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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꽃처럼 - 월남전 실화 소설
구문굉 지음 / 메이킹북스 / 2024년 12월
평점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무료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우리가 역사에서 전쟁을 배우는 이유가 무엇일까? 솔직히 전쟁에 관해 공부하다보면 재밌다. 전쟁의 치열한 전개과정, 도저히 이길 수 없을 것 같은 전투를 뒤엎는 뛰어난 지휘관, 이해집산을 거듭하는 세력과 세력의 이야기, 무기와 전략의 전개와 발전 등은 우리에게 충분히 흥미를 느끼게 한다.
하지만 우리가 역사에서 전쟁을 배우는 것은 단순히 흥미가 있기에 배우는 것은 아니다. 전쟁이 발생한 배경과 전쟁이 뒤바꿔놓은 세상의 모습, 그리고 전쟁으로 인한 파괴와 살육을 보여줌으로써 평화와 휴머니즘의 가치를 깨닫기 위해서이다.
우리는 역사책에서 수많은 전쟁을 흘려 듣는다. 임진왜란, 병자호란, 6.25전쟁, 베트남 전쟁 등 우리와 연관된 전쟁도 그 전쟁의 비극성을 인지적으로만 이해한다. 하지만 전쟁을 겪은 당사자에게 그 전쟁은 자신의 삶 일부였고 단절되지 않은 채 현재의 삶을 규정하고 영향을 미친다.
이 책은 1960년대부터 해병대에 복무한 한 해병대원의 회고록을 기반으로 한 이야기이다. 책은 실화소설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지만 저자의 회고에 가까운 책이다.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하나는 베트남전쟁에서 겪은 자신의 전쟁경험이고, 다른 한 부분은 베트남 전쟁 이후의 해병대 생활에 관한 이야기이다.
특히나 베트남 전쟁에 대한 저자의 생생한 이야기가 많은 것을 느끼게 해준다. 어린시절 6.25전쟁을 겪은 저자가 메트남 전쟁을 경험하며 전쟁의 비극성과 비인간성에 대해 뼈저리게 느끼는 부분이나 전쟁 속에서 겪은 생사의 갈림길, 우정, 만남, 이별, 일상의 이야기는 베트남 전쟁의 모습을 생생하게 느끼게 해준다.
역사학의 연구 분야에는 단순히 전쟁의 배경, 전개 과정, 결과 등 제도적, 구조적인 것에만 한정되지 않고, 전쟁을 겪으며 느낀 인간의 생각, 전쟁과 한 인간의 삶 등도 포함된다. 그렇게 볼 때 이 책은 훌륭한 역사적 증언이자 사료로서의 가치도 가지고 있다.
그렇기에 전쟁을 경험하며 쓴 이 회고는 반대로 우리가 누리는 평화의 가치와 우리가 지향해야할 휴머니즘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