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아무리 씰비와의 추억이 아름다웠다고 해도 갑자기 그렇게 바람핀 이야기를 써놓으시면 당황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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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이다 (반양장) - 노무현 자서전
노무현 지음, 유시민 정리,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엮음 / 돌베개 / 2010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나는 노무현에 대해서 알고 싶은 건가 그를 변호할 사료를 모으는 중인건가.

나는 당신이 결국엔 국민 반쪽에게만 인정 받는 사람이 아닌, 대한민국 역사에서 인정받는 사람이 되리라 믿는다. 본인들의 이익이 전 대통령의 평가와 관련돼있는 지금의 시간이 꾸역꾸역 흘러 당신이 정치적 논의대상이 아닌 역사적 논의대상이 된다면, 당신의 진의가 전해질 것이라 믿는다.

30쪽
현직에서는 사랑받지 못했지만 전직 대통령으로서는 사랑받고 싶었다. 내게 남은 시간 동안, 훌륭한 시민으로 살고 싶었다. 그럴 자신이 있었다.

34쪽
인생에서 성공은 무엇이고 실패는 또 무엇인가? 눈에 보이는 기준이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 굳이 성공과 실패를 따지고 싶지 않다. 돌아보면 나는 한 인간으로서 최선을 다해 살았다.

36쪽
정치인으로서는 실패했지만 시민으로 성공해 그 실패를 만회하고 싶었다. 그런데 대통령을 할 때보다 더 부끄러운 사람이 되고 말았다. 이제 다시는 어떤 기회도 찾아오지 않을 것이다.
세속적 성공과 실패를 넘어서는 그 무엇을 찾고 싶었다. 마음을 닦아 죽음과도 같은 이 고통을 극복하고 싶다. 하지만 그런 것은 배우지 못했다.

이제 노무현은 정의나 진보와 같은 아름다운 이상과는 어울리지 않는 이름이 되어 버렸다. 나는 헤어날 수 없는 수렁에 빠졌다. 정의와 진보를 추구하는 분들은 노무현을 버려야 한다. 나의 실패가 모두의 실패가 되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 당신이 실패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성공하진 못했을지언정 당신을 버릴 수가 없다. 당신이 머릿 속에 마음 속에 그려놓았던 아름다운 민주주의 국가의 모습을 알아내어 내 마음에 새기고자 한다. 훌륭한 시민이 되기 위해. 나에게 주어진 한 표의 권리를 제대로 행사하고 한 사람의 시민으로서 이 사회에,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기 위해.

52쪽
군사정권은 남의 재산을 강탈할 권한을 마구 휘둘렀는데, 민주정부는 그 장물을 되돌려 줄 권한이 없었다. 과거사 정리가 제대로 안 된 채 권력만 민주화되어 힘이 빠진 것이다. 부당한 기득권을 가진 사람들한테 더 좋은 세상이 되어 버렸다.

103쪽
니네들 자식 데려다가 죽이란 말야! 춥고 배고프고 힘 없는 노동자들 말고, 바로 당신들 자식 데려다가 현장에서 죽이면서 이 나라 발전시키란 말야!

138쪽
견해 차이가 있다고 해서 존경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146쪽
정당을 순종만 가지고 할 수는 없다. 중간 지대를 많이 포섭해나가야 한다. 주도세력의 성격과 철학이 뚜렷하면 된다.

150쪽
˝정치, 그렇게 하지 마십시오. 그렇게 하는 게 아닙니다!˝

169쪽
의심 많은 리더는 조직을 제대로 이끌 수 없다. 나중에 속는 한이 있더라도 일단 믿고 일해야 한다.

171쪽
자율과 분권, 투명과 공정, 부단한 학습과 지식의 공유.

207쪽
내 운명은 새 시대의 첫차가 아니라 구시대의 막차가 되는 것이었다. 모든 것을 운명으로 알고 받아들였다.

:아직까지도 새 차가 오지 않았다. 아직도. 오히려 후퇴하고 있다. 새 시대는 오지 않을 것이다. 국민이, 시민이 직접 만드는 것일뿐. 기다리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직접 두 손 걷어 부치고 만들지 않으면 절대 세워지지 않을 것이다.

216쪽
시장 분배가 지나치게 불균등하면 국가 정책을 통해 이것을 교정해야 한다. 조세와 복지를 가지고 하는 것이다.

취임하자마자 국회 과반수를 가진 한나라당이 법인세 감세안을 통과시켰다.

국가 재정을 떼어 내 부자들에게 나누어 준 셈이다.

243쪽
미국의 세계전략이 올바른 것인지 심각하게 의심했다. 그렇지만 대통령은 그런 생각을 내보일 수 없는 자리였다. 대한민국 대통령이 되면 누구든 한미 우호관계와 한미동맹에 대한 신뢰를 잘 관리하고 유지해나가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라크 파병 문제도 그런 관점에서 살펴야 할 문제였다.

245쪽
때로는 뻔히 알면서도 오류의 기록을 역사에 남겨야 하는 대통령 자리, 참으로 어렵고 무거웠다.

248쪽
북한 핵문제는 본질적으로 북미관계에서 발생한 것이다.

체제 위협을 느끼는 북한이 핵무기를 지렛대로 삼가 그 위협을 항구적으로 해소하려 한다는 것이다.

249쪽
북핵 문제 협상은 본질적으로 이익을 다투는 것이 아니라 위험을 제거하기 위한 협상이다. 이런 문제를 다룰 때는 불확실성을 증폭시키는 전략을 피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253쪽
북한에 대한 증오와 대결주의를 조장하는 정치인과 언론인들,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사람들인지 알 수가 없었다.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의 평화를 어떻게 만들겠다는 것인지, 아무 대책도 없이 정서적 반감과 증오만 생산하는 그 사람들을 상대하는 것이 북한과 미국 행정부를 상대하는 것보다 훨씬 힘들었다.

보수정권이 들어선 이후 이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255쪽
개방 전략은 아무리 정밀하게 연구하고 분석해도 위험과 불확실성을 완전히 제거할 수 없다. 선택의 폭도 좁다. 불확실한 미래를 향해 위험을 안고 뛰어들거나, 불확실하기 떄문에 위험을 회피하는 것. 이것 둘뿐이다. 세계 경제의 흐름을 보면 장기적으로 FTA를 회피하기는 어려울 것 같았다. 적어도 낙오를 면하려면 그 불확실성을 안고 뛰어들어야 하는 것 아닌가. 어차피 뛰어들 것이라면 남보다 먼저 해야 앞서 갈 수 있는 기회를 포착할 수 있지 않겠는가. 그렇게 생각했다.

259쪽
지금도 오해하는 분이 있다면 내 말을 믿고 오해를 푸시기 바란다. 내가 대통령으로 있던 대한민국은 `굴욕 외교`를 하는 나라가 아니었다.

263쪽
분명히 말하지만 뒷거래 같은 것은 없었다.

˝항상 우리 민족끼리 해결하자고 하면서 평화협정 문제는 왜 자꾸 우리를 빼려고 합니까?˝

267쪽
그(김정일)는 북에서 만난 모든 사람 가운데 가장, 그리고 홀로 유연했다. 다른 사람들은 대단히 경직되어 있었다.

269쪽
권력기관의 정치적 중립화와 관련하여 가장 중요한 것이 국가정보원과 검찰이었다. 국세청도 문제가 있었다.

271쪽
야당 정치인 뒷조사를 하거나 반정부 세력을 위축시키기 위해 국정원 조직을 활욜하는 행위는 대한민국 대통령이 결코 해서는 안 될, 국가와 국민을 모독하는 추악한 짓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국정원을 정치적으로 활용하지 않았다. 다시 대통령이 되어도 그렇게 할 것이다.

273쪽
대통령이 검찰의 정치적 독립을 보장하면 검찰도 부당한 특권을 스스로 내려놓지 않겠느냐는 기대는 충족되지 않았다. 검찰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아쉬운 일이다.

검차른 아무런 견제를 받지 않는 권력이다. 기소독점권을 가지고 있어서 기소권을 부당하게 행사하거나 행사하지 않을 위험이 있다.
검사와 검찰 직원들의 불법 비리는 검찰 스스로 수사하고 기소하지 않는 한 아무도 할 사람이 없다.

274쪽
검찰 조직에 대한 민주적 통제를 위해서 두 가지 제도 개혁을 추진했다. 하나는 검찰과 경찰의 수사권 조정이었다. 다른 하나는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를 만들어 수사권을 주는 것이었다. 고위공직자의 불법 행위에 대해서는 공수처가 수사를 하여 검찰에 이첩해 기소하게 하고, 만약 검찰이 부당하게 기소를 하지 않으면 법원이 기소를 강제하도록 재정신청을 하게 하는 제도이다. 공수처가 수사 대상으로 삼는 고위공직자에는 검사들도 포함된다.

검찰 개혁을 제대로 추진하지 못한 가운데, 검찰은 임기 내내 청와대 참모들과 대통령의 친인척들, 후원자와 측근들을 집요하게 공격햇다. 검찰의 정치적 독립을 추진한 대가로 생각하고 묵묵히 받아들였다.

275쪽
정권이 바뀌자 검찰은 정치적 중립은 물론이요 정치적 독립마저 스스로 팽개쳐 버렸다.

청와대를 떠난 후 정치인 노무현을 후원했던 기업인들이 숱하게 특별세무조사를 당했다.

민주주의 교과서가 말하는 그대로 헌법과 법률에 따라 권력을 운용하려 했던 나의 선택이 어리석었던 것일까?
: 마음이 아프다.

276쪽
국세청과 검찰에게 당한 수모보다 더 아프고 슬픈 것은, 올바른 이상을 추구한 행위를 어리석은 짓으로 모욕하는 세태, 그런 현실을 보는 것이다.

그들(보수신문)은 몇 백만 부의 발행부수로 표현되는 막강한 미디어의 힘으로 나를 공격했다. 논리의 힘, 사실의 힘, 진실의 힘이 아니었다. 그러나 나는 그 싸움에서 대통령의 권력을 무기로 쓰지 않았다. 국민이 언론과 싸우는 데 쓰라고 그 권력을 준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나는 정치인의 권리, 시민의 권리만 가지고 싸웠다. 사실의 힘, 논리의 힘, 진실의 힘만으로 싸웠다.

패배했지만 끝까지 포기하거나 굴복하지 않았다.

: 평생을 분노하며 살 것도 못되지만 망각하지는 말아야 한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들이 무슨 짓을 했는지. 누가 옳은 가치를 무너뜨리고 기회주의의 독을 이 사회에 풀어놓았는지. 누가 민주주의를 훼손하고 누가 헌법을 부정했는지. 누가 국민을 위하였고 누가 자신을 위했는지. 분노는 오래 되면 힘들기에 차갑게 기억하자.

278쪽
정치 권력의 지배에서 벗어난 보수신문들은 시장 권력과 유착되었고 그 자신이 새로운 사회적 권력이 되었다. 민주주의가 제공하는 언론 자유의 과실을 먹으면서, 누구의 견제도 받지 않고 어떤 비판도 허용하지 않는 절대권력이 된 것이다.

나는 언론과의 관계에서 두 가지를 감당하려고 했다. 하나는 정치 권력과 언론의 유착관계를 단절하는 일이었다. 다른 하나는 언론이 누리는 부당한 특권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었다.

280쪽
민주주의 발전을 위해서 가장 중요한 당면 관제는 언론이 제자리를 찾는 것이다.

: 언론은 학교를 졸업한 시민들의 선생님이자 토론의 삼판관이자 토론의 자료를 제공하는 서포터이자 부정한 권력에 비판을 가하는 엄정한 관찰자여야 하는데 이건 뭐 완전 동네 깡패니. 말을 안들으면 야구 빠다를 드는 폭력교사이자 편파적 토론의 집행관이자 마음에 안드는 세력을 패고 다니는 양아치다. 언론의 자유라는 헌법의 보호를 받는. 여론의 장을 만들랬더니 여론을 조정하는 플레이어로 참여하고 있다.

가장 막강한 권력은 언론이다. 선출되지도 않고 책임지지도 않으며 교체될 수도 없다.

그들이 아니라고 하면 진실도 거짓이 된다.

281쪽
대통령에게는 언론을 개혁할 수단이 없다. 그것은 대통령의 일이 아니다. 내가 대통령으로 개혁하려 한 것은 정치 권력과 언론 권력의 관계였다.

언론 자유를 탄압한 적은 결코 없었다.

내가 대통령이던 5년 동안 대한민국 언론인들은 세계 최고 수준의 언론 자유를 누렸다.

282쪽
나는 다만, 언론 앞에서 비굴하지 않은 당당한 대통령이고자 했다. 그뿐이다.

286쪽
탄핵 이야기는 취임 직후부터 나왔다.

289쪽
우리의 선거제도는 모두 1987년 6월항쟁 이후 `1노3김`의 합의에 의해 만들어졌다.

결선투표가 없는 단순다수제 대통령 선거. 역시 결선투표가 없는 국회의원 소선거구제와 빈약한비례대표 의석. 그리고 영호남을 축으로 하는 지역 대결 구도.

개선된 것이라고는 비례대9표 의석을 정당 지지율로 나누기 위해 도입한 1인 2표제 하나뿐이다.

1등만 살아남는 소선거구제가 이성적 토론을 불가능하게 만드는 지역대결 구도와 결합해 있는 한, 우리 정치는 한 걸음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320쪽
봉하 들판에 오리를 푼 지 얼마 지나지 않았던 2008년 6월 12일에는 마침내 나를 겨냥한 공격을 시작했다.

323쪽
나쁜 소식이 연이어 날아왔다.

324쪽
날마다 난도질을 당하는 느낌이 들었지만, 그저 당하는 것 말고는 아무런 대처 방법이 없었다.

326쪽
기자들의 카메라가 흉기로 보였다.

328쪽
다음날 수백 대의 카메라 사이를 걸어 유시민 장관이 왔다. 오지 말라고 했었지만 막상 오니까 반가웠다.

시간이 좀 지나고 나면 다시 농사일을 하러 나가도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런 날이 올 것 같지 않아서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329쪽
건호가 관련되었다는 500만 달러, 아내가 받아 쓴 3억 원과 100만 달러, 그리고 정상문 비서관이 횡령했다는 12억 5,000만원 문제는 이 세가지였다. 500만 달러는 순수한 투자 거래이며 퇴임한 후에 알고 건호가 손을 떼도록 했다는 사실을 밝혔다. 3억 원과 100만 달러에 대해서도 알게 된 경위와 사용처를 진술했다. 특수활동비 12억 5,000만 원은 내가 알지 못한 일이었다.

330쪽
내 생에 마지막 외출이었다.

아무도 진실에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노무현은 600만 달러 뇌물을 받은 사람으로 돼 있었다. 자기 잘못을 아내한테 떠넘긴 못난 남편이 되어 있었다. 회갑 선물로 박연차 회장이 주었다는, 내 회갑 때는 알지도 보지도 못했던 소위 `명품 시계`가 언론에 보도되었다. 나는 파렴치한 사람이 되고 말았다. 검찰 소환조사는 끝이 아니라 시작이었다. 이 모든 것이 언제 끝날지, 앞으로 무슨 일이 더 있을지 알 수 없었다.

그들은 나의 실패를 진보의 실패로 만들 것이다. 나는 처음부터 이것이 가장 두려웠다.

331쪽
알고 범죄를 저지른 것과 주변 관리를 잘못해서 사고가 난 것은 다르기 때문이었다. 그런 차이가 내게 무슨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노무현을 믿고 사랑하고 도와주었던 사람들에게는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 복잡하게 하지 말고 다 내가 한 것이라고 나서지 못한 것도, 바로 그 생각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 모두가 부질없는 짓이었다.
모든 것이 내 책임이었다. 대통령을 하려고 한 것이 분수에 넘치는 욕심이었다. 세상을 조금이라도 바꾼 지도자가 되려고 한 것이 나의 역량을 넘어서는 일이었음을 뒤늦게 깨달았다.

332쪽
내가 욕심을 부리지 않았다면 그들이 고초를 겪는 일도 없었을 것이다. 가난하고 억눌린 노동자들을 돕겠다고 소박하게 시작했던 일이 이렇게 끝나리라는 것을 꿈에라도 생각했다면, 애초에 정치를 시작하지 않았을 것이다.
고향에 돌아와 살면서 해 보고 싶었던 꿈을 모두 다 접었다. 죽을 때까지 고개 숙이고 사는 것을 내 운명으로 받아들일 준비를 했다.

20년 정치인생을 돌아보았다. 세상을 조금이라도 바꾸었다고 믿었는데, 돌아보니 원래 있던 그대로 돌아가 있었다.

도대체 누가, 무엇으로, 어떻게 세상을 바꾸는 것일까?

334쪽
너무 많은 사람들에게 신세를 졌다.
나로 말미암아 여러 사람이 받은 고통이 너무 크다.
앞으로 받을 고통도 헤아릴 수가 없다.
여생도 남에게 짐이 될 일밖에 없다.
건강이 좋지 않아서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책을 읽을 수도 글을 쓸 수도 없다.

너무 슬퍼하지 마라.
삶과 죽음이 모두 자연의 한 조각 아니겠는가?
미안해하지 마라.
누구도 원망하지 마라.
운명이다.

화장해라.
그리고 집 가까운 곳에 아주 작은 비석 하나만 남겨라.
오래된 생각이다.

346쪽
그는 자기 자신 말고는 아무것도 가진 게 없는 사람이었다.

그는 연민과 분노와 열정의 힘만으로 가장 높은 곳까지 올라갔다.

347쪽
그는 높은 곳에서 희열을 느끼지 못하는 것 같았다. 낮은 곳에서 고통 받는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에만 기쁨을 느끼는 듯 보였다. 그럴 때조차도, 함께 고통 받지 않으면 죄의식을 느끼는 사람이었다.

348쪽
그는 `사실`을 지킴으로써 자신을 사랑했던 사람들의 명예를 반이라도 지키고 싶었다.

349쪽
그가 비참하게 눌려 죽어 버린 이 나라에서, 앞으로 또 그런 도전을 감행하는 정치인이 나올 수 있을까?

세상이 무서웠다. 사람이 싫어졌다. 민주주의, 자유, 정의, 진보, 조국, 이런 말을 들어도 더는 가슴이 설레지 않았다.

사랑할 만한 사람을 사랑했음을 인정받았지만 조금도 기쁘지 않았다.

350쪽
2009년 5월 23일 아침 우리가 본 것은 `전직 대통령의 서거`가 아니라 `꿈 많았던 청년의 죽음`이었는지도 모른다.`

351쪽
`사람 사는 세상`의 꿈이 그렇게 살아 있는 한, 그를 영영 떠나보내지는 못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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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드 바이 준초이
준 초이 사진과 글 / 디자인하우스 / 200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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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최고의 사진가가 되기까지의 노력과 열정, 자기 자신에 대한 자부심은 얇은 책임에도 불구하고 흘러 넘쳤으나 몇몇 문장에서 인간적 매력을 잃어버렸다. 뭐, 굳이 사진가가 성인이 될 필요는 없겠지만

내가 살아가며 최명훈 씨와 멜라 스튜디오를 겪게 되는 일이 있을까.

대한민국에서 가장 비싼 사진의 비밀은 없었다. 이 세상에 비법이나 비밀 따위는 없다. 그냥 누구보다 열심히 하는 거 밖에는. 그게 비밀인가보다. 그 과정에서 알게 된 노하우라는 것이야 있겠지만 그 노하우 몇 개 안다고 해서 얼마나 대단한 발전이 있겠나.

처음으로 사진가의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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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여행`과 `에어비앤비`를 키워드로 생각하고 책을 선택했는데 다 읽고 나니 세계여행과 에어비앤비엔 별 감흥이 없고 `망원동`이란 곳이 도대체 얼마나 멋진 곳인가. 꼭 한 번 가봐야겠다는 생각만 들었다. 세계보다 망원동이 더 궁금해지다니.

합정동 주민이 소개하는 망원동 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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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삶이란, 우연히 찾아온 `두근거림`을 간과하지 않는 것. 이라는 저자는 말도안되게 구글을 때려치고 요리를 하러 나섰다. 이제야 일자리를 찾아보면서 이건 내가 하고 싶은 일이 아니라고 불평해대는 나는 도대체 뭘 하고 있는 건지.

역시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열정적으로 사는 사람은 어디에 있든 무엇을 하든 멋지다.

저자가 하고 있다는 가게를 찾아보니 이 정도 요리 실력이면 구글을 때려쳐도 됐겠다 싶을 정도로 괜찮아 보였다.

나도 반드시 행복하게 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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