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319,320,324_[관악도서관]
어떻게 하다보니 편의점과 관련된 3권의 책을 읽었다.
첫번째 책은 [편의점 인간]
18년째 같은 편의점에서 일하고 있는 그녀의 이야기.
편의점은 그녀에게 자신의 정체성을 느끼게 하는 공간이자 삶의 일부분이다. 매뉴얼에 의하여 손님을 응대하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그곳.
편의점의 풍경이 아주 잘 표현되어 있는 소설. 주인공은 자기의 삶이 정상인지 비정상인지 고민한다. 도대체 제대로 사는 삶이란 무엇인가? 바른 인간 사이의 관계가 무엇인지? 고민하게 하는 책이다.
두번째 책은 [편의점 가는 기분]
박영란의 청소년 장편소설, 청소년 소설이라는 꼭지를 꼭 달아야 하는지 모르겠다. 이렇게 구분하는 것의 기준이 궁금하다.
편의점을 주무대로 하여 일어나는 이야기를 아주 따뜻하게 그린 소설.
마음이 책을 일기 전보다는 조금 따뜻해졌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읽을만한 책이다.
세번째 책은 [편의점 사회학]
편의점에 관한 사회학적 고찰을 다룬 사회학 서적.
2014년에 발간된 책이니, 이 책에 나오는 각종 통계는 2016년말에는 조금 지난 숫자의 의미를 가진다.
사회학적 관점에서 편의점을 바라보고 분석하였다.
그냥 한번쯤 우리 사회가 90년대, 2000년대, 2010년대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조금은 우리가 살고 있는 환경의 변화를 세세하게 살펴보고 왜? 라는 생각을 해볼 필요가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한다.
편의점 자체가 주는 의미가 우리가 지금 어떻게 변해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일 수도 있다.
3권의 책을 읽으면서, 10년전 쯤에 나도 편의점 야간알바를 1년 정도 하던 시간이 떠올랐다.
벌써 10년이란 세월이 흘렀으니, 요즘의 야간 편의점 모습과도 다른 모습이다.
육체 노동을 통한 최저 시급을 받고, 밤을 세워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편의점 야간 알바.
그 당시 나는 많은 유형의 손님들을 만났고, 많은 생각들을 했다.
난 과연 계속 이렇게 살 수 있을까? 아르바이트지만 이게 뭐지?
야간근무 250시간을 하고도 100만원 받지 못한 어느 달, 나는 이 일을 그만해야지 라는 생각을 했다. 시급 4000원도 되지 않는 임금으로 인한 자기자신에 대한 초라함.
조금은 더 괜챦은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이 곳에서 계속 이 일을 하면 안되겠다라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난 다시 공부를 했고, 시험은 또 떨어졌고, 취직을 하고 늦은 나이에 사회에 들어갔다.
힘들었던 그 시간이 늦은 나이의 사회생활을 버티게했다.
다시 시급 4000원짜리 인생으로 살아갈 자신이 없었기 때문에 악착같이 살았다.
내가 일했던 때보다 더 많은 편의점들이 곳곳에 생겨나 있다.
그곳에서 일하고 있는 친구들을 보면,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편의점이란 공간에서 일을 하면서도 계속 이렇게 살아도 괜챦을까? 그런 생각을 하지 않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