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가난에 대해 당당하게 이야기 할 수 있는 안온님의 글을 이 세대를 함께 살아가는 동료 인간으써 경청하는 마음으로 읽었다. 문학을 공부한 사람이라 그런지 글이 마음아프면서도 문학적으로 아름답게 느껴진다. 함부로 판단하는 게 될까봐 감상을 쓰기도 어렵다. 자신의 일인칭시점으로 겪은 가난이 개인의 일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어떤 제도와 어떤 의미인지 객관적으로 읽어내는 시선이 놀랍다. 떨리더라도 말해야 하는 일들을 말하고 살자. 계속 말해지도록 자리를 만들어주고 싶다 마지막에 모든 국민은 복지의 수급권자다. 수급은 권리이다. 하고 복지 신청에 대해 다양하게 알려주는 부록도 좋았다. 개인적인 것 뿐만 아니라 제도적으로도 함께 알아가고 이야기 해 가야 하기 때문일 것이다. 많이 팔리고 많이 읽히면 좋겠다.
침묵했더라도 나는 떨었을 것이다. 분해서. 떨리더라도말해야만 하는 것이 세상엔 많다. 젠더와 가난이 그렇다. 내입술에 이소호의 목소리가 계속해서 걸린 이유일 것이다. - P74
나는 행복과 현명이 저토록 부드럽게 연결되는 삶을 살아본 적이 없고, 그쪽이 아니라 이쪽에 과연 행복과 현명이 있는지 해보지 않아서 알 수 없다. - P63
가난하고 어린 사람을대하는 어른들의 태도와 온도는 이렇게 요동치곤했다. 취소했다가 사과했다가, 깔보았다가 추어올렸다. 사무적이었다가 다정했다가, 냉했다가 끓어올랐다. 끓어오른 자신에게 도취되었을 뿐, 사실 가난하고 어린사람에겐 관심이 없었다. - P77
‘20대 청년‘이라든가 ‘MZ세대‘ 같은 용어의 기본값에 우리가포함될까. ‘청년‘에서 여성이 배제되고, ‘20대‘에서 가난이고려되지 않고, ‘MZ‘를 ‘고생‘을 모르는 세대로 취급하는사회에서 말이다. 그러고 보면 열음이 한 말이 백번 옳다. 우리를 아는 건 우리뿐이다. - P90
나는 이 사이에 이 책을 끼워 넣는다. 가난의 이야기가두꺼워지길, 다른 가난의 이야기들이 겹겹이 쌓이고 뭉치길. 그래서 우리가 우리를 알아가길 바라면서. - P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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