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극적인 꿈을 파는 상점들이 우후죽순처럼 늘어나고 있어요. 달러구트 님께서도 일간지 〈꿈보다 해몽>의 인터뷰에서 언급하셨죠. 몇몇 꿈 상점들은 충분히 잔 사람도 더 자게 만들고, 쾌락만을 좇아 꿈을 사러 오게 만든다고요. 하지만 달러구트 님의 꿈 백화점은 그렇지 않다고 들었어요. 필요한 만큼만 꿈꾸게하고, 늘 중요한 건 현실이라 강조하시죠. 시간의 신이 세 번째제자에게 바란 것도 딱 그 정도일 거예요. 현실을 침범하지 않는수준의 적당한 다스림, 그래서 여기에 지원했어요."
- P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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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가끔 이 남자들하고 혁명을 하는 게 잘하는 일인지 모르겠어. 다들 <자본론> 대신 사서삼경>을 읽은 모양이야."
- P3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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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크게 깨진 건, 단단하게 닫혀 있던 내 마음이었다. 호두처럼 두꺼운 껍데기가 깨지면서 내 본래 얼굴이 드러났다. 나는 잘못을 똑바로 볼 용기가 없었다. 대충 덮어 버리고 싶었다.
대강 넘어가길 바라던 이기심은 밤송이 가시가 되었다. 가시는내가 좋아하는 사람을 찔렀고, 날 찔렀다. 시간이 꽤 흘렀지만가시는 사라지지 않고 문득 나타나 종종 날 찌른다.
- P87

나는 언젠가는 상상이 아니라 현실에서도 반짝반짝 빛나고 싶다. 노래 가사처럼 내 주위 사람들을 환하게 비추는 다이너마이트 같은 불꽃이 되고 싶다. 왜냐하면 그동안 나는 항상 어둠 속에 숨아 있었기 때문이다. - P119

"그렇게 보통으로 대해 준 아이가 네가 처음이었다."
- P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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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외된 자들의 외로움은 지독하게 이어지지만 그 고립이 정확하게 이해되는 순간어떤 연대가 된다.라는 구절이 기억에 남는다. 무서우면서도 이해가 되는 이야기이다. 사라지는 여성들을 소멸로부터 구하는 것은 정확한 이해인가보다.

어째서, 세월이 아무리 지나고, 이렇게 나이를 먹어도 무감해질수 없는 걸까. 상처를 받는 일은 끊임없이 생기는 걸까. 종숙 언니는 열심히 살았다. 다르게 살았다. 그러니까, 자식들을 앞에 두고
"네 아버지 때문에 나까지 급이 떨어진다"라고 말하는 삶, 자식보다 자신이 특별한 대접을 받는 것이 더 중요한 삶, 그것 때문에 다썩어빠진 집에서 냄새를 풍기며 늙어가는 삶. 그것과는 다른 삶,
이 년 전, 남편은 종숙 언니에게 당신은 장모님과 똑같은 사람이라고 말했다. 남편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그녀가 그들 재산의 일부를 주식에 투자하고 모두 잃었을 때였다. 그는 그녀에게 치를떨며 말했다. 당신은 끔찍한 사람이고, 엉망진창이고, 이루 말할수 없이…… 똑같아. 당신 엄마랑 똑같아. 사는 내내 그녀는 그를몇 번이나 용서했다. 그것이 그녀의 삶이었다. 다른 삶이었다. 그런데 그 세월 동안 단 한 번, 오직 단 한 번의 실수 앞에서 남편은그녀를 용서하지 않았다. 어떻게 그럴 수 있단 말인가. 어떻게?
- P32

효정이 하은사에 온 이후로 처음 얻은 깨달음은 불경 어디에도 적혀 있지 않은 것이었다. 출가를 한 승려는 무성의 존재로 살아가야 한다는 규율은 누구나 다 아는 전제조건이지만, 비구니는결코 무성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 신도들은 이상적인 여성성을 하은사에서 만끽하고 싶어 했다. 효정은 그들의 욕망에부합하는 것이 쉬웠다. 어떤 감정 속에 놓여 있는 부드러운 미소를 지을 수 있게 되었을 때, 하은사는 유명한 비구니 사찰이 되었다. 효정은 은사 스님으로부터 주지 직책을 받았다. 두 명의 제자가 더 있었지만 은사 스님은 세 번째 서열인 효정을 주지로 택했다. 비구니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온화한 미소였다는 사실을 가장 잘 이해한 효정의 승리였다.
- P111

콜라의 거품이 넘쳤을 뿐이다. 그걸 닦으면 끝인데도 우리는‘너는 왜‘라는 말을 하고야 말았다. 우리는 말이 통하나? 같은 언어를 쓰나? 콜라의 거품이 넘쳐서 우리는 싸웠고 바벨탑은 부서졌다. 상관없어 보이는 일들이 상관을 하며 굴러간다. 나는 견딜수 없는 것이 있고 홉도 견딜 수 없는 것이 있다. 우리는 마음에상처를 입었는데 마음은 보이지 않는다. 그러니까 뭐라도 찢어발겨야지.
- P212

오필남 선생이 무언가를 예언할 때마다 나는 속으로 그건 네생각이고‘ 라고 대꾸한다. 예언에 말려들지 않기 위해서 터득한방법이다.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만 해도 나는 오필남 선생의예언에 짓눌려 살았다. 이보배처럼,
- P219

우리는 둘 곳 없는 퍼즐을 맞춘다. 우리는 부순 적이 있다. 그러므로 더 많은 퍼즐을 맞출 수도있다. 그다음을 생각하면 할 수 없다.
- P230

이 환상성은 여성들 안에 한없이 취약하기에가학적으로 돌변할 수 있는 정서가 늪처럼 하나의 기반을 이루고있음을 보여준다. 그 속에서 여성들은 단순히 현실을 견디는 대신, 매 순간 강렬하게 경험하는 능력으로 다른 여성들의 죽음을자신 안에 통합시키며 살아간다. 그렇게 여성들은 다른 여성들의존재를 소멸로부터 구해내며, 현재의 자신을 소멸시키고 싶은 욕망까지도 기꺼이 견뎌내는 것이다.
- P2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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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이 엉망이었다. 나는사랑했으나 사랑받지는 못했다. 나는 열심히 공부했으나 돈은 벌지못했다. 나는 정답은 풀었으나 문제는 알지 못했다. 나는 뒤처져서세상을 바라보았다. 사람들은 나를 이해하지 못했지만 나는 그들을이해했다. 나는 그들의 염려를 덜어 주고 싶었다. 한 사람이 살아가는 방법은 결국 그 사람만의 특허품이라는 것을 그들에게 꼭 알려 주고 싶었다.
- P148

나는 끝까지 ‘신사 다운 행동을 지키고 싶었다. 나의 에스코트가 필요 없어진 그의삶에 섭섭함을 느낄 이유는 없었다. 나의 정성과 노력을 무시하는 인생의 어느 한 시절이 있듯 그런 남자도 있기 마련이므로,
어쨌거나 세상에는 또 하나 나와는 상관없는 삶이 만들어졌다. 그것을 흔히 이별이라고 말하지만 슬퍼할 일은 아니라고 본다. 아무리멋진 밤을 보냈어도 집으로 돌아가는 일을 우리의 삶에서 영원히 멈출수 없듯, 우리의 사랑과 우정 역시 그러하리라는 것을 알기에.
- P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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