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같은 달리기 앱을 사용했다는 것
요조 책방을 들러본 후 요조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의 책을 찾아 읽게 되었다.


언제 어디서든 얼굴이 이렇게 구겨지도록 만들었는지를 묻는 것. 최대한 자주 그 구겨진 얼굴 옆에 서는 것. 책방을 운영하면서 힘들고 귀하게 배운 태도이다. - P1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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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가난에 대해 당당하게 이야기 할 수 있는 안온님의 글을 이 세대를 함께 살아가는 동료 인간으써 경청하는 마음으로 읽었다. 문학을 공부한 사람이라 그런지 글이 마음아프면서도 문학적으로 아름답게 느껴진다. 함부로 판단하는 게 될까봐 감상을 쓰기도 어렵다. 자신의 일인칭시점으로 겪은 가난이 개인의 일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어떤 제도와 어떤 의미인지 객관적으로 읽어내는 시선이 놀랍다. 떨리더라도 말해야 하는 일들을 말하고 살자. 계속 말해지도록 자리를 만들어주고 싶다 마지막에 모든 국민은 복지의 수급권자다. 수급은 권리이다. 하고 복지 신청에 대해 다양하게 알려주는 부록도 좋았다. 개인적인 것 뿐만 아니라 제도적으로도 함께 알아가고 이야기 해 가야 하기 때문일 것이다. 많이 팔리고 많이 읽히면 좋겠다.


침묵했더라도 나는 떨었을 것이다. 분해서. 떨리더라도말해야만 하는 것이 세상엔 많다. 젠더와 가난이 그렇다. 내입술에 이소호의 목소리가 계속해서 걸린 이유일 것이다. - P74

나는 행복과 현명이 저토록 부드럽게 연결되는 삶을 살아본 적이 없고, 그쪽이 아니라 이쪽에 과연 행복과 현명이 있는지 해보지 않아서 알 수 없다. - P63

가난하고 어린 사람을대하는 어른들의 태도와 온도는 이렇게 요동치곤했다. 취소했다가 사과했다가, 깔보았다가 추어올렸다.
사무적이었다가 다정했다가, 냉했다가 끓어올랐다.
끓어오른 자신에게 도취되었을 뿐, 사실 가난하고 어린사람에겐 관심이 없었다. - P77

‘20대 청년‘이라든가 ‘MZ세대‘ 같은 용어의 기본값에 우리가포함될까. ‘청년‘에서 여성이 배제되고, ‘20대‘에서 가난이고려되지 않고, ‘MZ‘를 ‘고생‘을 모르는 세대로 취급하는사회에서 말이다. 그러고 보면 열음이 한 말이 백번 옳다.
우리를 아는 건 우리뿐이다. - P90

나는 이 사이에 이 책을 끼워 넣는다. 가난의 이야기가두꺼워지길, 다른 가난의 이야기들이 겹겹이 쌓이고 뭉치길.
그래서 우리가 우리를 알아가길 바라면서. - P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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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전쟁 생존자들과 마찬가지로, 우리는 죽음과죽을 고비와 쓸데없는 삶에 대한 우리의 모든 이야기가 우리 편에서서 현재의 도전에 직면하도록 도와줄 때까지 말하고 또 말해야 할 것이다. 골치 아픈 이야기둘의 그런 불협화음에 귀기울일 때 비로소 우리는 줄안정한 생존을 헝한 최선의 희망과 마주칠 수 있을 지 모른다. - P76

송이버섯 숲과 대조해보자. 사탕수수 클론과 달리 송이버섯은다른 생물종과 변형적인 관계를 맺지 않고서는 살아갈 수 없는 것이 분명하다. 송이버섯은 숲의 특정한 나무와 어울려 지내는 땅속곰팡이의 자실체다. 이 곰팡이는 숙주 나무 뿌리와 상리공생관계를 맺는데, 나무에게 양분을 찾아주고 자신은 나무로부터 탄수화물을 얻는다. 송이버섯 덕택에 숙주 나무는 비옥한 부엽토가 없는 척박한 땅에서도 살아갈 수 있다. 그 대가로 곰팡이는 나무에게서 영양분을 공급받는다. 이 변형적인 상리공생 때문에 인간의 송이버섯 재배는 불가능했다.  - P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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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좋다. 기자라서 글이 술술 앍히기도 하겠지만 조울병에 대한 치유과정을 담담하게 담은 것이 너무 좋다. 조울병이 아니라도 취약한 인간에 대해 감히 어떤 판단이나 평가가 아니라 바라보게 되는 겸손함을 느낀다. 자심의 취약함을 안고 나아가는 인간에 대해 경의와 존경을 보낸다.

보편성 차원에서 보게 됐다. 조울병 환자이기 때문이 아니라인간이란 존재가 모두 취약하기 때문에 아픈 것이고, 그러면서도 방어적 본능, 강인함을 갖고 있어 견딜 수 있다는 것이었다.
힘들 때도 좀 더 인내심을 가질 수 있었다. - P173

나는 도대체 누구일까? 아마 내 삶이 끝나기 전까지정답을 찾을 수 없을지 모른다. 그러나 나는 안다. 이런 물음을마음에 품고 자기를 계속 돌아보는 사람과 무조건 앞으로만 나아가는 사람은 다르다고 그들 사이엔 인생의 질적인 차이가 있다고 난 인생의 마지막에 눈을 감을 때, 조울병이라는 변덕스런 친구를 알고 난 뒤부터 그를 사귀기 위해 평생 성실하게 노력했었다고 말하고 싶다." - P1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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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우울은 실체 없는 어떤 것이 주변을 채우고 목을 조르는 느낌이다. 의지, 목표, 흥미가 마비된다. 모든 것이 메말라간다. 슬픔이 감정의 습지라면, 우울은 감정의 사막이다. 그것도 사하라 같은 열사의 사막이 아니라 남극 같은 동토의 사막우울은 귀를 막는다. 주변 사람들과 마음을 나눌 수 없다. 우울은 ‘셀프 감금‘이다. - P122

사람들 사이, 존재의 틈에 대해 조금 알게 됐다. 거리감이 생겨났다. 우리의 악연이나 내 잘못 때문이 아니라 오직 그를 위해눈물을 흘릴 수 있었다. 비로소 그의 죽음을 애도했다. 무거웠던 자책의 짐 덩어리가 녹으며 눈물에 염기를 더했다. - P123

 난 아팠던 것이다. 내 잘못과 부주의로벌어진 일이라고 하더라도 내가 다 책임져야 하는 건 아니다.
그 반대도 가능하다. 내 책임이 아닌데 왜 이런 일이 내게 벌어졌는지 그 의미와 이유에 대해 우리는 알 수 없다. 다만, 세상에어떤 일이든지 일어날 수 있으며 나 역시 예외가 아니라는 것은분명하다. 불운이 피해가지 않는다면 어쩔 수 없이 불행을 겪어야 한다. - P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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