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대통령 - 국가와 국민의 삶을 파괴한 10인의 대통령 이야기
네이선 밀러 지음, 김형곤 옮김 / 페이퍼로드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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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무료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그자의 이야기가 아니다. 이 책은 미국의 역사를 훑어보며 미국의 역대 최악의 대통령을 선정하고 그 내용을 설명한 책이다. 미국은 전 세계 최초의 민주 공화국이고 미국의 민주주의와 삼권분립 등의 체제는 인류의 모범이 되어 많은 자유 국가의 전범이 되었다.


당연히 민주공화국의 역사가 길기 때문에 미국에는 참 많은 대통령이 있다. 링컨, 위싱턴, 프랭클린 루즈벨트 등 훌륭한 대통령들도 많이 배출했다. 그러나 빛이 있으면 그림자도 있듯이 많은 대통령들이 국민들의 질타와 야유 속에 임기를 마무리 하기도 하였다.


저자는 미국의 역대 대통령들을 분석하여 최악의 대통령을 뽑는 기준을 추출해 냈다. 독선주의, 시대착오, 수수방관, 무위도식, 부정부패, 고집불통, 지역갈등, 안보위기, 정경유착, 헌법위반 등이다. 이 책은 잘못을 저지른 대통령들의 생애와 정치 인생, 역사적인 맥락 등을 설명하고 있다.


대통령제를 채택하는 많은 나라들에 있어 대통령은 국정을 책임지고 국가 전반에 가장 큰 영향력을 끼치는 사람이다. 그렇기에 아무리 민주주의의 시스템과 권력 분립이 잘 이루어져도 대통령의 책임은 막중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무능하고 나쁜 대통령을 뽑는 것은 결국 유권자 국민이라는 점을 이 책은 다시 한번 상기시켜 준다.


이제 우리도 긴 123일의(사실은 2년 반의) 겨울을 지나 드디어 봄을 맞이했다. 헌정질서와 삼권분립, 법치주의와 인권 등 그간 대한민국 사회를 받치고 있던 기둥들을 파괴한 윤석열은 이제 파면되었다. 이제 그의 앞에는 내란수괴라는 죄목과 사형으로 이르는 길,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등 독재자들과 나란히 거론되는 역사적 심판만이 남아있다. 그에게 차마 언어로 표현할 수 없는 온갖 저주를 보내며 그의 남은 생애가 고단하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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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패배의 기록 - 전후 일본의 비평, 민주주의, 혁명
김항 지음 / 창비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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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무료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한국의 근대사 서술에서 일본은 매우 중요한 서술 대상 및 관찰 대상이 된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아시아에서 최초로 근대화에 성공한 일본은 결국 조선의 내정에 깊이 고나여했고 결국 한국을 식민지화하였기 떄문이다. 그후 한국은 일제에 의해 36년간 식민 통치를 겪어야 했다. 일제는조선을 ㅅㄱ민지로 삼아 강압적인 통치를 가하였으므로 근대에 일본을 제외하고 한국의 근대사 서술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1945년 8월 15일 한국이 광복을 하게 되면서 일본에 대한 우리 역사학은 1965년 한일협정때까지 사실상 거의 관심을 갖지 않는다. 이 시기 한국에서는 남북분단과 6.25전쟁, 이승만-박정희로 이어지는 독재체제의 성립과 4.19, 5.16등 굵직한 내부 사건들이 너무나 강렬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우리가 전후 그러한 격동과 비극의 한국사를 겪고 있는 동안 일본에서도 제국주의 종식 후 다양한 정치적, 사상적 변화를 겪었다. 그리고 이 책은 그런 전후 일본에서 등장한 다양한 담론의 형성과 충돌을 추적한 책이다.


이 책이 주목하고 있는 것은 전후 일본에서 등장한 천황제, 반전, 식민주의, 사회주의 문제 등이다. 지금 일본은 이미 자민당의 장기집권과 국민들의 정치적 무관심으로 인해 정치적 역동성과 민주주의의에 대한 의식이 약해져있지만 전후 일본은 그렇지 않았다.


우리가 이 책에 주목해야 하고 전후 일본의 정치 사회 담론에 주목해야하는 것은 일본이 한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극심한 정치적 사건을 겪지 않았고 이에 따라 한국과는 다른 형태의 논의들이 오고갔기 때문이다. 가령 천황제의 존속과 민주주의, 식민지배에 대한 책임문제, 공산당의 활동 등은 한국에서 경험해 보지 못한 문제이다. 그렇기에  광복후 산업화와 민주화, 아직까지 계속되는 분단문제 등에 사회적 담론이 집중되어버린 한국에게 일본의 사례는 새로운 시야를 제공해 준다.


이 책은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았던 전후 일본의 사회적 담론들의 형성과 충돌, 귀결을 소개해주고 있다. 결국 좋던 실던 한국은 일본과 함께 국제질서를 논할 수 밖에 없는 것이고 이 책은 일본의 사상적 지형을 이해하는데 좋은 기회를 제공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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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이 만든 세계 - 500년간 지속된 서구의 군사혁명과 전쟁으로 가는 어두운 길
윌리엄슨 머리 지음, 고현석 옮김 / 미래의창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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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책을 펼쳐보면 인간의 역사는 전쟁의 역사다라는 말이 실감이 든다. 고대부터 페르시아 전쟁, 펠로폰네소스 전쟁, 백년 전쟁 그리고 제1,2차 세계대전 등 셀 수도 없이 많은 전쟁이 인간의 역사에서는 발생했다. 인간의 이성과 인권, 평화의 가치가 확산된 오늘날 사회에서 조차 전쟁은 곳곳에서 일어난다. 거기다가 기술과 과학의 발달은 인간이 더 크게 그리고 더 오래 전쟁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고 있다. 


이 책은 인간의 역사를 살피며 전쟁이 어떻게 더 발전되어 왔는지, 전쟁에서 활용되는 작전과 전략, 전술이 어떠한 과정을 거쳐 고도화되고 있는지를 분석하고 있다. 또한 저자가 밝히고 있듯이 전쟁을 통해 서양이 어떻게 글로벌 커먼즈의 주심으로 성장할 수 있었는지를 우리에게 보여준다.


이 책이 다루고 있는 시기는 16세기 유럽부터 오늘날까지이다. 그 긴 역사의 시간동안 전쟁이 어떠한 양상을 거치며 변화해 왔는지 이 책은 설명하고 있다. 특히 책은 전쟁사적인 측면에서 총5차례의 군사-사회 혁명의 시대구분을 시도하고 있다.


한국의 역사책 중에서 서양의 전쟁사를 구체적이고 종합적으로 다루고 있는 책은 굉장히 드물다. 그러한 점에서 볼 때 이 책은 우리에게 상대적으로 덜 알려졌거나 상세하게 알려지지 못했던 서양의 여러 전쟁의 경과를 상세히 설명해 주고 있다.


인류의 이성과 평화 사상의 발전이 이루어졌다고 자부하는 오늘날, 4차 산업혁명과 AI로 움직이는 오늘날에도 아직까지 전쟁의 먹구름은 인류를 비껴가지 않고 있다. 지금 이 순간 어디에서도 서로에게 총구를 겨누고, 폭탄이 터지며, 무고한 생명이 세상을 떠나고 있다.


과연 인간의 역사에서 언제쯤 전쟁을 지우고 역사를 써내려 갈 수 있을지, 그토록 많은 사람들이 바라왔던 평화의 날은 언제쯤 도래할지 소망하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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씻는다는 것의 역사 - 우리는 왜 목욕을 하게 되었을까?
이인혜 지음 / 현암사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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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무료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논문을 써 본 사람은 모두가 다 공감하겠지만 논문쓰기에서 가장 어려운 것은 자료를 수집하는 것도, 자료를 해석하는 것도 아닌 바로 주제를 잡는 일이다. 내 지도교수님이 늘 강조하셨 듯이 역사논문의 주제를 잡기 위해서는 남들이 관심을 가지지 못한 것을 찾아야 하고, 역사적 맥락 속에서 필요한 빈 공백을 채워 전체적인 역사상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어야 하며, 동시에 내가 연구하는데 재밌어야 한다. 그러면서도 소재주의의 유혹에 빠져서도 안된다.


그런 관점에서 볼 때 이 책은 적절한 역사적 내용을 담은 좋은 책이 아닌가 한다. 물론 이 책은 논문이나 전문 서적은 아니다. 하지만 그간 주목하지 않았던 역사적 소재를 충분히 전문적으로 설명해 주고 있다. 우리가 무심코 아주 오래 전부터 으레 해왔을 것이라 생각한 목욕을 소재로 하였고, 목욕에 담긴 역사적 변화와 각 시대적 맥락, 거기에 담긴 당대인들의 사고까지 이 책은 뽑아내고 있다. 그리고 이 책은 재미있다.


씻는다는 행위를 단순히 몸의 더러움을 제거하는 과정 정도로만 생각했지만 이 책은 씼는 행위 속에 담긴 여러 코드를 찾아 설명한다. 오래전부터 사람들은 씻는 행위에 청결 혹은 성화의 의미, 참회의 의미, 치유의 의미, 그리고 문명의 의미를 담아 왔다고 이 책은 설명한다. 


이 책은 공간에 따라서도 씻는 행위가 가지는 공통점과 차이점을 설명한다. 서양과 이슬람 세계, 중앙아시아와 아메리카에 이르기까지 목욕은 어떠한 의미를 가지고 변화해 왔는지 책은 설명한다. 그리고 이어 한국에서 고대부터 현대까지 목욕의 변화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목욕이라는 행위 하나에도 이렇게 많은 시대와 관념에 축적되어 있는데, 우리가 관심을 기울이지 않은 수많은 소재에 얼마나 많은 역사적 지층이 쌓여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역사학에서 거대담론이 외면받는 시대, 역사학의 또 다른 글쓰기 방향은 이런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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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사니즘, 포용적 혁신 성장 - 이재명과 전문가 9인이 말하는 한국경제 어떻게?
서정희 외 지음 / 다반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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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를 통해 무료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이재명이라는 인물을 지지하든 지지하지 않든 그는 한국 역사상 DJ와 YS이후 가장 극적인 정치인생을 살아온 인물이라는 것에는 동의할 것이다. 가난한 소년공에서 인권변호사가 되었고, 민주당 비주류에서 초거대야당의 대표가 되었다. 그리고 그는 지금 혼란의 대한민국에서 차기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인물이다.


그는 죽음의 문턱을 몇번이고 밟기도 했다.(목숨을 걸고 정치를 하는 것은 DJ와 YS가 마지막이 될 줄 알았다.) 실제로 칼에 찔리기도 하는 정치 테러를 겪었고, 사법적으로 윤석열 정권은 몇백번에 걸친 압수수색으로 야당정치인인 이재명을 공격했다. 그리고 12.3내란을 획책하면서 그의 이름은 체포대상 첫번째에 이름을 올렸다.


정의가 훼손되고 상식이 지연되는 작금의 대한민국에서 아직까지 민주주의의 미약한 불꽃이 꺼지지 않았다면 그는 곧 있을 대선에서 출마할 것이다. 그리고 이 책은 그런 이재명의 정치, 사회 사상과 그가 계획하고 있는 국가모델을 설명하고 있는 책이다.


이재명이 저자로 참여하고 서문을 쓰기는 했지만 책의 장을 이루는 저자들은 각 분야 전문가들이다. 그렇지만 이들의 생각이 곧 이재명의 집권 플랜이라 봐도 무방할 것으로 보인다. (자신이 뜻하는 바가 있어도 자기가 전면에 나서면 정치적 공격의 대상이 되기에 한발짝 물러나는 모습은 이재명이 정치를 하며 터득한 지혜이자 지금까지 유지되는 정치술로 보인다. 이 책에서도 그게 느껴진다.)


이재명의 정치사상은 한마디로 하자면 '기본사회'이다. 책 제목에서 표방한 잘사니즘역시 기본사회의 레토릭이다. 대한민국 누구나 기본적인 의식주 나아가 문화생활과 인간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사회. 노무현이 말했던 "더불어 사는 사람 모두가 입는 것 먹는 것 이런 걱정 좀 안 하고 더럽고 아니꼬운 꼬라지 좀 안 보고 그래서 하루하루가 좀 신명나게 이어지는 그런 세상"말이다. 이 책은 그런 이재명의 생각의 토대들을 보여주고 있다.


아쉬운 점은 그러한 이재명의 높은 이상만큼 현실적인 구체성은 잘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경제적 혁신을 이룩할 것인지, 기본사회의 재원은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생하는 구조를 어떻게 만들 것인지 구체적인 방안이 보이지 않는다. 물론 이 책이 그러한 지침을 설명한 전문서적은 아니어서 그런지 모르겠으나 여태까지 진보가 보인 높은 이상과 그에 못 미치는 실력이 반복될까 그것이 염려된다.


한가지 예로 교육에 관한 플랜은 너무나 아마추어 같고, 현실을 전혀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각 단위학교와 지역사회에 자율성을 주는 것을 하나의 방향으로 설정한 듯 한데, 이것은 중앙에서 해결못한 문제를 지방에 전가한 것에 불과하다. 각 지역사회와 단위학교에 교육정책을 위임하는 것은 민주적인 교육을 이루어 내는 것이 아니라 단위학교 교장으로 구성된 수많은 작은 독재체제를 만드는것과 다르지 않다.


12.3내란으로 윤석열 정권은 정치적 자살을 택했다. 그리고 국민의 힘은 그런 정치적 블랙홀에 같이 빨려들어 함꼐 소멸을 택하는 중이다. 이것은 분명 진보에게는 기회다. 그런데 민심은 지난 문재인 정권기에 보내준 압도적 지지와 그에 대한 실망으로 인한 정권 교체와 같이 냉정하다. 정권을 잡는 것과 국가를 운영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같은 패턴으로 두번 실망한 국민들은 어쩌면 진보에게 세번째 기회를 주지 않을 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명심 해야 한다. 이제는 잘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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