절에 봉안하기 위해 떠난 손자의 이야기를 통해 18년 전 그곳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할머니가 시아버지를 살해한 진짜 이유에 대해, 할머니의 의중을 알아낸다.

2. 목격자는 없었다: 자신의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 타인의 간절한 도움을 못 본 척하는데 눈눈이이랄까...

3. 고마워, 할머니: 할머니에게 철저히 통제당하며 아역 배우로 활동하는 어린 소녀 안에게 섬뜩함을 느끼게 되는데 사이코패스가 생각났다.

(장례식장에서 동생과 자신의 이상형을 발견한 언니는 다음날 동생을 죽이는데.. 죽인 이유가 장례식장에서 그 남자를 한 번 더 볼 수 있어서라는 사이코패스 테스트가 떠오른다;)

4. 언니처럼: 육아맘이라면 더욱 공감 가는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언니의 일이 도화선이 되기는 했지만 이래저래 안타까웠던 이야기(반전 트릭)

5. 그림 속의 남자: 제3자가 누군가와 나누는 대화를 통해 사건의 진상을 쫓아가는데 병든 마음의 광기가 이런 게 아닐까 싶었던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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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지루할 틈이 없었던, 어느 것 하나 버릴 게 없었던 단편 소설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자의든 타의든 스스로가 고립된 상황에 놓임으로써 파멸로 간다. 가슴 깊은 곳 억눌려 있던 마음이 기이한 방식으로 표출되는데 진짜 속내를 알아가는 과정이 흥미롭게 읽힌다.

우리나라 정서상으로는 다소 이해되지 않는 부분도 있어 일본인의 겉과 속이 다른 '다테마에 혼네'의 정서가 느껴지는 작품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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냄새들 - 냄새로 기억되는 그 계절, 그 장소, 그 사람 ㅣ 들시리즈 4
김수정 지음 / 꿈꾸는인생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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냄새로 기억되는 그 계절. 그 장소. 그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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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각이 민감한(발달한) 저자가 쓴 에세이로 '냄새'와 관련된 기억들을 담고 있다.

향을 지닌 용품들은 기본이고 계절, 사람, 장소 등 냄새로 기억될 수 있는 모든 순간들이랄까...

보자마자 나와 비슷한 작가에게 벌써부터 내적 친밀감을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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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릴 때부터 음식을 먹기 전에 냄새를 먼저 맡을 정도로 후각이 예민했던 사람이다.

그게 좋은 건지 나쁜 건지 별 관심 없이 지냈는데 어느 날 낯익은 냄새를 맡고 까마득히 잊고 있던 추억 한자락이 생각날 때면 그게 그렇게 반갑고 그리울 수가 없었다.

사진을 보고 '맞다. 그때 그랬었지.' 하고 기억해 내고 추억하는 것과는 또 다르다. 냄새와 함께 저장된 그 기억은 오랜 시간이 흘러도 마치 그때로 타임리프를 한 것만 같은 느낌이랄까... 좀 더 생생하고 친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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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끝에 묻은 냄새들을 재료 삼아 매일을 또렷이 기억하려 노력하는 사람이라고 자신을 소개하는 작가.

작가가 들려주는 이야기들을 읽다 보니 세대가 비슷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화장품 편집 숍으로 한때 인기 있었던 토사코사, 음반 가게, 요즘 젊은 사람들은 모를 시트콤과 드라마, 나도 아는 분위기의 호프집까지...... 그래서 더욱 공감하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코를 파묻고 오래도록 맡고 싶은 아끼는 냄새들이 있다. 냄새를 맡는 것만으로도 배가 간질간질하고, 목울대가 따끔따끔 뜨거워지는. 냄새를 동그랗게 말아 주머니 안쪽에 소중하게 넣고 언제든 꺼내 맡고 싶은 냄새들.

p.159


어디서도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소중한 냄새들이기에 저자의 마음이 내 마음 같았던 글이다.

누구에게나 기억되는 향(냄새)이 있을 것이다. 그게 잊고 싶었던 냄새일 수도, 잊고 싶지 않은 냄새일 수도 있다. 어느새 나도 모르게 저장된 냄새들은 내 안에 농축되어 있다가 물끄러미 나타나기도 한다.

앞으로도 기억과 함께 소환될 냄새들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추억의 재료가 될 냄새들이 벌써부터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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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신
아시자와 요 지음, 김은모 옮김 / 하빌리스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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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즈타니'는 초등학교 5학년임에도 문제해결 능력이 월등해서 친구들 사이에서 '신'이라 불린다. 그를 줄곧 곁에서 지켜보며 동경하는 같은 반 친구 '사토하라'의 시선으로 이야기는 진행되는데 초등학생들이 주인공이라 유치하진 않을까 했는데 아니올시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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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 절임이 든 병을 깨서 할아버지가 낙심하실까 봐, 아버지의 파친코 출입을 더 이상 못하게 하기 위해, 동생을 잃어버려서 등 일상생활에서 일어날법한 고민들을 미즈타니는 함께 고민해 주며 해결책을 제시해 준다.

부모님보다는 친구에게 더 의지하기 시작했던 게 초등학교 고학년 때인지라 이해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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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5학년생의 추리라고는 볼 수 없는 미즈타니는 타고난 천재 같은데...

이런 친구가 곁에 있다면 얼마나 든든할까... 싶지만 사토하라의 복잡 미묘한 심정도 이해가 간다.

부럽고 대단해 보이지만 어느새 자신과 비교하게 되어 때로는 위축될 것 같다.

반면 완벽해 보이는 미즈타니도 사람인지라 허점이 있기 마련인데 자신을 진짜 완벽한 '신'처럼 떠받드는 친구가 있다면 부담이 될 터...

암튼 이런 둘의 케미가 순수해 보이고 풋풋해서 초등학교 시절도 생각이 나는데 손익을 따지지 않고 친구를 진심으로 돕고 싶어 하는 초등학생들을 보니 마음의 정화가 된다. (학교 폭력, 집단 따돌림에 지쳐 있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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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신'은 고민을 털어놨던 여학생 가와카미가 사라지면서 긴장감이 더해지는데...

무방비 상태로 평온하게 읽고 있다가 수위가 높아지는 대목에서는 숨을 죽이며 읽게 되고 뒤에 가서야 안도감을 찾게 된다. 이 책은 시리즈물로 나와도 재미있을 것 같다. [아니 땐 굴뚝에 연기는]에서도 느꼈지만 독자와 밀당을 제대로 할 줄 아는 작가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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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인이 기도할 때
고바야시 유카 지음, 민경욱 옮김 / ㈜소미미디어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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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폭력을 다룬 일본 소설이다.

지금까지 읽은 일본 소설 중 상당수가 '학교 폭력'을 주제로 한 것들이 많은 걸 보면, 일본 내에서 학교 폭력의 심각성을 느낄 수 있다.

촉법소년 개시 연령이 일본과 같은 우리나라도 결코 묵과할 수 없는 문제인데 작가는 과연 이 주제를 어떻게 풀어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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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생인 도키타는 친구의 배신으로 류지 일당으로부터 심한 괴롭힘을 당하게 된다. 계속되는 폭력과 갈취에 지칠 대로 지친 도키타는 '11월 6일의 괴담'을 이용해 류지를 죽이고 자살하고자 한다.

어느 날 류지 일당으로부터 인적이 드문 잡목림으로 끌려간 도키타의 눈앞에 피에로 복장의 '페니'가 나타난다. 그를 구해준 '페니'는 그의 사정을 듣고 자신이 대신 복수해 주겠다며 도키타의 '목숨'을 갖고 싶다고 말한다. '페니'의 정체는 무엇일까? 도키타의 '복수'는 어떻게 이루어질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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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성년자라는 점을 이용해서 자신 있게 범행을 저지르고 증거를 없애는 등 가해자의 행동 하나하나를 볼 때마다 단전에서부터 분노가 차올랐다. 착실한 사람도 한순간에 살인자가 될 수도 있다는 상황이 그리 놀랍지 않았다. 범죄학자가 말한 것처럼 이런 가해자들의 대부분은 가정환경이 불후하다. 그렇다고 같은 상황에 놓인 사람들 모두 범죄를 저지르는 것은 아니기에 그들을 결코 동정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 그렇다면 피해자들은 왜 가족이나 경찰에게 구원의 손길을 내밀지 않았던 걸까... 책을 읽는 내내 이 점에 주목하게 된다.

자식을 둔 부모로서 피해자 부모의 감정에 이입하다 보니 읽기가 힘들었지만 자식을 어떻게 양육해야 할지 좀 더 고심해 보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처음으로 돌아가 도키타의 '목숨'을 갖고 싶다는 페니의 말이 계속 생각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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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외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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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프랑스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 상상력의 원천이 담긴 책이다.

이번 신판은 기존 383항목에서 542항목으로 내용이 추가되어 새롭게 나왔다고 한다. (그의 저서 '개미', '신'의 백과사전뿐만 아니라 '제3인류'와 '죽음'에서 추려 낸 백과사전도 포함됨.)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책을 한 번이라도 읽어봤던 독자라면 그의 상상력에 한 번쯤 감탄해 봤을 것이다.

열세 살 때부터 보고 들은 이야기들을 하나둘 수집하고 기록했다는데, 호기심 왕성했던 베르베르의 유년 시절이 짐작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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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베르 소설에 언급이 되거나 영감을 준 내용들은 물론 가볍고 흥미로운 주제들부터 진지하고 깊이가 느껴지는 주제까지 두루 다루고 있다.

심령술, 영혼, 사하라 은색 개미, 켕커루의 어원, 페리숑씨의 콤플렉스 등등 정말이지 듣도 보도 못한 이야기부터 온갖 분야를 넘나드는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심지어 수플레 치즈 케이크 만드는 법도 나와있다. 한 개인이 수집한 백과사전이기에 뜻하지 않은 이야기들로 당혹스러울 때도 있지만 그래서 더 재미있기도 하다. 잡학다식이란 이런 게 아닐까 하는........ 파고 파도 계속 나오는 세상의 흥미로운 이야기들이다.




철학적이고 진지한 물음 앞에서는 어느새 심오하게 생각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기도 한다.

백과사전이란 이름답게 모아보니 엄청난 두께를 자랑하지만 정작 이야기들은 대게 한두 페이지에서 끝이 난다. 그래서 소설과 달리, 읽고 싶은 항목부터 펼쳐읽으면 된다.

언제 또 이런 책을 만날 수 있게 될까.라는 생각이 들면서 소장하고 싶어지는 책,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 [상절지백]은 남녀노소 모두 흥미진진하게 빠져들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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