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타의 일본산책
로타 사진, 강한나 글 / 브레인스토어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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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리타 컨셉의 사진이 정치적으로 올바르지 않은 건지 예술적 표현을 틀 안에 맞춰 재단하려고 하는 것이 올바르지 않은 건지 명확한 답을 가지고 있진 않지만, 어쨌든 로타라는 사진 작가의 다른 사진 작품은 차치하고 이 책에서 보여준 일본의 모습은 아기자기하니 부드럽고 예쁘게 느껴졌다. 

그냥 아기자기하고 예쁘게만 느껴지기도 했지만.

밑줄, 생각

16쪽
바라봐요
내 실력으로는 아직 조금 높은 세상

66쪽
야경
이상하다. 하늘을 올려 본 게 아니라 밑을 봤는데 별이 쏟아질 것처럼 많다.

92쪽
네가 내게 못 와도 내가 너에게 가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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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의 오래된 상점을 여행하다 - 소세키의 당고집부터 백 년 된 여관까지
여지영.이진숙 지음 / 한빛라이프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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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에 일본을 방문할 때는 내가 살고 있는 한국 보다 조금 더 발전된 모습을 보고 오는 게 목표였다. 그러나 이제는 일본에서 우리의 미래가 아닌 일본의 과거를 보고 오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10년 만에 일본을 대하는 태도가 이렇게 바뀌었다. 여행을 가는 목적이 ‘다름‘의 발견이라면 그때는 우리에게 발전이 부족했고 지금은 과거가 부족한가 보다.

 도쿄 여행을 감에 쇼핑과 먹방을 좀 더 풍부하고 고전적으로 하고 싶은 여행자라면 일독할만한 것 같다. 이 책을 통해 도쿄의 오래된 흔적을 조금이라도 더 보고 올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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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생각
다니자키 준이치로 지음, 류순미 옮김 / 글항아리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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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의 서양적 근대화를 꿈꾸는 전근대적 인간의 에세이

봉건시기도 아니고 근대화의 흐름에 두 발을 디디고 있던 사람, 그것도 대문호라 소개되는 사람의 생각이란 게 일베만도 못한 것인가. 가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하루빨리 현재의 도쿄가 지진으로 무너지고 새로운 도쿄가 만들어져 서양의 옷을 입은 도쿄 여성들이 자신을 남자로 상대해줄 것만 바라고 있는 사람이 대문호라 여겨지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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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없어도 난 우아한 게 좋아
야마다 에이미 지음,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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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퇴사를 앞두고 이제 돈이 없어질 테니 우아하게라도 살고 싶었다. 그래서 돈이 없는데 우아하게 사는 사람은 어떻게 사나 궁금했다. 책을 다 읽고 난 지금, 난 지우나 사카에처럼 우아하게 살 수 없을 거란 확신만 강해졌다. 역시, 난 다시 뭐라도 해서 돈을 벌어야 할 거다. 지우나 사카에쯤이나 되니까 우아하게 살 수 있지 나 같은 건 돈도 없고 우아하지도 않을 거다.

사회에 적응하는 것을 목표로 삼지 않고 사람은 원래 다 멍청한 것을 알고 굳이 굳이 따가운 시선 견뎌가며 멍청하게 사는 모습이야말로 진짜 인간적인 모습이 아닌가. 현실에서 지우와 사카에를 만나면 좀 짜증 날 수도 있겠다 생각은 하지만 그럼 어떠랴. 나도 그렇게 살고프다. 촌스럽고 유치하지만 음지에서도 오만하게. 양지에 못 가서 아등바등 불안해하며 자기비하 하고 삶을 비관하며 살지 않고 음지에서도 오만하게 살고 싶다. 어차피 다 의미 없는 것들. 초라한 것들에 하나하나 대단한 의미를 붙여주면서. 지우와 사카에 정도 되는 인물이니 그게 가능하지 나 같은 놈이 음지에서 오만할 수 있으랴. 대단치 찮은 것을 알면서도 그 대단치 낳은 것 때문에 눈치 보며 살아가다 평생 불행해 하며 죽어가겠지.

책을 보며 후흣 후흣하고 웃게 된다. 전에도 이렇게 책을 보며 픽 픽 웃어대며 읽은 적이 있었는데. 무슨 책이었더라.
아, 칠드런. 대학교 4학년, 마지막 학기의 중간고사 기간. 경영 대학 6층 독서실에서 전공 책을 펼쳐놓고 읽었던 이사카 코타로의 칠드런을 읽을 때 이런 기분이었다. 책의 1/3까지 읽는 동안 주인공의 성별이 여자인지 남자인지도 파악하지 못하며 읽었던 책인데 이 책을 읽으며 느껴지고 있는 이 느낌이 딱 칠드런을 읽을 때 느꼈던 것과 비슷하다.

책을 읽다 보면 쭉쭉 읽어가다 순간 멈추게 되는 구절이 읽다. 눈이 멈추는 이유가 무엇이든 간에 일단 멈추면 그 구절을 적어둔다. 이 책을 읽다 왠지 모르게 칠드런이라는 책이 떠올라 그 책을 읽을 때는 무슨 구절을 적어뒀더라.. 하는 생각에 그때 써놓은 독서노트를 찾아보았다. 몇몇 구절 중에 이런 구절이 있었다.

˝이 모든 일들 중에 가장 슬픈 건 개인의 사정 따위와는 상관없이 세상은 계속해서 돌아간다는 사실이었다. 만일 누군가 연인과 헤어진다면 세상은 그를 위해 멈춰야 한다.˝

세상이 나와는 상관없이 또 정신없이 흘러가길래 연차라는 것으로 오늘 나는 세상과 나를 분리시켜 버렸다. 그래 이런 날은 세상이 잠깐 멈추던가 내가 멈추던가 해야지. 무턱대고 계속 돌아가다 보면 중심을 못 잡고 이 세상에서 튕겨져 나가버릴 것만 같다. 이 빌어먹을 세상아 중심 좀 잡을 시간을 줘라. 그렇게 계속 돌기만 하지 말고.

어린아이같이 감정이 가리키는 방향만을 보고 직진하는 사랑 (사실 이건 아이들의 사랑을 무시하는 것이다). 나이 들어 쓸데없는 걱정만 더해가 직진으로 가지 못하는 멍청한 어른들은 하지 못하는 직진의 사랑.

밑줄, 생각

22쪽
그렇다. 사카에와 있으면 나는 언제나 흔치 않은 사람이 된다. 오래도록 칭찬과는 인연 없이 살았기에, 지금의 내게는 ‘흔치 않다.‘는 말조차 칭찬으로 들린다. 꽤 괜찮은 사람이 된 거 같은데, 하고 생각한다. 단둘이 있을 때면 나는 늘 우쭐하다. 잡초 뽑기 허가를 받다니 나는 정말 대단하다.

25쪽
오빠 말대로 ‘아무 생각도 없는 녀석‘을 오래오래 관철하고 싶다. 그렇지 않으면 둥지를 빼앗긴 아이처럼 불안해서 견딜 수 없을 테니까. 또 그런 자신의 본성을 누군가 알아챈다면 부끄러워서 못 살 것이다. 나는 고뇌하는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걸 아주 싫어한다.

대학에서 배운 거, 지금의 내게는 아무 쓸모가 없다. 쓸모없는 것까지 갖고 있다니 사치스럽군. 사카에는 그렇게 말하지만,

27쪽
내 수업, 인기 없어. 그렇게 투덜거리지만, 인기야 내게만 있으면 그만이다. 안 그래요, 선생님?

31쪽
포식의 즐거움, 당신과 몇 번이든 쌓아 가고 싶다.

32쪽
흥, 내 자부심은 이제부터 꽃 필 거라고! 큰소리로 외치고 싶지만, 괜찮으려나, 이 나이에 아직도 이런 생각을 품고 있는 게, 엄마는, 너는 옛날부터 만날 떵떵거리고 큰소리만 친다면서 한숨을 쉰다. 그럴지도 모르겠다. 나란 사람, 평생 떵떵거리기만 하다 말지도. 아마 이 병, 낫지 않을 것이다. 그럼 어때. 배포를 부린다. 마음 내키는 대로 꽃을 포장해서 손님에게 내민다. 그 떵떵거림을 계속한다. 관철한다. 어린애 장난처럼 장사를 한다. 말해 두는데, 어린애들은 심각하게 논다고.

34쪽
우리는 음지에 살아도 오만하다.

35쪽
남들이 생각하는 듬직함과 내가 원하는 듬직함은 결정적으로 다르다. 나는 체격이 크고 경제력이 있다고 안심하지 않는다. 그것은 그저 편리함에 지나지 않는다. 가령 내가 하려는 말을 정확하게 알아듣는 사람을 만났을 때. 듬직하다 싶어 눈시울이 뜨끈해진다.

36쪽
융통성 없는 나를 칭찬해주는 사람은 관계가 원만할 때의 애인뿐이다. 그러니 지금은 사카에뿐.

42쪽
˝어때요 뭐. 우리, 바보 같아도, 아무 상관없는 걸. 다나카 씨. 보드카 소다, 한 잔 더.˝

46쪽
그가 내 가슴에 얼굴을 묻었다. 그 등을 톡톡, 두드린다 괜찮아, 괜찮아, 하고 말해준다. 당신 머릿속에는 온갖 곳의 지도가 있어. 그걸 펼치기만 하면 당신은 어디든 갈 수 있는 사람. 내가 같이 가줄 수도 있어. 이렇게 편한 동행, 아마 없을걸.

47쪽
먹고사는 일로 고생 한 번 한 적 없는 주제에 마음은 참 편하다,라는 소리를 몇십 번도 더 들어왔다. 그러나 그렇게 말하는 사람 대부분도 사실은 그런 고생을 하지 않았다. 대체 그들은 내게 어던 반성을 하라는 것일까. 나의 무엇이 그들의 심경에 거슬리는 것일까.

48쪽
그는 나날의 식량을 귀여워하고 있다! 나는 이렇게 일상을 어여삐 여기는 사람을 달리 모른다.

54쪽
˝ 이 세상에는 사람 수만큼 주류가 있거든.˝

˝아니지 고모는 주류가 아니야. 오히려 아류(我流)라고 해야지.

57쪽
그리하여 지금의 나, 나이가 같은 남자와 조금씩 과거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

60쪽
젊음이 가치 있는 것은 요절했을 때뿐이다. 그를 알지 못한 채 죽지 않아 천만다행이다. 그리고 나를 아는 그가 앞서 죽지 않기를 바란다.

66쪽
내일은 일요일이다. 좋아하는 남자 삼매경에 빠질 수 있는 날이다.

어른의 과자에는 금액 제한이 없다. 시간제한이 있을 뿐이다. 어정쩡한 잔돈, 받지 않을 각오다.

67쪽
경험은 사람에게 배움을 선사하지만, 사람을 강하게 하지는 않는다. 강한 척하는 기술을 터득하게 할 뿐.

74쪽
필요 이상의 돈을 지니지 않는 것이 매력의 일부인 남자도 있다.

78쪽
열은 자기를 사랑해 주는 남자 앞에서만 나고 볼 일이다.

91쪽
단언한다. 사랑을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것은 물리적 조건이다. 그가 자전거로 주행 가능한 거리 안에 내가 산다는 것도 물리적 조건 가운데 하나. 일이 끝나는 시간대가 같다는 것도 하나. 피차 독신이라 부담 없이 만날 수 있다는 것도 하나. 두 사람 취향을 편들어 준 물리 법칙이여, 고맙다. 음, 물리 법칙이란 거, 17세기 과학 혁명기에 생겨난 개념이지, 아마. 그렇거나 마거나, 내 알 바는 아니다.

115쪽
˝할머니인 지우가 좋아졌어. 할머니라도 지우가 좋다는 것과 할머니라서 좋다는 것은 달라. 지우는 지우야. 내게는 아름다운 사람이라고. 그런 지우가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나와 지낸 시간이 점점 늘어난다는 뜻이잖아. 그러니까 훨씬 더 많이 아름다워질 거야.˝

119쪽
물론 집중하지 않는 남녀 관계(인스턴트 연애?)가 있어도 좋지만, 그것은 연애가 아니다. 만나지 못하면 몸도 마음도 애가 타는 게, 그게 진짜지. 방해꾼이 나타나면 걷어차서라도 쫓아낸다. 그런 전투의 각오를 은밀하게 품고 있는 자야말로 연애할 자격이 있다. 혼이 빠지지 않으면 연애가 아니다. 그것은 장난이다.

123쪽
이 나이에 사귈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다. 인생의 후반에 이 사랑이 시작된 것, 굉장한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그 끝은, 죽음이라고 믿는다.

125쪽
아으, 가난하다. 하지만 몸을 의지할 곳도 있고 끼니도 다 해결된다. 그러니 동정의 여지가 없는 가짜 가난이다.

139쪽
그건 그렇고 이런 때, 꽃가게란 참 묘한 장사로군, 하고 생각한다. 인간의 슬픔과 기쁨 모두를 꾸미잖아. 그야말로 요람에서 무덤까지. 영국 노동당의 슬로건과 우리 장사의 슬로건이 똑같다.

159쪽
그래그래, 고모는 사랑을 위해 일탈한 여자에게는 관대하지.

211쪽
시신을 무섭지 않다고 느낄 때, 사람은 그 사람을 사랑하고 있음을 자각한다는 것을 알았다.

212쪽
˝가까운 사람이 죽은 아픔은 잊을 무렵에야 찾아오는 법이야. 지우 씨, 조심해요. 사랑하는 분의 손을 꼭 잡고 이겨내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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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하겠습니다
이나가키 에미코 지음, 김미형 옮김 / 엘리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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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막 입사했지만
나도 곧 퇴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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