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죄 : 교화장 심리죄 시리즈
레이미 지음, 이연희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0년 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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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적인 프로파일링 실력으로 경찰을 도와 사건을 해결해온 대학원생 팡무.

J시에서 현장이 마치 연극의 한 장면처럼 조작된 살인사건이 연이어 일어난다.

별개의 사건처럼 보였지만 팡무는 프로파일링을 통해 사건들이 서로 관련되어 있으며

동일 범죄집단에 의해 저질러졌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살인 자체보다 살인현장을 공들여 꾸미는 데에 집착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파헤치던 팡무는

십여 년 전 이뤄진 극비 심리실험 교화장 프로젝트에 대해 알게 되는데...

(출판사의 소개글을 일부 수정, 인용했습니다.)

 

● ● ●

 

심리죄 : 프로파일링에서 끔찍한 연쇄살인을 해결했던 대학원생 팡무는

이 작품에선 성() 공안청 범죄심리연구실 소속인 경찰로 성장해있습니다.

이번에 팡무가 맞닥뜨린 사건은 전작만큼이나 기이하고 참혹한 살인사건입니다.

모두들 별개의 사건으로 여겼지만 팡무는 의식(儀式)의 제물처럼 살해된 희생자들을 보며

어쩌면 동일범에 의한 소행일 수도 있다는 확신에 가까운 추정을 합니다.

그리고 범인과 희생자 모두 10여 년 전에 이뤄진 심리실험 관계자들임을 알아냅니다.

 

책 뒷표지를 보면 이런 카피가 있습니다.

그들은 우리가 선택한 인생을 살게 될 거야.”

징벌로 인간 행동을 통제하려는 심리실험 교화장 프로젝트’.

십여 년 후, 관계자들이 실험 방식대로 살해당한다!

 

스포일러는 아니지만 이야기가 꽤 진행되다 공개되는 내용이라 서평에 써도 될까 우려했는데

다행히도(?) 출판사 소개글과 뒷표지에 실린 덕분에 마음 편하게 인용하기로 했습니다.

쉽게 연상할 수 있겠지만, 인간 행동을 통제하려는 무리한 심리실험이 부작용을 낳았고

그 부작용이 오랜 시간이 지난 뒤 참혹한 연쇄살인을 불러일으켰다는 내용입니다.

 

타고난 프로파일러지만 직접 겪은 끔찍한 살인사건들의 트라우마를 안고 살아가는 팡무는

이젠 당당한 경찰의 신분으로 사건 현장에 공식적으로 투입되고,

그의 천재적 능력을 인정하는 분위기 덕분에 신참임에도 적잖은 영향력을 발휘합니다.

특히 이상심리를 지닌 범인의 소행이 분명해 보이는 사건들이다 보니

그의 프로파일링과 추리는 경찰 수사의 향방을 결정짓는 중요한 단초가 되기도 합니다.

 

전작인 심리죄 : 프로파일링은 아쉬운 점이 있긴 해도 무척 재미있게 읽힌 작품이었는데,

그에 비해 이번 작품은 전체적으로 평하자면 다소 산만하고 억지스런 대목이 꽤 많았습니다.

무엇보다 사건의 발단이 된 교화장 프로젝트라는, 인간 행동을 통제하려는 심리실험 자체가

가설도, 실험도, 결과도 너무 모호하게 설정된 탓에 무슨 내용인지 파악하기 어려웠습니다.

, 그 프로젝트를 통해 돈과 명예를 거머쥐려는 자들의 욕망 역시 이해하기 어려웠는데,

징벌로 인간 행동을 통제하려는 심리실험이 무슨 의미가 있는 건지도 모르겠고,

그 실험이 심리학의 대가 스키너의 연구에 필적한다고 여기는 설정은 납득할 수 없었습니다.

 

그 외에도, 살인에 가담한 자들의 심리와 동기는 허약하거나 빈약해서 공감하기 어려웠고,

별개의 이야기처럼 전개되다가 중후반부에 가서야 메인 사건과 연결되는 고아원 이야기는

설득력이 부족한 나머지 억지스러운 조합으로밖에 보이지 않았습니다.

후속편을 염두에 둔 듯한 고아원 소녀 랴오야판의 이야기는 적잖은 분량에도 불구하고

왜 굳이 이 작품에 등장한 것인지 이유를 알기 어려웠는데,

사실, 랴오야판 이야기 외에도 사족처럼 보이는 설정들이 곳곳에 눈에 띄곤 했습니다.

 

결국 다 읽은 뒤에도 이야기의 큰 그림이 머릿속에 그려지지 않았고

모든 게 다 억지스럽고 인공적이란 인상만 깊이 남게 됐습니다.

논리적 설명이나 합리적 전개가 어려운 심리라는 소재가 난해할 수밖에 없는 건 사실이지만

팡무가 프로파일러로서의 재능을 십분 발휘했던 전작이 충분한 소구력을 지녔던 것에 비해

이번 작품은 설정, 과정, 해법 모두 독자의 눈길을 잡기에는 무리수가 많았다는 생각입니다.

 

책 뒷날개를 보니 이 다음 작품은 검은 강이라고 소개돼있습니다.

기대했던 (팡무의 대학시절을 그린) 프리퀄 일곱 번째 독자가 아니라서 아쉬웠는데

검은 강을 읽을지, 건너뛰고 일곱 번째 독자를 기다릴지는 좀더 두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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