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인의 증인
니시무라 교타로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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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읽은 책은 내가 특히 좋아하는, 니시무라 교타로 작가의 신작 7인의 증인으로 이전에 읽어왔던 작가의 작품과는 조금 결이 다른 재미가 있는 소설이었다.


사실 니시무라 교타로는 일본에서 700편 이상의 다작을 했다고 하는데, 국내에는 열편이 채 출간되지 않아 이번 발매 소식이 더 반갑게 다가왔다.

내게는 묵시록 살인사건과 살인의 쌍곡선, 화려한 유괴와 명탐정 따위 두렵지 않다에 이어 다섯번째로 만나는 작가의 작품이기도 하다.


이번 작품은 매우 독특한 무대를 배경으로 이야기가 진행되는데, 절벽으로 둘러쌓인 외딴 섬이라는 보통 사람이라면 거의 접할일 없겠지만 미스터리 추리 소설의 독자라면 익숙하게 다가올 클로즈드 서클을 배경으로 진행된다.


이 섬 한 가운데는 정말 어울리지 않는 일본의 흔한 거리가 재현되어 있는데, 과일 판매 노점부터 술집 그리고 주거지까지 실존하는 지역을 그대로 복사한 듯한 세트장이 꾸며져 있다.


그리고 여덟명의 사람들이 의식을 잃은 후 이 곳으로 옮겨져 깨어나며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된다.


여기서부터가 이 작품이 보통의 추리소설과는 다른 점을 명확히 보여주며 전개되는데, 이 여덟명의 사람들이 왜 이 곳으로 옮겨졌고 그 이유는 무엇이며 그 들을 이곳으로 옮긴 범인은 누구인지를 소설의 초반부에 모두 공개하기 때문이다.


여덟명 중 일곱은 일년 전 일어났던 살인사건의 증인이며 해당 사건의 범인으로 체포된 남자의 아버지가 이들을 이 곳으로 납치해 증언을 교차 검증하여 아들의 무죄를 밝히기 위해 납치한 것이었다.


1년 전 일어났던 살인 사건 자체도 지극히 현실적인, 미스터리 소설에 등장하기에는 너무나 평범하게 느껴지는 사건이었는데 술집에서 일어난 말다툼으로 인해 우발적으로 칼로 찌른 평범한(?) 사건이었던 것.


범인의 아버지 사사키는 총으로 증인들을 위협하며 하나씩 그들의 증언을 검증하기 시작하고 미세한 증언 사이의 빈틈이 하나씩 모습을 드러내며 사건은 전혀 다른 진상을 향해 달려나간다.


이 소설은 특히 단숨에 읽어내려갈 정도로 몰입감이 훌륭했는데, 가장 큰 몰입감의 원인은 지나칠 정도로 디테일한 현실감이 아닐까 싶다.

외딴 섬이라는 무대를 배경으로 세워진 세트장은 자칫 비현실적으로 다가오기 쉬운데, 증언과 관계가 없는 부분은 텅 비어있다든지 재현의 시점이 사건 당시가 아닌 노인이 확보할 수 있는 현재를 기준으로 되어 있다던지 하는 점들이 최대한의 노력한 흔적이 보이지만 한계가 있는 현실적인 공간이라는 점이 이야기의 현실감을 제대로 살려낸다.


이야기의 주 소재인 1년 전 살인 사건 역시 술집과 도로 건녀편 가로등 아래라는 굉장히 좁고 현실적인 장소를 배경으로 하고 있어 특히나 더 그렇다.


그러면서도 이들의 증언에 숨겨진 빈틈을 찾아내는 '추리파트'는 설득력을 가지고 있고 우리가 추리 소설을 읽는 가장 큰 목적인 반전이 주는 재미 역시 기대한 그 이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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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키메 ㅣ 스토리콜렉터 26
미쓰다 신조 지음, 현정수 옮김 / 북로드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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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쓰다 신조 작가의 노조키메가 리커버판으로 출간되었다.

사실 이 작품은 내가 2년 전 잘린머리처럼 불길한 것과 일곱명의 술래잡기 이후 세번째로 접한 미쓰다 신조 작가의 작품으로 나를 미쓰다 신조 월드에 입덕시킨 작품 중 하나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쓰다 신조 작가의 청각을 소재로 활용한 공포소설 '미미소기'가 이번에 출간되었는데, 그 보다 먼저 시각을 소재로 활용해 오감시리즈의 첫 서문을 연 노조키메 역시 미미소기의 출간과 발맞추어 잘어울리는 세트로 리커버되어 나도 새로운 마음으로 다시 한번 읽어보았다.

-그 사람이란, 물론 당신입니다. 지금 이 문장을 읽고 있는 당신 이외의 다른 누구도 아닙니다.

-말도 안 되는 장소에서 누군가가 엿보고 있다, 그런 기분이 들어서 견딜 수 없다.

이런 감각에 사로잡힌 경우에는 일단 거기서 이 책을 덮기를 권합니다. 대부분이 단순한 기분 탓이겠지만, 만일을 위해서 입니다.

역시나 미쓰다 신조답게 영화를 보는 듯 공포의 장면을 활자를 이용해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기교는 훌륭했고, 덕분에 중간 중간 무서울 때 마다 수차례 책을 덮으면서 읽을 수 있었다.

그리고 이 공포를 한층 더 업그레이드하는 요소이자 처음 읽었을 때는 정말 낮선 공포감으로 다가왔던 메타호러식 구성이 이제는 너무나도 익숙한 미쓰다 신조의 트레이드 마크로 역시나 감탄을 자아냈다.

소설 초반부에 작품의 화자 자신이 공포 호러 오컬트 소설을 집필하며 다양한 무서운 이야기들을 어떻게 수집하는지에 대해 얘기하며 특히나 우리에게 익숙한 도조 겐야 시리즈를 언급해 누가보아도 작품 속 화자가 미쓰다 신조 작가 본인임을 드러내는데, 이 덕분에 작가가 정말 여러가지 기담을 수집하며 실제로 겪은, 정말 세상 어딘가에서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괴이한 일을 보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그리고 그렇게 작가 본인이 수집한 두 개의 이야기 '엿보는 저택의 괴이'와 '종말 저택의 흉사'를 읽게 되면 그 괴담이 책을 읽고 있는 나를 찾아올 수 있다고 겁을 주며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된다.

작가는 괴담을 수집하다 자신이 우연히 수집한 두개의 괴담이 같은 배경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이 두개의 괴담을 소개하며 소설은 전개된다.

그리고 두 괴담에서 가장 무서운 요소로 작용하는 것이 바로 시선이다. 어딘가에서 느껴지는 알 수 없는 시선이 주는 공포감을 점프스퀘어 같이 편리한 요소 없이 어떻게 이렇게 잘 표현할 수 있는지 놀랍다.

그리고 이 소설은 두 괴담을 통해 미쓰다 신조 특유의 단순 호러소설도, 단순 미스터리 소설도 아닌 호러 미스터리 소설의 대가 다운 오컬트에 현실이 섞여 있을 법한 이야기로 완성된다. 그래서 그 미묘한 현실감이 더 실감나는 공포로 다가온다.

이 작품은 미쓰다 신조 작가의 작품 중에서 오컬트와 현실 중 오컬트에 더 가까운 이야기를 다루지만 결국은 그 세계관 속에서도 인간의 법칙대로 움직이는 무언가가 있어 이를 통해 미스터리 추리 요소를 보여준다. 나는 그래서 이 작품 '노조키메'를 특수설정 미스터리에서 오컬트 요소를 수십배 강화한 작품이 아닐까 생각한다.

확실히 보는 내내 음산하고 정적인 일본의 공포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의 몰입감을 가질 수 있었고, 마지막에서는 미스터리 소설을 읽는 이유인 반전이 주는 재미와 여운까지 느낄 수 있었던 작품이었다. 이 책을 읽고 나니 '보는 것'과 다른 '듣는 것'이 주는 공포에 대해서도 궁금해져 다음 읽을 책은 '미미소기'로 선택했다.

미쓰다 신조 작가 특유의 메타적인 요소가 잘 살아있는 작품으로, 미쓰다 신조 월드에 입문하기에도 좋은 작품으로 노조키메를 추천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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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너머 반짝이는 일곱 개의 별
가노 도모코 지음, 구수영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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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소설추천 하늘 너머 반짝이는 일곱 개의 별 가노 도모코 지음 내친구의 서재 출간


오늘 읽은 책은 가노 도모코 작가의 '하늘 너머 반짝이는 일곱 개의 별'이라는 작품으로 무려 청춘 + 추리 + SF 미스터리 소설이라는 화려한 수식어 덕분에 더 기대하고 있던 작품이었다.

특히나 청춘과 추리는 잘 어울리지 않을 것 같았는데 읽고 나니 정말 딱 어울리는 소개가 아니었나 하고 감탄하게 된다.

가노 도모코 작가는 이번 작품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는데 이 작품 하나만으로도 앞으로 나올 모든 작품들을 기대하게 만드는 잘 쓰인 소설이었다.


소설 '하늘 너머 반짝이는 일곱 개의 별'은 일곱편의 단편으로 이루어진 연작 단편집이다.

나는 특히 연작단편집을 좋아하는데 장편만큼 읽는데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지는 않으면서 다 읽고 나면 아쉬움이 남는 단편소설과 다르게 충분한 만족감을 주기 때문이다. 이번 작품도 읽으면서 어떻게 하나하나의 단편들이 하나의 큰 줄기로 더해질지 기대하며 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일곱편의 단편들을 흐름에 따라 간략하게 소개해보자면,

전혀 SF스럽지 않은 일상 힐링 소설의 느낌처럼 아빠와 딸의 귀엽고 따뜻한 여행을 다룬 '남십자성을 만나러'로 이 연작단편집은 이야기를 시작한다.

엄마를 그리워하고 왠지 모르게 엄마의 빈자리가 느껴지는 부녀의 소소한 여행과 여행중 만나는 사람들을 통해 가족의 화해와 사랑을 이야기한다.

물론 미스터리 소설답게 작고 귀여운 반전도 숨어있다.


두번째 단편 '스바루라는 별'은 사고로 시력을 잃고 우주 비행사의 꿈을 포기하게 된 소녀의 성장 이야기를,


세번째 단편 '모형 정원에 내리는 별'은 각자의 이유로 폐부 위기에 처한 동아리들을 통해 그 들이 처한 문제를 해결해주는 학생회 부회장의 이야기를 다룬다. 오컬트, 문예, 스페이스부가 하나가 되어 스페미스부라는 기괴한 동아리로 통합되는 것이 충격적이면서도 유쾌하게 다가왔다. 그리고 이 단편이 '추리'라는 태그에 가장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세번째 단편까지 읽었을 때 단편 하나하나가 주는 여운과 감동을 느끼고 있었지만 아직까지는 이 작품이 왜 연작단편집인지, 어디가 연결된 이야기인지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다.


스토킹과 이제 시작되는 풋풋한 사랑을 다룬 이야기 '목성장의 비너스'와 가장 SF라는 장르에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고 반전에 한 번 더 놀라게 되었던 '외로운 배여, 별의 바다를 향해 나아가라'를 거쳐 마지막 두 단편 '별의 아이'와 '발사!'까지 페이지를 넘기게 되면 드디어 모든 이야기가 하나로 완성되는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된다.


하나 하나의 단편들의 완성도도 무척 훌륭했지만 이 모든 전혀 상관없이 느껴졌던 단편들이 하나로 합쳐질 때의 그 도파민이라니, 이 순간을 위해 이 책을 읽어왔다고 해도 될 정도였다. 분명 잔잔한 힐링 소설을 읽고 있었는데 이런 미스터리 소설의 장치를 작품속에 숨겨놓았다니, 스포가 될까 자세히 언급할 수는 없지만 이 책을 청춘 추리 SF '미스터리'라고 소개한 이유가 단번에 이해될 정도였다.


읽고 나면 따뜻한 여운과 함께 장르적 쾌감까지 완벽하게 잡아낸 작품으로 언젠가 따뜻한 여름 감성의 일본 영화로 스크린을 통해 만나게 될 날이 오지 않을까 기대하게 만드는 작품, '하늘 너머 반짝이는 일곱개의 별'을 추천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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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고쿠 - 망자의 터
기타자와 도 지음, 전선영 옮김 / 반타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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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읽은 책은 기타자와 도 작가의 일본 호러 소설 '온고쿠'로 마치 일본 소년 만화를 읽는 듯한 재미가 압권인 작품이었다.


소설은 화가 소이치로 후루세가 관동 대지진으로 크게 부상을 입은 아내 시즈코와 함께 본가로 돌아오며 시작된다. 아내 시즈코는 병세가 악화되어 곧 숨을 거두고, 이내 오래된 집에서는 죽은 것이 분명한 아내의 모습이 곳곳에서 목격되며 본격적으로 호러소설에 걸맞는 으스스한 전개가 펼쳐진다. 그리고 따뜻하고 사랑스러웠을 아내 시즈코는 이제 알 수 없는 괴이가 되어 사람을 불태우고 얼음처럼 차가운 존재로 살아있는 자들을 위협하는 존재가 된다.


“나는 네 아내를 먹고 싶다.”


“그렇게 소중하게 대했던 아내의 혼령이라면 얼마나 야들야들할까. 자르르하게 기름이 올라 틀림없이 맛있겠지. 이거 정말 고맙군 그래. 후루세였나 뭐였나, 아무튼 낙이 생겼어.”


무엇보다 인상적인 부분은 조력자(라고 쓰고 진주인공이라고 읽는다) 역할의 '에리마키'라는 캐릭터였는데 1920년대라는 시대적 배경에 잘 녹아들면서도 21세기의 소년만화를 보는 듯한 설정이 잘 어우러져 있었다.

성별도 없고 얼굴도 없는, '얼굴 없는 자' 에리마키는 목도리 대신 뱀을 두르고 식신처럼 부리며 성불하지 못한 망자를 먹어치우며 살아간다. 텅 빈 얼굴에는 그를 보는 사람의 마음에 가장 깊게 뿌리 내린 대상을 비춰 보여주는데 가깝게는 주술회전부터 멀게는 퇴마록의 익숙한 맛도 인상깊게 다가왔다.

분명 으스스한 호러소설로 읽기 시작했는데 읽다보니 오컬트 소년만화를 읽고 있는 기분이 들었다. 아마도 후루세와 에리마키의 유쾌한 티키타카 때문이 아니었을까.


사실 이 작품은 1920년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어 해당 시대의 지금은 미신처럼 느껴지는 여러 문화와 관습대해 세밀하게 묘사하는데 얼핏 들으면 이 작품을 접하는 데 있어 진입장벽처럼 느껴질 수 있는 이런 요소들을 지루하지 않고 속도감있게 잘 풀어냈다. 특히 낮설고 신기한 방식의 맞선 문화가 웃음과 충격을 자아냈다. 분명 낮선 단어들과 표현이 곳곳에 등장하는데 머리속에서는 해당장면이 그림처럼 떠오르는 것을 보니 작가의 필력이 보통이 아님을 깨닫게 된다.


책장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고 나니 표지와 차례 페이지의 부채의 이미지가 섬뜩하게 다가온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 따뜻한 감동까지 느껴지는 작품이었다.

온고쿠가 실제로도 존재하는 곳이었으면 하고 조심스럽게 바라게 된다.


이미 작가의 신작 뼈를 갉아 먹는 진주와 꽃의 우리가 일본에서는 출간되어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한다. 어떤 작품인지는 나중에 국내에 출간되어 봐야 알겠지만 이 작품 온고쿠 만으로 기타자와 도의 작품은 내게 믿고 기다리는 소설이 되었고 무엇보다 에리마키의 여정이 여기서 끝나지 않고 쭈욱 이어졌으면 좋겠다. 일본 호러소설을 좋아하는 분과 소년만화를 좋아하는 분들께 추천하고 싶은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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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 않는 벚꽃
유즈키 유코 지음, 김지연 옮김 / 문예춘추사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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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읽은 책은 국내 미스터리 소설의 팬들에게 '반상의 해바라기'와 '고독한 늑대의 피'로 잘 알려진 '유즈키 유코' 작가의 신작 '지지 않는 벚꽃'으로 문예춘추사를 통해 출간되었다.

앞선 두 작품 모두 사설탐정이 아닌 경찰수사를 통한 미스터리 소설의 진수를 잘 보여주었는데, 이번 작품인 '지지 않는 벚꽃' 역시 경찰 사회를 배경으로 작품을 풀어낸다.


소설 '지지 않는 벚꽃'은 스토킹 살인이라는 충격적이지만 우리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 일상적인 사건으로부터 시작한다. 이 참혹한 범죄가 사실은 경찰의 늑장대응으로 조치가 조금만 빨랐다면 막을 수 있었다는 제보가 기사화되어 공개되고 경찰에 대한 비난 여론이 거세지며 경찰은 시민들의 거센 질타를 받게 된다.

경찰은 비난 여론을 앞에 두고 경찰의 내부 정보를 신문사에 흘린 경찰 내부의 배신자를 찾아 조사를 시작한다.

그리고 이 작품의 주인공인 모리구치 이즈미는 자신이 해당 신문사의 기자이자 오래된 친구인 지카에게 경찰 내부 정보를 실수로 흘렸다는 것을 깨닫는다.

친구에게 의심받던 지카는 이즈미에게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지만 이즈미는 믿지 못하고 그러던 중 지카 역시 살해당하며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전개된다.


이 작품의 가장 큰 장점을 말하라면 나는 가독성을 첫째로 꼽을 것 같다.

400p정도의 분량이지만 장면 하나하나가 영화를 보는 것처럼 표현되어 어느 한 장면도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이 작품은 일본에서 2024년 6월에 개봉했다고 하는데, 소설을 읽으면서도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이 특히 좋았다.


나는 평소 경찰이라는 조직의 문화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었고, 특히 일본 경찰의 특수성에 대해 사전 지식이 하나도 없었지만 이 작품은 일본의 경찰문화에 대해 전혀 어렵게 헤메지 않게 독자를 이끌면서도 전문적이며 세밀하게 표현해낸다. 그리고 이런 글을 읽으며 작가의 역량과 필력에 다시 한번 감탄하게 된다.


"난 경찰이다. 내가 위험에 빠지더라도 시민을 지켜야 할 의무가 있어." 265p

"정의를 무시하고 국가를 지킬 수는 없어요." 307p

"누가 일본인의 정신이 무엇이냐 묻느냐면 아침 햇살에 빛나는 산벚꽃이라 답하리." 400p


이 작품이 흥미로운 이유는 단순히 경찰이 범죄를 수사한다는 데 있지 않다. 시민을 지켜야 하는 경찰이라는 조직이 자신의 잘못을 마주했을 때 어떤 모습을 보이는지, 그리고 조직의 명예와 개인이 지켜야 할 정의가 충돌할 때 무엇을 선택해야 하는지를 묻는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경찰 조직의 내부 갈등을 사건 해결의 배경으로만 소비하지 않고, 그 안에서 일하는 인물들이 어떤 신념과 책임을 짊어지고 있는지 생각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이 작품은 단순한 경찰 미스터리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책을 덮고 나니 '지지 않는 벚꽃'이라는 제목이 처음과는 다르게 다가온다. 아름답고 숭고하게만 느껴지던 벚꽃이 이제는 어딘가 숨 막히게 느껴진다. 지켜야 할 가치가 때로는 개인에게 어떤 무게로 다가오는지, 그리고 조직이 내세우는 명예가 과연 정의와 같은 것인지 생각하게 되기 때문이다.


빠른 전개와 인상적인 반전은 물론, 경찰이라는 조직과 그 안에서 정의를 지키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흥미롭게 읽을 만한 작품이다. 책을 덮은 뒤에도 제목의 의미를 곱씹게 된다는 점에서 오래 기억에 남을 미스터리였다.


미스터리 소설답게 결말부분의 반전과 여운까지 인상적인 작품이었고 이 모든 풍파를 겪고 한층 더 성장할 '모리구치 이즈미'의 다음 이야기를 그려낼 후속작이 있었으면 하고 기대하게 된다. 일본 사회파 미스터리의 진수를 보여준 작품으로 경찰소설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꼭 한번 읽어보시기를 추천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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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14587 2026-10-09 22: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작가님의 고독한 늑대의 피 를 책과 영화 둘다 감명깊게 읽었어서 작가님의 경찰 사회 배경 미스터리라고 해서 앞뒤 안재고 뛰어왔습니다 ㅋㅋ 정성껏 써주신 리뷰 잘 읽었습니다 해당 책도 잘 읽어보겠습니다 ㅋ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