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패배의 기록 - 전후 일본의 비평, 민주주의, 혁명
김항 지음 / 창비 / 2025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무료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한국의 근대사 서술에서 일본은 매우 중요한 서술 대상 및 관찰 대상이 된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아시아에서 최초로 근대화에 성공한 일본은 결국 조선의 내정에 깊이 고나여했고 결국 한국을 식민지화하였기 떄문이다. 그후 한국은 일제에 의해 36년간 식민 통치를 겪어야 했다. 일제는조선을 ㅅㄱ민지로 삼아 강압적인 통치를 가하였으므로 근대에 일본을 제외하고 한국의 근대사 서술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1945년 8월 15일 한국이 광복을 하게 되면서 일본에 대한 우리 역사학은 1965년 한일협정때까지 사실상 거의 관심을 갖지 않는다. 이 시기 한국에서는 남북분단과 6.25전쟁, 이승만-박정희로 이어지는 독재체제의 성립과 4.19, 5.16등 굵직한 내부 사건들이 너무나 강렬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우리가 전후 그러한 격동과 비극의 한국사를 겪고 있는 동안 일본에서도 제국주의 종식 후 다양한 정치적, 사상적 변화를 겪었다. 그리고 이 책은 그런 전후 일본에서 등장한 다양한 담론의 형성과 충돌을 추적한 책이다.


이 책이 주목하고 있는 것은 전후 일본에서 등장한 천황제, 반전, 식민주의, 사회주의 문제 등이다. 지금 일본은 이미 자민당의 장기집권과 국민들의 정치적 무관심으로 인해 정치적 역동성과 민주주의의에 대한 의식이 약해져있지만 전후 일본은 그렇지 않았다.


우리가 이 책에 주목해야 하고 전후 일본의 정치 사회 담론에 주목해야하는 것은 일본이 한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극심한 정치적 사건을 겪지 않았고 이에 따라 한국과는 다른 형태의 논의들이 오고갔기 때문이다. 가령 천황제의 존속과 민주주의, 식민지배에 대한 책임문제, 공산당의 활동 등은 한국에서 경험해 보지 못한 문제이다. 그렇기에  광복후 산업화와 민주화, 아직까지 계속되는 분단문제 등에 사회적 담론이 집중되어버린 한국에게 일본의 사례는 새로운 시야를 제공해 준다.


이 책은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았던 전후 일본의 사회적 담론들의 형성과 충돌, 귀결을 소개해주고 있다. 결국 좋던 실던 한국은 일본과 함께 국제질서를 논할 수 밖에 없는 것이고 이 책은 일본의 사상적 지형을 이해하는데 좋은 기회를 제공해 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