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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간이역 > 발로뛰는 기자, 전선기자 그를 어떻게 정의내려야 할까

전선기자라고 불리는 정문태 기자 강연회가 있었다. 그의 책을 다 읽지도 못하고 가는 바람에 조금은 당황하기도 했지만 또 설레기도 했다. 모르는 부분을 강연에서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를 휘어감아 강연장에 도착하기 전까지 속이 울렁거렸다.

회사에서 약간 늦게 나와 강연 시간보다 10분 늦었지만 다행히 강연은 내가 온 뒤로도 오랜 시간동안 이어졌고 그렇게 많이 늦지는 않아 중요한 부분을 놓치지는 않았다고 생각한다. 정문태 기자는 생각했던 것만큼 차갑지는 않았다. 책에서 느껴지는 정문태 기자는 굉장히 딱딱하고 차갑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실제로 보니 그 딱딱함은 직업에서 오는 분위기일 뿐 일반적으로는 열정이 있는 사람으로 보였다.


그는 아시아 역사가 왜 오늘날 주목을 받고 있지 않는지를 말하고 있었다. 아시아는 왜 서양의 역사처럼 우리에게 알려지지 않는 것일까 이런 질문을 던졌다. 또 왜 우리나라는 지금 정권의 과오를 묻지 못하는 것일까도 물어왔다. 그런데 나는 그 질문들에 대해 제대로 답변을 하지 못했다.

내가 역사에 약하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관심을 두려고 해도 제대로 접할 수 있는 매체가 우리나라에 없다는 것이 주된 이유이지만 나는 정문태 기자가 묻는 질문에 아무런 대답을 하지 못했다. 이것이 우리가 안고 있는 지금의 현실이라고 그는 말하고 있었다.

역사는 현장에서 이뤄진다는 믿음으로 그는 지금껏 현장에서 일해왔고 또 앞으로도 현장에 있을 것이다. 그런데 그가 말하는 아시아 네트워크는 마음으로는 이해가 되지만 머리로는 되지 않는 것들이 너무나 많다. 우리나라와 중국의 동북공정 중국과 티벳의 서북공정 그리고 일본의 동북*동남 아시아 침략역사 이 모든게 해결이 되지 않은채 우리는 아시아라고 해서 서로 이해할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또 서남아시아 서북아시아의 역사에 대해서도 우리는 전혀 모르고 있다. 바로 이런 무지를 해결하지 않으면 그들을 이해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래서 그런 질문을 그에게 던졌다. 그리고 그는 내게 이렇게 대답해 줬다.
"물론 그런 역사가 화합하는데 걸림돌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문제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은 이미 담론이 생겼다는 것이다. 담론이 생겼기 때문에 그것을 해결하려고 하는 사람들이 이미 우리 사회에 있다는 것이다. 반면에 서남아시아 서북아시아 그리고 동남아시아의 민주주의 역사와 그들과의 관계는 담론자체도 생기지 않았다. 그래서 지금 단계에서는 우선 그런 담론이 생기도록 그들의 상황을 이해하고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들을 이해하는 것이 먼저이고, 그들을 먼저 바라보는 것이 지금의 우리에게 필요하다는 입장이었다.
그 말이 어느 정도 맞다는 생각을 해본다. 나는 지금껏 그들의 역사를 궁금해하지도 않았고 그들이 어떻게 죽어가든 상관하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아니 사실 그들이 죽어가든 한국인이 아니기 때문에 실감이 나지 않았다는 것이 더 솔직한 말일 것이다.

그럼에도 그의 강연과 책 속에서 느껴지는 전율은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그건 작금의 우리 현실과도 묘하게 겹치고 있어서이다.
강연은 그렇게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만들어 줬다.
정문태 기자를 단순히 발로뛰는 기자, 전선기자로 정의내려도 되는지 모르겠다.


그가 역사를 알려면 현장에 있어야 한다며 "개성을 중요시 여기라."고 말을 맺었다. 누군가와 똑같은 시선이 아닌 자신만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기를 그는 바라고 있었다.
순간 생각해 본다. 나는 누구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있었는지.
정문태 기자의 강연은 많은 질문을 남기고 끝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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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발로뛰는 기자, 전선기자 그를 어떻게 정의내려야 할까
    from # 간이역, 꿈꾸는 식물 2010-03-26 06:37 
    전선기자라고 불리는 정문태 기자 강연회가 있었다. 그의 책을 다 읽지도 못하고 가는 바람에 조금은 당황하기도 했지만 또 설레기도 했다. 모르는 부분을 강연에서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를 휘어감아 강연장에 도착하기 전까지 속이 울렁거렸다. 회사에서 약간 늦게 나와 강연 시간보다 10분 늦었지만 다행히 강연은 내가 온 뒤로도 오랜 시간동안 이어졌고 그렇게 많이 늦지는 않아 중요한 부분을 놓치지는 않았다고 생각한다. 정문태 기자는 ...
 
 
 
 전출처 : 간이역 > 공지영이 반한(?) 임영태 작가를 만나다

임영태 작가를 만나게 된 계기는 그의 소설인 아홉번째 집 두번째 대문을 통해서였다. 이 책을 읽으면서 어떤 작가일까 궁금하던 참에 마침 좋은 기회가 있어 임영태 작가를 만날 수 있었다.

이 소설이 다루고자 했던 것은 결국 삶과 죽음 그리고 그리움이 아니었을까라는 물음을 가지고 임영태 작가와의 오찬을 대학로 마리스코에서 가졌다.

내 경우는 작가 바로 옆이라 음식이 어디로 들어간지 모르게 신경이 예민해졌었지만 덕분에 작가가 무엇을 말하고자 했는지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이날 아파서 참석을 하지 않으려고 했는데 하지 않았다면 아마 좋은 경험을 놓쳐 후회를 했을 것이다.

대필로 삶을 살아가는 책 속의 남자와 소설 밖의 임영태 라는 사람과의 묘한 일치감은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또 소설 속의 아내와 임영태 작가의 아내와의 일치감에 대한 설명을 임영태 작가가 직접 해주어 어쩐지 이 소설과 우리의 삶이 연결이 되는 느낌이 든다. 그도 그럴것이 소설은 삶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하지만 임영태 소설의 삶이라는 것은 결국 삶의 연장선으로 보이는 것이다.

물론 그가 말하는 삶과 죽음도 같은 이치로 다가왔다. 처음에느 가족 소설인것으로 생각했었다. 아니 어쩌면 그 생각의 반은 맞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소설속의 그가 그리워하는 건 결국은 그의 아내이기 때문인다. 그는 소설 속에서 죽은자들을 보고 있지만 이상하게도 그의 아내만은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더더욱 그리워 했던 것은 아니었는지 모르겠다.

임영태 작가의 이 책은 제 1회 중앙장편문학상 수상작이고 그 심사를 공지영 씨가 맡았다고 하는데 공지영 씨가 왜 이 소설에 반했던(?) 것인지, 소설을 읽어내려가면서 또 임영태 작가와의 오찬에 참여하면서 그 이유를 어쩐지 알 것 같았다. 그렇다고 눈물이 흘리지는 않는다. 다만 쓸쓸한 남자의 뒷 모습이 강하게 남는 소설이었다고 해야 할까. 그 모습을 이날 임영태 작가와의 만남에서 다시 느낄 수 있었던 것은 확실히 좋았다.

'좋았다고' 정리를 할 수밖에 없다. 그외의 어떤 것으로 이 날의 오찬을 정리할 수 있을까. 모르는 이들과의 교감을 통해 그들이 무엇을 생각하는지, 또 이 책을 통해 어떤 것을 얻었는지 혹은 어떻게 느꼈는지에 대한 의견을 나눠 더욱 진솔했던 시간이었다. 임영태 작가의 다음번 책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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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공지영이 반한(?) 임영태 작가를 만나다
    from # 간이역, 꿈꾸는 식물 2010-03-18 07:17 
    임영태 작가를 만나게 된 계기는 그의 소설인 아홉번째 집 두번째 대문을 통해서였다. 이 책을 읽으면서 어던 작가일까 궁금하던 참에 마침 좋은 기회가 있어 임영태 작가를 만날 수 있었다. 이 소설이 다루고자 했던 것은 결국 삶과 죽음 그리고 그리움이 아니었을까라는 물음을 가지고 임영태 작가와의 오찬을 대학로 마리스코에서 가졌다. 내 경우는 작가 바로 옆이라 음식이 어디로 들어간지 모르게 신경이 예민해졌었지만 덕분에 작가가 무엇을 말하고자 했...
 
 
 
 전출처 : 간이역 > 시작해! '규칙도, 두려움도 없이'

기자가 되기 전에 신청했었던 강연회였다. 이여영 기자는 잘 모르지만 '규칙도, 두려움도 없이'라는 말은 그 당시 내게 절절하게 필요했던 말이었다. 나는 그 머릿속에서 뱅뱅 도는 물음표의 해답을 얻기 위해 강연회를 신청했던 것이고 한달 뒤 강연회 당첨 소식을 듣고 누리꿈 스퀘어에 갔던 것이다.

강연회에 참여했던 당시에는 나는 기자가 되어 있었으며 기자가 되면서 사람을 믿지 못하는 습성이 생겼다는 걸 깨달아야 했다. 실은 그건 내 잠재의식에 있었던 건지도 모르겠다. 그 사소하면서도 신경쓰이는 상처와 고민거리가 생겨난 이유가 나는 규칙에 매달리고 창의적으로 일 처리를 못하고 있는 또 다른 나의 잘못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던 것이다.
그렇기에 이여영 기자의 강연은 내게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물론 이여영 기자가 말한 대부분의 내용에 대해서는 공감이 가는 내용이 많이 있다. 20대가 오해하기 쉬운 '스펙(능력 척도)'이라든지 대학생활과 사회생활의 차이점 등에서는 이여영 기자가 말한 것이 대부분은 맞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여영 기자가 말하는 옷차림에 대한 입장은 경우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반드시'라는 수식어가 붙는 듯이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 이상했다. 격식을 차린 옷을 입고 일을 할 때와 그렇지 않고 일을 할 때가 분명 존재한다. 또 모든 직장이 양복 정장만을 요구하는 것도 아니다.
게다가 캐주얼을 입고 면접을 보는 곳도 존재한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즉, 하나의 관점으로만 놓고 볼 수는 없는 게 '옷의 격식' 문제이다.

나 같은 경우는 회사에 양복을 두고 인터뷰 하러 갈 땀 갈아입고 나간다. 그리고 평상시에는 청바지남방을 입고 출근한다. 어쩌면 이런 전문직에서 일하고 있기 때문에 제약이 없는 건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옷이 그 사람의 모든 것을 말해주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옷으로 그 모든 걸 판단해서는 안된다고 여긴다.

이여영 기자가 애초 말하고 싶었던 것은 이런 것이 아니었을까 싶다. 물론 내 예상과는 좀 다른 강연이었지만 사회 초년생들에게는 혹은 아직 대학교에 몸을 담고 있는 이들에게는 분명 도움이 될 수 있는 강연이었다. 나 역시 대학교 때 생각했던 사회생활과 사회 초년생이 되면서 느끼는 감정은 또 다르기 때문이다. 어쨌든 이 책을 읽는 것은 고려는 해보겠지만 지금 취업을 준비하는 이들은 한번쯤 읽어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싶다. (나는 책 읽는 것 자체가 취업에 도움이 된다고 믿는다)

내 머릿속에서 빙빙 도는 문제들을 해결해 주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의미없는 시간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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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시작해! '규칙도, 두려움도 없이'
    from # 간이역, 꿈꾸는 식물 2009-10-25 14:10 
    규칙도, 두려움도 없이 이여영 지음 / 에디션더블유 기자가 되기 전에 신청했었던 강연회였다. 이여영 기자는 잘 모르지만 '규칙도, 두려움도 없이'라는 말은 그 당시 내게 절절하게 필요했던 말이었다. 나는 그 머릿속에서 뱅뱅 도는 물음표의 해답을 얻기 위해 강연회를 신청했던 것이고 한달 뒤 강연회 당첨 소식을 듣고 누리꿈 스퀘어에 갔던 것이다. 강연회에 참여했던 당시에는 나는 기자가 되어 있었으며 기자가 되면서 사람을 믿지 못하는...
 
 
 
 전출처 : 간이역 > 한 길 사람 속을 알고 싶어하는 김탁환 작가를 만나다

노서아 가비- 고종의 씁쓸한 미소, 커피로 녹아 들다에 썼듯이 2009년 8월 5일 저녁 7시 30분에 오마이뉴스에서 진행하는 김탁환 작가의 강연회가 있었다. 지난 해 드라마 <황진이>와 <불멸의 이순신>의 원작을 쓴 김탁환 작가였다. 그래서일까 이번 신작, <노서아 가비>는 출간 되자마자 영화화 결정이 되었다고 한다. 그런 짧지만 대단한 뉴스를 접하자 강연장을 향한 발걸음이 더 빨라졌다.

이날은 너무 더워 얼음이 들어있는 음료들이 많이 생각났음에도 불구하고 '노서아 가비'를 입으로 되내이자 어쩐지 그런 것보다는 찐하고 쓴 에스프레소가 이 강연회와 맞는 음료가 아닌가 생각만 했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에스프레소가 땡겼지만 우선 30분 정각에 도착해버린 지각으로 인해 커피집에 들리는 것도 무리였으나 더 결정적으로 그런 에스프레소를 들고 들어가지 않았던 진짜 이유는 노서아 가비- 고종의 씁쓸한 미소, 커피로 녹아 들다에서 밝혔듯이 나는 커피를 입에 담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강연회는 다행히 40분에 시작되었고 김탁환 작가는 편한한 모습으로 독자들에게 다가왔다. 그 편한함에도 조금은 다른, 이제까지의 강연회와는 다른 모습이 있었다. 작가가 자신이 만든 강연회 PPT를 넘기기 위해 서서 진행해 갔다는 건 지금까지의 작가들과는 좀 다른 모습이었다. 무려 한 시간 반을 넘는 시간동안 앉지도 않고 그렇게 김탁환 작가는 서서 강연을 이어갔다.


이 날의 주제는 <한 길 사람 속>이었다. '한 길'은 다시 큰 길로 바꿀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강연이 진행되는 동안 줄곧 생각을 했는데 결국 그 의미는 들어갈 수밖에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왜냐면 소설을 쓴다는건, 아니 글을 쓴다는 건 어떤 사람에 대해 속속들이 들여다 보는 것인데 그것이 액면 그대로 '한 길'일리가 없기 때문에 그렇다.

작가는 이런 의미를 담고있는 주제로 운을 떼며 그러기에 모든 글을 쓰는 이들은 '아수라 백작'이 되어야 한다며 글을 쓰는 이가 잊지 말아야 하는 마음가짐에 대해 말을 이어갔다. 그 이유는 소설가는 어느 하나의 목소리로만 대변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었고 또한 나 역시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 나와 코드가 맞았던 이유는 김탁환 작가가 말했듯이 나는 문예창작과와 국어국문학과를 나왔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그의 학교, 카이스트 학생이었다면 그가 말했던 그날의 내용은 이해하지 못하거나 공감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리고 그는 세 권의 책을 우리에게 권했다. 그 첫째가 아라비안나이트이며 둘째가 서유기 마지막으로 셋째가 태평광기였다. 재미있으면 독자에게 읽혀 사랑을 받게되는 한편 재미가 없으면 철저히 외면받을 수밖에 없는 곳이 이쪽의 세계다. 그걸 상징화한 것이 아라비안나이트라고 생각한다. 물론 그는 이런 식으로 '독자'라는 말은 쓰지는 않았다. 내 나름대로 그의 의견을 정리해 보니 아라비안나이트 자체가 그런 독자와 작가의 관계를 잘 설명해주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그의 생각과 결합하여 이 부분을 정리해 보게 되었다.

그렇다면 김탁환 작가가 여기 <노서아 가비>에 나오는 따냐를 그릴 때 누구, 어떤 모델을 모티프로 삼았는지 나는 그것이 궁금했다. 그리고 얼마 안되어 그 궁금중을 해결할 수 있었다. 작가는 2007년도에 <파리의 조선 궁녀, 리심>을 쓰던 당시 이 <노서아 가비>의 시놉이 떠올랐다고 한다. 즉 다시 말하면 리심과 따냐는 같으면서도 결말은 다르게 끝을 낸, 동전의 앞면과 뒷면같은 존재였다고 작가는 말하고 있었다.

작가는 자신 속에는 무거운 소설을 쓰게 되면 그것보다는 좀 가벼운 소설을 써 어떤 밸런스를 유지하려고 한다며 이 따냐를 쓰게 된 계기도 독자들에게 밝혔다. 어쩌면 그가 말하듯 그의 내면에는 숨기지 못하는 '역마살'이있어서 시간이든 공간이든 여행하려고 하는지도 모르겠다. 그의 저서의 대부분은 공간과 시간을 여행하는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나는 작가에게 가장 궁금한 질문으로 63쪽의 어느 한 구절을 질문하였다. 그 구절은 다은과 같다.

갈범 무리의 화려한 낮과 밤을 자랑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그시절은 따로 써서 책으로 묶을예정이다.

라는 따냐의 말에서처럼 이런 책을 앞으로 내어 혹시 이 <노서아 가비> 후속편으로 만들 생각이 있는 것인가였다.

작가는 먼저 우스갯 소리로 '영화가 잘 되면'이라고 포문을 열었다. 그 다음으로 자신이 군대에 있었던 그 시절에 180여권이나 되는 고전을 읽었던-기억이 있는데 어떤 사건의 결말이 거의 170권쯤에서 풀어지어 이상하게 느껴 복선이 깔려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180여권이나 되는 그 책을 두어번 반복해서 읽었던-자신의 경험을 들려주었다. 그리고는 그 고전 작가의 치밀한 짜임에서 한 술 더떠-혹시 그 고전작품을 썼던 작가가 만약 이 소설은 1800권의 책으로 구성되어있고 이 180여권은 그것을 요약한 것뿐이다라고 했다면 독자는 어떻게 반응했을 것인가라는-작가다운 질문을 던졌다.
그리고 자신이 그런 구절을 쓴 이유는 앞서 언급한 아라비안나이트를 조금 인용한 것이고 또한 이 군대시절에 익혔던 독서습관이 나도 모르게 묻어난 구절이라고 생각한다며 답변을 해주었다.


모든 글을 쓰는 이에게 있어 어떤 사람의 깊은 속내를 파악하는 거, 알고 싶어하는 건 공통적인 습성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끊임없이 번뇌하고 또 그들에게 동화된다. 그래서 글쟁이는 쉽지 않은 직업이다. 어쩌면 그런 달콤하면서도 쓰라린 작업현장을 닮은 건 이 <노서아 가비>에서 자주 등장하는 커피인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여전히 커피와는 담을 쌓을 생각이다. 이 책에서 커피는 고종의 슬픔이 담겨져 있기에, 그 슬픔에는 동화되지 않기위해 강연장을 나오며 입으로 느껴지는 그 심심함을 서늘한 저녁 바람으로 달래며 집으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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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한 길 사람 속을 알고 싶어하는 김탁환 작가를 만나다
    from # 간이역, 꿈꾸는 식물 2009-08-06 10:10 
    노서아 가비- 고종의 씁쓸한 미소, 커피로 녹아 들다에 써듯이 2009년 8월 5일 저녁 7시 30분에 오마이뉴스에서 진행하는 김탁환 작가의 강연회가 있었다. 지난 해 드라마 와 의 원작을 쓴 김탁환 작가였다. 그래서일까 이번 신작, 는 출간 되자마자 영화화 결정이 되었다고 한다. 그런 짧지만 대단한 뉴스를 접하자 강연장을 향한 발걸음이 더 빨라졌다. 이날은 너무 더워 얼음이 들어있는 음료들이 많이 생각났음에도 불구하고 '노서아 가비'를 입...
 
 
 
 전출처 : 간이역 > 박범신 작가의 최근작, '고산자' 낭독회 열려

박범신 작가의 최근작, '고산자' 낭독회가 오는 2009년 7월 8일 저녁 7시 30분에 홍익 대학교 근처 이리 카페에서 열렸다. 이 행사는 '고산자' 를 낸 출판사 문학동네와 인터넷 서점 알라딘의 제휴로 이뤄진 낭독회였다. 이날 낭독회에 참여한 인원들은 50여 명이었으며 모두들 상기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문학동네 사회자의 진행으로 박범신 작가는 그의 이야기와 고산자 김정호의 이야기를 맛깔스럽게 버무려 독자들에게 새로운 문학을 선사하였다.

들어가는 말에서 고산자를 쓰던 당시 자신도 김정호처럼 골방에서 이 작품을 써내려 갔는데 그때 당시 '아무도 이 책을 보지 않으면 어떻게 하나' 하는 생각을 하며 한 글자 한 글자 써내려 갔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 고산자를 끝내고 독자들을 만나고 싶었고 그런 만남이 작가에게는 용기를 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이 소설이 저 터키의 한 유목민이 자신의 배고픈 양을 위해 비를 내려달라고 하늘을 향해 비는 그 소망처럼 독자들의 영혼을 살찌우는 단비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말로 들어가는 말을 끝냈다.


그리고 그는 독자와 함께 낭독을 시작했다. 그는 자신이 좋아하는 부분이라며 다음과 같은 구절을 읽었다.

"사람과 지게와 우차와 가마와 가마꾼이 뒤섞인 부둣가는 이제 막 해가 떴는데도 뒤죽박죽, 하나같이 모두 활달하고 생생하다. 물이 좋은 것은 생선만이 아니라 마포나루의 사람들이다."


박범신 작가는 생생한 이 이미지가 좋았다고 한다. 그는 외로운 것이 두렵기 때문에 글을 쓰는 것이고 그 글을 쓰면서 자신도 살아있다는 것을 느끼는데 아마도 고산자도 대동여지도를 그리면서 저 생생한 이미지를 떠올리지 않았을까 한다며 말을 이었다. 그는 이룰 수 없는 꿈에 대해 항상 갈망하고 그 불가능한 꿈을 꾸기 때문에 글을 쓸 수 있었다고 했다. 그리고 바로 그런 의미에서 고산자 김정호를 바라 보았다고 하였다. 

그가 김정호를 선택한 이유는 두 가지 속설이 그의 호기심을 건들였기 때문이었다고 한다. 그 속설들은 첫째 김정호는 대동여지도를 그리기 위해 백두산을 스무 번이나 다녀갔다는 속설과 둘째 청나라 첩자로 오인 받았다는 속설이 그가 김정호라는 인물에 매달리게 한 요인이었다고 한다. 물론 김정호는 청나라 첩자도 아니었으며 대동여지도를 그리기 위해 백두산을 스무 번이나 올라갔다는 것은 과장된 것이었음을 알았고 그때부터 역사 속 김정호가 아닌 '인간' 김정호를 좇아 다녔고 결국 이 소설이 나오게 되었다고 밝혔다.

그는 김정호가 우리나라의 산을 '맥'으로 짚어낸 사람이라고 언급했다. 크고 작은 산들이 따로 따로 떼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로 이어져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것이 김정호가 그리고 싶어했던 '진정한 지도'라 할 수 있다는 말을 덧붙쳤다. 그래서 원래 이 소설에는 제 5장 '천수'라는 제목으로 글이 가미가 되어 있었다고 한다. 그 천수의 주제로 써진 글들에는 '인간' 김정호가 이 땅에서 행복하게 살아간 30년의 삶을 소설적 상상력으로 만들어 낸 이야기라 했다. 박범신 작가는 그렇게 소설이나마 김정호의 넋을 편하게 하고 싶었다고 운을 뗐다. 그리고 고산자에게도 분명 행복한 때가 있었음을 강조하며 그것을 기억해주길 바란다는 말로 낭독회가 끝났다.

박범신 작가는 그동안 역사소설을 쓰기 싫었다고 한다. 왜냐하면 우리나라의 사회는 아직도 유교문화, 사대부 문화에 젖어 있어 역사소설을 써야 역사성이 있다고 생각들을 하기 때문에 그들에 대한 어떤 반감이 있어 쓰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이 글을 쓴 박범신 작가의 모습은 고산자 김정호가 다시 살아난 듯 했으며 '고산자'를 통해 김정호는 영원히 사리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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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박범신 작가의 최근작, '고산자' 낭독회 열려
    from # 간이역, 꿈꾸는 식물 2009-07-09 01:33 
    박범신 작가의 최근작, '고산자' 낭독회가 오는 2009년 7월 8일 저녁 7시 30부에 홍익 대학교 근처 이리 카페에서 열렸다. 이 낭독회는 '고산자' 를 낸 출판사 문학동네와 인터넷 서점 알라딘의 제휴로 이뤄진 낭독회였다. 이날 낭독회에 참여한 인원들은 50여 명이었으며 모두들 상기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문학동네 사회자의 진행으로 박범신 작가는 그의 이야기와 고산자 김정호의 이야기를 맛깔스럽게 버무려 독자들에게 새로운 문학을 선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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