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간이역 > 시작해! '규칙도, 두려움도 없이'

기자가 되기 전에 신청했었던 강연회였다. 이여영 기자는 잘 모르지만 '규칙도, 두려움도 없이'라는 말은 그 당시 내게 절절하게 필요했던 말이었다. 나는 그 머릿속에서 뱅뱅 도는 물음표의 해답을 얻기 위해 강연회를 신청했던 것이고 한달 뒤 강연회 당첨 소식을 듣고 누리꿈 스퀘어에 갔던 것이다.

강연회에 참여했던 당시에는 나는 기자가 되어 있었으며 기자가 되면서 사람을 믿지 못하는 습성이 생겼다는 걸 깨달아야 했다. 실은 그건 내 잠재의식에 있었던 건지도 모르겠다. 그 사소하면서도 신경쓰이는 상처와 고민거리가 생겨난 이유가 나는 규칙에 매달리고 창의적으로 일 처리를 못하고 있는 또 다른 나의 잘못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던 것이다.
그렇기에 이여영 기자의 강연은 내게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물론 이여영 기자가 말한 대부분의 내용에 대해서는 공감이 가는 내용이 많이 있다. 20대가 오해하기 쉬운 '스펙(능력 척도)'이라든지 대학생활과 사회생활의 차이점 등에서는 이여영 기자가 말한 것이 대부분은 맞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여영 기자가 말하는 옷차림에 대한 입장은 경우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반드시'라는 수식어가 붙는 듯이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 이상했다. 격식을 차린 옷을 입고 일을 할 때와 그렇지 않고 일을 할 때가 분명 존재한다. 또 모든 직장이 양복 정장만을 요구하는 것도 아니다.
게다가 캐주얼을 입고 면접을 보는 곳도 존재한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즉, 하나의 관점으로만 놓고 볼 수는 없는 게 '옷의 격식' 문제이다.

나 같은 경우는 회사에 양복을 두고 인터뷰 하러 갈 땀 갈아입고 나간다. 그리고 평상시에는 청바지남방을 입고 출근한다. 어쩌면 이런 전문직에서 일하고 있기 때문에 제약이 없는 건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옷이 그 사람의 모든 것을 말해주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옷으로 그 모든 걸 판단해서는 안된다고 여긴다.

이여영 기자가 애초 말하고 싶었던 것은 이런 것이 아니었을까 싶다. 물론 내 예상과는 좀 다른 강연이었지만 사회 초년생들에게는 혹은 아직 대학교에 몸을 담고 있는 이들에게는 분명 도움이 될 수 있는 강연이었다. 나 역시 대학교 때 생각했던 사회생활과 사회 초년생이 되면서 느끼는 감정은 또 다르기 때문이다. 어쨌든 이 책을 읽는 것은 고려는 해보겠지만 지금 취업을 준비하는 이들은 한번쯤 읽어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싶다. (나는 책 읽는 것 자체가 취업에 도움이 된다고 믿는다)

내 머릿속에서 빙빙 도는 문제들을 해결해 주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의미없는 시간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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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시작해! '규칙도, 두려움도 없이'
    from # 간이역, 꿈꾸는 식물 2009-10-25 14:10 
    규칙도, 두려움도 없이 이여영 지음 / 에디션더블유 기자가 되기 전에 신청했었던 강연회였다. 이여영 기자는 잘 모르지만 '규칙도, 두려움도 없이'라는 말은 그 당시 내게 절절하게 필요했던 말이었다. 나는 그 머릿속에서 뱅뱅 도는 물음표의 해답을 얻기 위해 강연회를 신청했던 것이고 한달 뒤 강연회 당첨 소식을 듣고 누리꿈 스퀘어에 갔던 것이다. 강연회에 참여했던 당시에는 나는 기자가 되어 있었으며 기자가 되면서 사람을 믿지 못하는...
 
 
 
 전출처 : 간이역 > 인문학 감수성으로 광고를 하는 박웅현 ECD를 만나고 오다

지난 9월 29일 박웅현 ECD를 만나러 갔었다. 누리꿈스퀘어에서 진행되었던 이번 강연회는 ‘인문학’과 광고가 어떻게 연결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한 강연이었다. 그렇지만 나는 유비쿼터스 잡지의 취재 기자로 일하고 있기 때문에 ‘광고 속에서 실현되는 유비쿼터스’라는 주제로 그와의 인터뷰를 성사시키고 싶었다.
 


저녁 7시 반까지였기에 10분간 늦었던 나는 약간 긴장한 상태로 강연장을 들어섰고 박웅현 ECD는 익숙한 광고를 보여주고 있었다. 그리고 그 광고가 어떤 과정을 통해 만들어졌는지에 대한 그의 설명과 함께 말이다.


 

그는 광고가 가장 천대받는 미디어라고 생각한다며 광고가 천대받는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고 밝혔다. 박웅현 ECD를 인터뷰했던 강창래 저자의 ‘인문학으로 광고하다’에서 밝혔듯이 시청자들의 리모컨이 있는 한 그 현상은 계속 될 수밖에 없다고 말을 한다.

 

왜냐하면 광고의 주체는 시청자들인데 광고가 소위 말대로 ‘돈 벌이’ 형식으로 만들어진 것이라면 시청자들은 그 광고를 외면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박웅현 ECD가 생각하는 광고론이다.

 

그래서일까 그가 만든 광고는 여느 광고와 다른 면이 있다. 다른 광고에서 느낄 수 없는 이야기가 있고 그 이야기에는 언제나 ‘사람’이 들어 있었다. 그 이야기는 과장되지 않고 우리의 공감을 살만한 이야기 정도였다.

  

그것이 박웅현이 우리와 소통하는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는 그 소통의 방법은 ‘인문학’에서 배웠다고 말한다. E.H 곰브리치의 ‘서양미술사’를 원서로 된 것을 읽었던 그와 미술의 인문학을 배우기 위해 번역된 ‘서양미술사’를 간직하고 있는 나의 차이점을 찾으려면 나는 삶에서 인문학을 찾기에는 아직 그릇이 부족한 것 같다.

박웅현이 말하는 인문학이란 ‘넓은 범위’의 인문학이라고 말한다. 넓은 범위의 인문학, 그것은 삶이 곧 인문학이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 그날 박웅현 ECD는 내 인터뷰 요청을 잘 알지 못한다는 것으로 거절을 하였다. 하지만 그의 ‘넓은 범위’의 인문학은 확실히 새겨들을만하다.

  

그리고 2006년도 타임지에서 u 개념이 이제 중요하다는 것을 시사했다는 정보도 얻을 수 있어 뜻 깊은 강연이었다. 그것만으로도 박웅현과의 교감은 충분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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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인문학 감수성으로 광고를 하는 박웅현 ECD를 만나고 오다
    from # 간이역, 꿈꾸는 식물 2009-10-07 00:13 
    지난 9월 29일 박웅현 ECD를 만나러 갔었다. 누리꿈스퀘어에서 진행되었던 이번 강연회는 ‘인문학’과 광고가 어떻게 연결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한 강연이었다. 그렇지만 나는 유비쿼터스 잡지의 취재 기자로 일하고 있기 때문에 ‘광고 속에서 실현되는 유비쿼터스’라는 주제로 그와의 인터뷰를 성사시키고 싶었다.   저녁 7시 반까지였기에 10분간 늦었던 나는 약간 긴장한 상태로 강연장을 들어섰고 박웅현 ECD는 익숙한 광고를 보여주고 있었...
 
 
 
 전출처 : 간이역 > 칭키즈칸을 넘어선 쿠빌라이칸을 해석한 김종래 저자를 만나다

앞서 결단의 리더 쿠빌라이 칸-새로운 패러다임으로 태어난 리더를 작성한 포스트에 밝혔듯이 2009년 9월 10일 저녁 7시 30분에 신촌에 있는 토즈에서 김종래 저자의 강연회가 있었다. 물론 김종래 저자가 조선일보와 관련된 것 때문에 약간 고민이 되기도 했지만 내가 모르는 부분은 선배들에게 배워야 하는 점이 있기에 강연회에 참석을 하였다. 그리고 그 참여 결과는 만족이었다.

 

일단 내가 모르던 쿠빌라이 칸에 대해 저자는 1시간 조금 넘은 시간에 압축을 하여 진행해 나갔고 ppt 형식이 아닌 농담과 현실정치를 약간 비꼬는 형식으로 진행하면서 강연장을 휘어 잡았다. 아마도 몽골인들의 삶을 주목하다 보니 그 연세에도 정정할 수 있는 게 아닌가 싶었다. 김종래 저자의 다른 책으로는 칭기스칸의 리더십 혁명이 있으며 또한 유목민 이야기가 주요작으로 보인다.

강연이 시작하기 전에 책을 한번정도 읽고 들어갔기 때문에 저자가 말하는 부분이 어떤 내용인지 짐작이 되는 점은 좋았다. 예습을 하고 간 학생처럼 두번 반복하여 공부가 되는 느낌은 언제나 강연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보람이다. 여기선 책 리뷰에서 빠졌던 쿠빌라이 칸의 제국의 청사진에 대해 얘기하고자 한다.

쿠빌라이 칸이 세운 원(元)은 중국 역사상 최초로 추상어로 지어진 나라 이름이었다. 으뜸이자 근원이길 바라는 쿠빌라이 칸의 염원이었다. 그게 대원(大元)제국의 시작이었다.

그리고 그 시작을 더 박차게 했던 것은 바로 남송을 파괴하지 않고 빼앗은 덕분이었다. 남송의 장수였던 여문환을 투항하게 하여 남송을 오히려 치게 만들었던 이유는 그는 할아버지 칭키즈칸이 걸었던 '초원의 길'을 가지 않으려고 했기 때문이다. 즉 그 당시 몽골이 차지했던 대도(북경)에서 남송에 위치했던 천진까지의 길, 그 길을 그는 '물의 길'로 만들어 무역을 하려고 했다. 그리고 그 실현을 몽골의 장수 유병춘의 소개로 인연을 맺은 곽수경에 의해 '관문식 독크'가 완성되면서 이뤄질 수 있었다. 그는 세계 무역센터를 꿈꿨다. 

그리고 그런 세계무역센터에 들어오는 외국인들을 위해 그는 모든 시설을 갖춘 메트로 폴리스를 설립하려고 했으며 그러한 국가적인 모습이 경제유통구조의 변화를 이끌어 기축통화가 생겨났다. 세계에서 기축통화를 만들 수 있는 나라는 패권국가이다. 쿠빌라이가 통치한 원나라는 그 당시 그 정도까지 번성했다.

그러한 경제대국으로 성장했기 때문에 대원제국은 몽골인과 중국인 그리고 색몽인(눈 색깔이 갈색이 아닌 외국인)들이 공존하면서 살았고 그래서 언어를 통일하려고 노력했다. 지금은 그런 몽골의 언어가 남아있지 않지만 말이다. 

저자는 쿠빌라이 칸이 이러한 대단한 업적을 이룰 수 있었던 이유가 새로운 패러다임을 꿈꿀 수 있었기 때문이라며 시대가 어떻게 변해갈지를 간파하지 못하는 지도자는 성공할 수 없음을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그러면서 이 시대가 앞으로 어떻게 갈지는 모르지만 시대가 바뀌면 빠르게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어야 함을 내비쳤다.

강연장이 인상깊었던 이유는 바로 그런점을 저자의 입을 통해 새삼 느낄 수 있어서였다. 늘 느끼지만 우리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바꾸는 것을 꺼려한다. 하지만 성공하려면 우리는 시대의 흐름을 잘 파악해야 한다. 저자의 책 프롤로그에서 밝혔듯 미국의 위기가 찾아왔을 때 한국의 지식인들 그 누구도 한국에 까지 그 영향이 올 것이라고 전망하는 이들이 없었다는 것은 한국은 아직도 정착된 농경인의 마음, 즉 폐쇄형으로 생각하며 사는 이유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안정만 추구하는 한국인의 정서가 한국의 위기를 만들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생각한다. 이제 우리는 시간이 없다. 유목민의 사고를 갖고 내 삶을 개척하는 것은 어떨까. 김종래 저자의 만남을 끝나며 집으로 돌아가는 시간에 정리한 글을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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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칭키즈칸을 넘어선 쿠빌라이칸을 해석한 김종래 저자를 만나다
    from # 간이역, 꿈꾸는 식물 2009-09-11 18:00 
    앞서 결단의 리더 쿠빌라이 칸-새로운 패러다임으로 태어난 리더를 작성한 포스트에 밝혔듯이 2009년 9월 10일 저녁 7시 30분에 신촌에 있는 토즈에서 김종래 저자의 강연회가 있었다. 물론 김종래 저자가 조선일보와 관련된 것 때문에 약간 고민이 되기도 했지만 내가 모르는 부분은 선배들에게 배워야 하는 점이 있기에 강연회에 참석을 하였다. 그리고 그 참여 결과는 만족이었다. 일단 내가 모르던 쿠빌라이 칸에 대해 저자는 1시간 조금 넘은 시간에...
 
 
 
 전출처 : 간이역 > 나의 고전 읽기-'오뒷세우스'를 해석한 강대진 저자 강연회

세계와 인간을 탐구한 서사시-오뒷세이아에서 살펴보았듯이 강대진 저자가 해석한 <오뒷세이아>을 육성으로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2009년 8월 7일 논현에서 강대진 저자의 강연회가 열렸다. 앞서 살펴보았듯이 강대진 저자는 <일리아스>와 <오뒷세이아>는 별개의 이야기로 보고 있었다.

<일리아스>와 <오뒷세이아>는 호메로스가 만든 작품이라고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지만 저자는 <오딧세이아>에서 들어나는 여성 우위의 관점을 볼 때 <일리아스>와는 판이하게 다르다고 한다. 그렇기에 호메로스가 두 작품을 만들었다고 하깅는 좀 미심쩍은 부분이 있다고 운을 뗐다.


이날 강연회는 저자가 그림과 미술작품으로 이 <일리아스>와 <오뒷세이아>의 배경을 설명하면서 진행해 나갔다. 모든 이야기 중에서 옛날 이야기 그것도 신호 이야기가 재미있는 이유는 그 속에 우리의 모습이 투영되어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그래서일까 20 여명이 참여한 이날의 강연장은 연신 웃음이 끊이지 않았던 것 같다.

저자는 책에서도 밝혔듯이 이 오뒷세우스는 세 가지 주제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첫째와 둘째는 각각 오뒷세우스의 모혐과 복수라는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에 있는데 마지막 세번째가 오뒷세우스의 아들 텔레마코스의 모험이 있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그렇다면 왜 텔레마코스의 이야기를 <오뒷세우스>에서 집어넣었던 것일까.

저자는 그 이유를 "텔레마스코스는 젊은 날의 오뒷세우스의 모습을 대변해 주는 것이다. 따라서 텔레마코스가 그의 모험을 잘 견디고 무사히 돌아오는 부분에서 우리는 오뒷세우스가 그의 모험을 잘 끝내고 아내와 아들 곁으로 돌아오리라는 것을 미리 짐작하게 되는 것이다"라고 해석하고 있다.

따라서 오뒷세우스만의 이야기가 아닌 아들이 이야기가 들어가 있어 맥이 끊어진 느낌이 들지는 모르지만 이 <오뒷세이아> 이야기 속에 들어오면 그들이 이야기는 결국 하나의 '서사시'로 묶여진다는 것이 특이한 점이다. 더 특이한 점은 오뒷세우스의 젊은 날의 이야기를 끌어 당기기 위해 아들을 쓴 점과 오뒷세우스의 먼 훗날의 늙은 모습을 그리기 위해 할아버지 라에르테스를 언급한 이유도 저자는 이런 오뒷세우스의 인생을 이야기하기 위해서 <오뒷세이아>를 쓴 시인이 장치해 놓은 것이고 해석하였다.

작가는 <일리아스>와 <오뒷세이아>의 가장 큰 차이점으로는 전자는 영웅문학이고 후자는 전후문학이라고 역설한다. 그렇기에 책 리뷰에 언그했듯이 <일리아스>에 등장하는 오뒷세우스와 <오뒷세이아>에 등장하는 오뒷세우스는 마치 딴 사람처럼 등장한다. 그는 <일리아스>에서와는 달리 더 성숙해져 있다.

참을성을 <오뒷세이아>에서는 강조하고 있는데 그 점을 오뒷세우스는 지키고 있다. 저자는 많은 이들이 이 오뒷세우스가 죽음으로서 '영웅시대'의 끝이라고 보고 있다지만 자신은 '아이아스' 이후로 영웅시대가 끝났다고 보는 것이 좋다고 하였다. 왜냐하면 오뒷세우스는 새로운 시대에 새롭게 생각하는 사람을 대변하는 것이라고 저자는 마무리를 지었다.


그러면서도 저자는 고전은 그냥 재미있으면 된다는 격려의 말도 잊지 않았다. 모든 고전은 스스로 읽어봐야 그 재미를 느낄 수 있다. 그렇기에 저자의 말에 공감을 하면서 강연장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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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나의 고전 읽기-'오뒷세우스'를 해석한 강대진 저자 강연회
    from # 간이역, 꿈꾸는 식물 2009-08-09 11:55 
    세계와 인간을 탐구한 서사시-오뒷세이아에서 살펴보았듯이 강대진 저자가 해석한 을 육성으로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2009년 8월 7일 논현에서 강대진 저자의 강연회가 열렸다. 앞서 살펴보았듯이 강대진 저자는 와 는 별개의 이야기로 보고 있었다. 와 는 호메로스가 만든 작품이라고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지만 저자는 에서 들어나는 여성 우위의 관점을 볼 때 와는 판이하게 다르다고 한다. 그렇기에 호메로스가 두 작품을 만들었다고 하깅는 좀 미심...
 
 
 
 전출처 : 간이역 > 한 길 사람 속을 알고 싶어하는 김탁환 작가를 만나다

노서아 가비- 고종의 씁쓸한 미소, 커피로 녹아 들다에 썼듯이 2009년 8월 5일 저녁 7시 30분에 오마이뉴스에서 진행하는 김탁환 작가의 강연회가 있었다. 지난 해 드라마 <황진이>와 <불멸의 이순신>의 원작을 쓴 김탁환 작가였다. 그래서일까 이번 신작, <노서아 가비>는 출간 되자마자 영화화 결정이 되었다고 한다. 그런 짧지만 대단한 뉴스를 접하자 강연장을 향한 발걸음이 더 빨라졌다.

이날은 너무 더워 얼음이 들어있는 음료들이 많이 생각났음에도 불구하고 '노서아 가비'를 입으로 되내이자 어쩐지 그런 것보다는 찐하고 쓴 에스프레소가 이 강연회와 맞는 음료가 아닌가 생각만 했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에스프레소가 땡겼지만 우선 30분 정각에 도착해버린 지각으로 인해 커피집에 들리는 것도 무리였으나 더 결정적으로 그런 에스프레소를 들고 들어가지 않았던 진짜 이유는 노서아 가비- 고종의 씁쓸한 미소, 커피로 녹아 들다에서 밝혔듯이 나는 커피를 입에 담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강연회는 다행히 40분에 시작되었고 김탁환 작가는 편한한 모습으로 독자들에게 다가왔다. 그 편한함에도 조금은 다른, 이제까지의 강연회와는 다른 모습이 있었다. 작가가 자신이 만든 강연회 PPT를 넘기기 위해 서서 진행해 갔다는 건 지금까지의 작가들과는 좀 다른 모습이었다. 무려 한 시간 반을 넘는 시간동안 앉지도 않고 그렇게 김탁환 작가는 서서 강연을 이어갔다.


이 날의 주제는 <한 길 사람 속>이었다. '한 길'은 다시 큰 길로 바꿀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강연이 진행되는 동안 줄곧 생각을 했는데 결국 그 의미는 들어갈 수밖에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왜냐면 소설을 쓴다는건, 아니 글을 쓴다는 건 어떤 사람에 대해 속속들이 들여다 보는 것인데 그것이 액면 그대로 '한 길'일리가 없기 때문에 그렇다.

작가는 이런 의미를 담고있는 주제로 운을 떼며 그러기에 모든 글을 쓰는 이들은 '아수라 백작'이 되어야 한다며 글을 쓰는 이가 잊지 말아야 하는 마음가짐에 대해 말을 이어갔다. 그 이유는 소설가는 어느 하나의 목소리로만 대변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었고 또한 나 역시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 나와 코드가 맞았던 이유는 김탁환 작가가 말했듯이 나는 문예창작과와 국어국문학과를 나왔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그의 학교, 카이스트 학생이었다면 그가 말했던 그날의 내용은 이해하지 못하거나 공감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리고 그는 세 권의 책을 우리에게 권했다. 그 첫째가 아라비안나이트이며 둘째가 서유기 마지막으로 셋째가 태평광기였다. 재미있으면 독자에게 읽혀 사랑을 받게되는 한편 재미가 없으면 철저히 외면받을 수밖에 없는 곳이 이쪽의 세계다. 그걸 상징화한 것이 아라비안나이트라고 생각한다. 물론 그는 이런 식으로 '독자'라는 말은 쓰지는 않았다. 내 나름대로 그의 의견을 정리해 보니 아라비안나이트 자체가 그런 독자와 작가의 관계를 잘 설명해주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그의 생각과 결합하여 이 부분을 정리해 보게 되었다.

그렇다면 김탁환 작가가 여기 <노서아 가비>에 나오는 따냐를 그릴 때 누구, 어떤 모델을 모티프로 삼았는지 나는 그것이 궁금했다. 그리고 얼마 안되어 그 궁금중을 해결할 수 있었다. 작가는 2007년도에 <파리의 조선 궁녀, 리심>을 쓰던 당시 이 <노서아 가비>의 시놉이 떠올랐다고 한다. 즉 다시 말하면 리심과 따냐는 같으면서도 결말은 다르게 끝을 낸, 동전의 앞면과 뒷면같은 존재였다고 작가는 말하고 있었다.

작가는 자신 속에는 무거운 소설을 쓰게 되면 그것보다는 좀 가벼운 소설을 써 어떤 밸런스를 유지하려고 한다며 이 따냐를 쓰게 된 계기도 독자들에게 밝혔다. 어쩌면 그가 말하듯 그의 내면에는 숨기지 못하는 '역마살'이있어서 시간이든 공간이든 여행하려고 하는지도 모르겠다. 그의 저서의 대부분은 공간과 시간을 여행하는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나는 작가에게 가장 궁금한 질문으로 63쪽의 어느 한 구절을 질문하였다. 그 구절은 다은과 같다.

갈범 무리의 화려한 낮과 밤을 자랑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그시절은 따로 써서 책으로 묶을예정이다.

라는 따냐의 말에서처럼 이런 책을 앞으로 내어 혹시 이 <노서아 가비> 후속편으로 만들 생각이 있는 것인가였다.

작가는 먼저 우스갯 소리로 '영화가 잘 되면'이라고 포문을 열었다. 그 다음으로 자신이 군대에 있었던 그 시절에 180여권이나 되는 고전을 읽었던-기억이 있는데 어떤 사건의 결말이 거의 170권쯤에서 풀어지어 이상하게 느껴 복선이 깔려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180여권이나 되는 그 책을 두어번 반복해서 읽었던-자신의 경험을 들려주었다. 그리고는 그 고전 작가의 치밀한 짜임에서 한 술 더떠-혹시 그 고전작품을 썼던 작가가 만약 이 소설은 1800권의 책으로 구성되어있고 이 180여권은 그것을 요약한 것뿐이다라고 했다면 독자는 어떻게 반응했을 것인가라는-작가다운 질문을 던졌다.
그리고 자신이 그런 구절을 쓴 이유는 앞서 언급한 아라비안나이트를 조금 인용한 것이고 또한 이 군대시절에 익혔던 독서습관이 나도 모르게 묻어난 구절이라고 생각한다며 답변을 해주었다.


모든 글을 쓰는 이에게 있어 어떤 사람의 깊은 속내를 파악하는 거, 알고 싶어하는 건 공통적인 습성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끊임없이 번뇌하고 또 그들에게 동화된다. 그래서 글쟁이는 쉽지 않은 직업이다. 어쩌면 그런 달콤하면서도 쓰라린 작업현장을 닮은 건 이 <노서아 가비>에서 자주 등장하는 커피인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여전히 커피와는 담을 쌓을 생각이다. 이 책에서 커피는 고종의 슬픔이 담겨져 있기에, 그 슬픔에는 동화되지 않기위해 강연장을 나오며 입으로 느껴지는 그 심심함을 서늘한 저녁 바람으로 달래며 집으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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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한 길 사람 속을 알고 싶어하는 김탁환 작가를 만나다
    from # 간이역, 꿈꾸는 식물 2009-08-06 10:10 
    노서아 가비- 고종의 씁쓸한 미소, 커피로 녹아 들다에 써듯이 2009년 8월 5일 저녁 7시 30분에 오마이뉴스에서 진행하는 김탁환 작가의 강연회가 있었다. 지난 해 드라마 와 의 원작을 쓴 김탁환 작가였다. 그래서일까 이번 신작, 는 출간 되자마자 영화화 결정이 되었다고 한다. 그런 짧지만 대단한 뉴스를 접하자 강연장을 향한 발걸음이 더 빨라졌다. 이날은 너무 더워 얼음이 들어있는 음료들이 많이 생각났음에도 불구하고 '노서아 가비'를 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