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국시대에 대한 알찬 역사책

하룻밤에 읽는 남북국사 ㅣ 페이퍼로드 하룻밤에 읽는 한국사
이문영 지음 / 페이퍼로드 / 2025년 7월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무료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우리에게 통일신라와 고려는 왠지 익숙하지 않은 시대이다. 삼국이 각축을 벌이는 삼국시대나 이순신, 세종대왕, 정약용 등 유명한 역사적 인물이 많은 조선시대, 일제에 대한 항거와 투쟁의 일제강점기는 잘 알아도, 막상 통일신라나 고려는 생각나는 인물도, 큰 역사적 사건이나 정치 기구 이름도 잘 생각나지 않는다.

아마 추측컨데 그 이유는 삼국의 처절한 다툼이 통일신라의 성립과 함께 완성되었다는 의식때문일 것이고, 발해는 기록이 부족해서, 고려는 삼국과 조선의 끼인 국가라는 생각 때문일 것이다. 그렇지만 통일신라와 발해도 우리 역사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시대이다.

당장 용어부터 충돌한다. 신라가 삼국을 통일해서 통일신라가 되었는데, 발해는 고구려를 계승했다. 그럼 통일신라라는 용어를 쓸 수 있을까부터 해서 남북국시대는 그 자체가 역사가들을 당혹스럽게하는 측면이 있다. 그래서 남북국사는 그 자체로 논쟁적이다.

이 책은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고, 한편으로는 논쟁적인 남북국 시대의 역사를 잘 정리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시간 순에 따라 통사체제를 유지하면서, 새로운 이론이나 학설, 역사적 사건이나 인물에 대한 오해를 설명하고 있고, 저자의 생각과 평가까지 포함된 알찬 책이다.

통일신라 왕실을 둘러싼 권력관계와 암투, 통일신라의 찬란한 문화와 그와 반대되는 서민들의 애환, 발해사를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 후삼국의 성립과 고려의 통일까지의 내용, 그리고 그러한 설명을 뒷받침해주는 풍부한 지도와 사진자료가 이 책에 실려있다.

역사 공부는 늘 사람을 겸손하게 만들어준다. 익숙한 사실, 내가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내용도 다시 하나하나 살펴보면 새로운 의미로 다가온다. 그래서 역사 공부는 끝이 없는 듯하다. 이 책은 물론 제목처럼 하룻밤 만에 읽을 수는 없을 것 같다.(무려 360페이지에 달하는 책이다) 그러지만 그만큼 풍성한 이 책에서 펼쳐진다. 역사를 좋아하고 잘 아는 사람도, 역사에 대한 호기심을 가진 사람도, 역사 공부를 시작해 보고 싶은 사람도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유익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