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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한지 4 - 서초 패왕, 이문열의 史記 이야기
이문열 지음 / 민음사 / 2008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초한의 전투에서 피를 흘리고 죽어간 것은 백성들이고 영웅의 이름을 얻는 것은 모사꾼들과 장수들인데 그들 역시 장량을 제외하고는 다 죽어 최후의 승자는 여치가 되니 역사가 무슨 이렇단 말인가
(위, 촉, 오가 피터지게 싸우며 황하를 피로 채우고 주검으로 태산을 쌓아도 마지막에 천하를 취한건 조씨도, 유씨도, 손씨도 아니고 사마씨라니)
초한지를 읽어봐도 그렇고 삼국지를 읽어봐도 그 시대 사람들은 사람의 용모를 두고 앞날에 대해 점치기를 좋아한듯 하다. 유방의 상을 본 태공이 그를 장차 크게 될 인물이라고 보아 딸을 시집 보낸 일이나 조조를 보고 난세의 영웅이자 치세의 간적이라고 한 평가가 정말로 그렇게 들어맞는 것을 보면, 또 그러한 이야기가 수없이 많은 것을 보면 정말로 상이라는 게 중요한가 싶은 생각이 들 정도이다.
그러나 정말 한 사람의 상이 그 사람의 인생을 결정지우는 것인지, 아니면 당시를 살던 사람들이 상 좋은 사람을 높게 여겨 그들이 제 능력 이상의 능력을 부릴 수 있는 환경이 주어지다보니 그렇게 된 것인지는 더 생각해보아야 할 것 같다. 사실 김구 선생님의 말대로 상 좋은 것보다는 몸 좋은 것이 낫고, 몸 좋은 것보다는 마음 좋은 게 나은 것 아니겠나.
시황제의 순행을 멀찍이 바라보며 숨어지내던 항우가 3년 뒤에 시황제의 궁에 들어가 왕 노릇을 하다니, 세상일은 참으로 모르는 거다. 3년의 짧은 시간에 하늘이 땅으로 내려 앉고 땅이 하늘로 치솟은 게 이닌가.
드디어 한신이 본격적으로 등장했으며 여기까지가 여기 저기서 주워들어 알고 있던 부분이다. 이 뒤의 내용이 어떻게 전개되어 동네 건달에 불과했던 유방이 현대 중국의 시작점이라 볼 수 있을 한(汉)의 황제가 되었는지 궁금하다.
한신은 천리를 알고 지리를 알고 사람을 부릴줄도 아는데다가 시대를 보아 병법을 익혔다고 하는데, 이 시대에는 무엇을 익혀야 세상에서 쓰임 받을 수 있을까. 곧 도래할 로봇의 시대에 고전을 읽고 철학에 관심을 가지는 것으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
(경제와 역사를 공부하여 때를 알고 철학과 문학을 통해 사람을 알고 경영을 익혀 기업을 부리고 영어와 중국어를 배워 세계로 나아가는 게 문과생이 살아남을 방법인가 생각된다. 그런다고 취업이나 될런지)
큰 기대 하지 않고 가볍게 역사 공부 하는 심정으로 읽어나간 것이 삼국지 만큼이나 흥미롭다. 한신이 어딴 사람일지, 어떤 활약을 할 지 기대된다. 난세가 영웅을 만들긴 하나보다. 아무것도 아닌었던 자들이 천하를 놓고 다투는 위치에 서있는 것을 보면. 역시 인물은 시대가 만들어 내고 한 개인은 시대의 부름을 온 몸으로 받아낼 뿐.
238쪽 "아아, 슬프구나! 이 진평을 천하의 재로 삼아도 고기를 나누듯 공평하게 다스릴 수 있는데..."
: 한 솥의 국 맛을 아는데 고기 한 점이면 충분하다는 것인가.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는 것이 정말인가 싶다. 향량 역시 장례를 치루는 데에서 사람의 능력을 파악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군에서 사람을 부리지 않았나.
247쪽 이미 두 달 전에 패공에게 항복한 적이 있는 함양은 한번 짓밟힌 여인처럼 아무 저항 없이 항우를 받아들였다.
:이런 표현, 괜찮은 걸까. 뭐라 선명하게 설명할 수는 없으나 이 문장에 불편함을 느껴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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