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의 끝
히가시야마 아키라 지음, 민경욱 옮김 / 해피북스투유 / 2024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류 그리고 내가죽인사람, 나를죽인사람으로 유명한 히가시야마 아키라 작가의 죄의 끝을 읽었다.


소설은 대만의 근현대사를 거쳐 현대까지 이어져 오는 시대의 흐름을 그대로 그려냈던 '류'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는 소행성 충돌 전의 구세계와 소행성 충돌 당시의 혼란을 거쳐 디스토피아가 된 세계관 속에서 기득권과 소외층이 어떻게 생존했는지를 통해 신화가 된 남자 블랙라이더 너새니얼 헤일런의 일대기를 그린다.


너새니얼은 말이야, 이런 말을 하고 싶은 거야. 괜찮아. 당신이 인간을 먹은 건 죄에 의해 정화된 죄야. p157


소행성의 충돌으로 50억이 넘는 인구가 사망하고 세계는 분진으로 덮혀 기온이 내려가고 식량난에 허덕이게 된다. 소행성의 충돌에서 피해가 적은 지역은 캔디선이라는 구역으로 격리되어 기득권자들의 구역이 되고 캔디선밖의 생존자들은 아사를 피하기 위해, 지켜야 할 가족들을 먹이기 위해 결국은 시신을 먹기에 이른다.


자신을 신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던 너새니얼은 그를 신으로 추앙하던 구세계의 식인살인광 대니 래번워스에 의해 신으로 추앙받고 너새니얼의 행보는 과장과 곡해를 거쳐 캔디선 밖의 소외된 자들의 신화가 된다.


소설은 이미 신화로 전해지는 블랙라이더 너새니얼헤일런의 이야기를 네이선발라드의 시선에서 그려가는데, 네이선발라드의 이야기 역시 씁쓸하며 구슬프다.

네이선은 스카우트로, 백성서파의 타겟이 된 사냥감들을 수색해 화이트라이더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일을 한다. 네이선이 백성서파의 임무를 수행하고 돌아왔을 때 그의 아내 마리앤은 캔디선 내부의 정신이상자에게 살해당하고 방황하던 네이선은 조언에 따라 자신이 캔디선 밖에서 겪은 너새니얼의 이야기를 책으로 집필하기 시작하며 소설은 시작된다.


소설의 전체적인 구도는 노아 던의 백성서교와 블랙라이더 너새니얼의 대립으로 구성되는데 이 소설의 매력적인 포인트는 소설 속 악역이어야 할 백성서교의 시작이었던 노아 던의 이야기 역시 매우 성스럽게 그려나가고 있다는 점이다.

노아의 사망 역시 너새니얼의 신화 못지않게 신성이 흐르고 있어 선과 악은 관점에 따라 언제든 뒤바뀔 수 있는 혼란스러운 시대적 상황을 잘 표현하고 있었다.


백성서파나 화이트라이더의 정의 역시 149p가 넘어서야 표현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가의 필력이 대단해 전해줘야 할 정보를 적재적소에 활용하고 있어 소설을 읽으며 자연스럽게 흐름에 따라 이해할 수 있었다.


블랙라이더의 존재는 인간이라면 누구나 죄를 짓고 그 죄는 다 용서받을 수 있다는 인간들의 희망을 반영한 것이다. 너새니얼 헤일런이 없었다면 중서부와 남부의 사람들은 식인의 중압을 견디지 못했을 것이다. p23


특히나 이 소설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겨졌던 부분이 백성서파와 블랙라이더의 대립구도였는데 진정한 신앙을 지니면 굶주리지 않는다는 백성서파의 교리와 식인은 죄에 의해 정화된 죄라고 말하던 너새니얼의 교리는 마치 이상과 현실처럼 정면으로 충돌한다.

캔디선 안의 굶주리지 않은 자들은 백성서교의 이상을 충분히 쫓을 수 있었고 캔디선 밖의 굶주린 자들은 스스로를 위로하기 위해 너새니얼을 신앙삼아야만 했다.

이 부분이 지독히도 현실적으로 느껴졌던 까닭은 캔디선 안의 굶주리지 않은 자들이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단순히 캔디선을 피와 총으로 지키고 있는 것을 넘어 굳이 캔디선 밖으로까지 화이트라이더를 보내 그들의 교리에 반하는 자들을 살해했기 때문이다.


"너새니얼 헤일런을 죽이는 게 정말 옳은 일일까요? 이 여행에서 우리는 그에 관한 많은 이야기를 들었어요. 대부분은 나쁜 소문은 아니었구요."

"나쁜 소문을 내는 녀석은 다 놈에게 살해당해서겠지." p309


무엇보다 너새니얼의 신화 역시 관점에 따라선 선과 악이 뒤바뀔 수도 있다는 점을 분명히 보여주며 그 이후의 이야기는 소설 속 살아남은 자들에게 맡기며 마무리된다.



SF소설이란 기발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현실의 문제점을 보여줘야 한다는 말처럼 히가시야마 아키라 작가의 소설 죄의 끝은 디스토피아 세계관을 바탕으로 새롭게 써내려가는 종교의 이야기로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읽을 때도 소설에 포함된 수많은 상징성으로 많은 것들을 생각했지만 마지막 페이지를 덮고나면 더 많은 고민이 생겨나는 작품, 죄의 끝을 추천드린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파주 트리플 28
김남숙 지음 / 자음과모음 / 2024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자음과 모음의 트리플 시리즈의 28번째 작품 파주를 읽었습니다.

트리플 시리즈는 세 편의 단편 소설을 통해 작가와 작품, 독자의 트리플을 꿈꾸며 시작된 기획으로 저는 27번째 정해연 작가의 말은 안 되지만으로 처음 접하게 되어 이번에 김남숙 작가님의 파주까지 읽게 되었습니다.

2024년 젊은작가상을 수상한 김남숙 작가의 단편 소설 파주는 제목 그대로 파주에서 일어나는 1년간의 복수에 대한 글입니다.

어쩌면 죽고 싶었을 정도로 자신을 괴롭힌 군대 선임 정호에 대한 현철의 복수는 제가 상상했던 것 처럼 처절하거나 분노가 폭발하거나 하지 않았습니다.

어찌보면 이게 정말 복수가 될 수 있을까 싶은, 혹은 복수가 아니라 돈이 목적이었던 것일까라는 생각도 처음에는 들 정도로 시시한 복수였으니까요.

이 모든 일을 복수의 당사자들이 아닌 제 3자의 입장에서 그려지며 원래부터 별 볼일 없던 복수는 한층 더 시시하게 다가옵니다.

결국은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무너져버렸던 현철이 과거를 극복하지는 못하더라도 그래도 살아가기 위해 최소한으로 과거를 잊고 미래를 살기 위해 선택한 용서와 잊음의 조건이 열 두달의 백만원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현철이 제시했던 애매한 금액은 정호가 받아들이지 않으면 현철이 정호에게 말한대로 처절한 복수를 실제로 행할 용기가 없었던 현철이 자신의 복수와 용서 그리고 망각 사이에서 선택한 절충안처럼 느껴졌거든요.


가끔씩은 보게 될 거야. 동네가 좁으니까. 이사 가지만 않으면.

현철은 그때도 시시하게 말하면서 시시한 인사를 했다. p52


그렇게 1년간의 복수가 끝난 뒤 정호는 다시 모든걸 잊은 듯이 포동포동하게 살이 오르고 일상을 되찾아갑니다. 그간의 복수는 현철에게만 의미를 가지고 기억됩니다.

항상 주저앉아버리는 자신을 시시한 복수로 마무리하고 남은 앞으로의 삶은 잡아도, 잡지않아도 그만인 잉어킹처럼 마찬가지로 시시한 포켓몬고 만렙이라는 목표를 바라보며 살아갈 현철의 모습이 결국 정호에게 어떤 잘못을 저질렀는지 묻지 못하는 윤정과도 닮아 보입니다.

명목상의 시시한 복수로 자신을 위로하고 어떻게든 잉어킹을 잡으며 앞으로 나아가려는 현철의 모습은 생각보다 과거의 용서와 앞으로의 삶에대한 동기가 거창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말하는 것 처럼 느껴져 삶의 무게에 대한 조그마한 위로처럼 다가옵니다.

특히 이 모든 파주라는 별로 중요하지 않은, 어찌보면 일산이나 용인, 여주, 이천으로 바뀌어도 소설의 전개에 전혀 영향을 주지 않을 것 같은 소설의 배경이 제목으로 의미심장하게 박혀있는 것 조차 숨겨진 뜻이 있을 것 처럼 느껴집니다.

우리가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모든 것들이 생각보다 시시할 수도 있다같은 의미처럼요.


점차 그도 곧 나에게서 연락을 거두었다. -중략- 그는 다른 소설에 열광하며 다른 이에게 꼬박꼬박 선생이라는 칭호를 붙였다. p113


그런 사람에서 먼 외국의 휴양지에서 우연히 만난 과거의 인연은 마치 스토커처럼 달라붙지만 결국은 우연히 다가왔던 것 처럼 홀연히 사라집니다. 그리고 다른 작가를 찾아 떠납니다. 마지막 단편 보통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지수는 회사 일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지만 그들에게 닥쳐온 문제는 심각한 질병이 아니라 그저 탈모입니다.

김남숙 작가의 나머지 두편의 단편역시 파주와 비슷한 느낌으로 다가옵니다.

결국은 우리가 심각하게 생각했던 모든 일들이 생각보다 별 거 아닐 수 있다구요.

그러니 너무 깊고 무겁게 받아들이지말고 흘러가듯 자연스럽게 내버려둬도 될 일들이라고 말합니다.

트리플 시리즈의 단편 작품들은 꽤나 난해하게 다가오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욱 고민할거리가 많고 그렇게 작품을 제 주관대로 해석한 뒤 전문 평론가의 해설을 읽는 재미가 있습니다.

인생은 마냥 즐겁지 않고 때로는 견디기 버거울 정도로 차갑고 무거울 수 있지만 사실 그 또한 생각만큼 심각하지 않다고, 시시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것 처럼 느껴졌던 김남숙 작가의 트리플 시리즈, 파주를 추천드립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토리는 오늘도 놀고 싶어 - 에너자이저 고양이와 집돌이 집사가 함께 사는 법
닥터하랑 지음 / 싱긋 / 2024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동물에세이이면서 힐링에세이인 토리는 오늘도 놀고 싶어를 읽었습니다.
저는 언제 어디서든 원하는 만큼 서두르지 않고 조금씩 읽을 수 있는 에세이를 정말 좋아하는데요, 그 중에서도 반려동물이 등장하는 에세이를 특히 더 좋아합니다.
특히 삶이 힘들거나 지칠 때, 혹은 퇴근하고 텅 빈 집으로 들어왔을 때 적막해야 할 집에서 바스락바스락거리며 저를 반겨주는 누군가가 있다는 게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느꼈거든요.

그래서 고슴도치도, 강아지도 키워보았고 지금은 거북이와 함께 살아가고 있지만 길을 가다 예쁜 고양이가 보이면 멈춰서 쳐다보곤 합니다.
가끔 저를 졸졸 따라오는 고양이를 보면, 심지어는 같이 엘레베이터도 함께 타고 다니다보면 집에 데려가 키우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만 막상 또 키우게 되면 생각보다 책임져야 할 일들이 많아진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어서 잠깐의 만남으로 만족하곤 했거든요.

오늘은 그런 책임감의 무게를 이겨내고 길냥이었던 토리를 입양해 함께 행복하고 여유로운 삶을 살아가고 있는 유투버이자 웹툰 작가인 닥터하랑님의 반려동물과의 삶을 말하는 힐링에세이 토리는 오늘도 놀고 싶어를 읽었습니다.

책 뿐만이 아니라 초판 한정으로 토리의 싸인(?)과 토리가 가득 담긴 스티커가 함께 도착해서 더 기분 좋더라구요.
저는 컴퓨터 본체 옆에 각종 스티커를 붙이는 이상한 습관이 있는데 이제 토리도 제 본체 옆에서 매일 볼 수 있게 되겠네요.

특히 앙증맞은 토리의 싸인까지 인쇄되어 있어 와이프도 옆에서 너무 귀엽다고 난리였답니다.

토리와 집사의 행복한 삶의 한 장면이 가득 담긴 귀여운 사진들과 글귀를 읽다보면 어느새 내가 토리의 집사가 된 듯한 느낌도 받을 수 있었는데요. 사진으로 보다보면 어느새 귀여운 토리의 매력에 빠져 하랑님의 유투버까지 찾아가 토리의 영상을 찾아보고 있는 저를 발견하게 되더라구요.
그리고 왜 이 고양이의 영상을 527만회나 재생되었는지 자연스럽게 깨닫게 됩니다.

단순한 집사와 고양이의 관계가 아니라 서로에게 누구보다 소중한 존재가 된 고양이를 보다보면 알 수 없는 이유로 따뜻함을 느끼며 토리와 집사를 응원하게 되니까요.

토리는 오늘도 놀고 싶어에서 특히 제게 큰 위로를 안겨주거나 혹은 그냥 토리가 너무 귀여워! 싶은 장면을 추리고 추려서 소개드리자면!

토리는 머리가 좋아서 해도 되는 것과 하면 안 되는 것을 정확하게 알고 있다. 얄밉게도 관심을 끌 때는 일부러 하면 안 되는 행동들만 골라서 한다. p38

큰 웃음을 주던 미운 네살과 너무 비슷한 고양이 토리의 이야기

나의 든든한 해충 박멸 히어로 토리, 앞으로도 잘 부탁해 p78

고양이를 키우는 동생이 고양이 심심할까봐 방충망 일부러 열어놓고 갔던 충격적인 이야기가 생각났던 에피소드

화려하지 않아도 조금은 느려도 가장 보통의 평범한 일상이 나에게는 특별하고 소중하다. 삶이란 가장 평범한 보통의 하루 속에서 특별한 존재들을 하나씩 발견해내고 그 의미를 찾는 시선과 마음가짐을 배워가는 과정일지도 모르겠다. p175

변하지 않을 거라는 믿음으로 바라보는 시선은 참 중요하다. 그 시선은 변하게 될 것들도 변하지 않게 만드는 힘이 있다. 그건 사랑하지 못할 것들도 사랑하게 만드는 힘이다. 그래서 나는 토리가 나에게 보여준 그 시선을 가지고 살아보려고 한다. p200

그리고 고양이와의 특별하지만 평범한 일상에서 깨닫는 소소한 삶의 지혜까지.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이라면 고양이와의 추억이 떠올라 에세이를 읽는 내내 웃게 되고 고양이를 키워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나만없어 고양이.'라고 울상짓게 만들 책, 토리와 집사의 첫 만남부터 3년이 지난 오늘까지의 동거를 통해 평범한 사람과 평범한 동네 길고양이가 서로에게 그 무엇보다 특별하고 소중한 존재가 되는 과정을 함께 지켜보며 가슴 한켠으로는 따스한 위로도 받을 수 있는 에세이, [토리는 오늘도 놀고 싶어]를 추천드립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탄자니아로 신혼여행을 갑니다 - 전우애로 뭉친 신혼부부의 좌충우돌 탄자니아 여행기
이효림 지음 / 구텐베르크 / 2024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저는 여행에세이를 정말 좋아합니다.
제가 워낙 여행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실제로 여행을 자주 떠나지는 못하는데요.
아무래도 현실의 삶과 가족 때문에 만사제쳐놓고 여행을 가는 건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더 다른 사람들의 여행을 읽으며 대리만족을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타인의 여행 경험을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여행을 통해 배울 수 있는 것들을 조금씩 알아가기도 하구요.

이번에 읽은 여행에세이는 탄자니아로 신혼여행을 갑니다 인데요.
아무리 해외여행이 쉬워지고 많이들 간다고 해도 모든 해외여행은 어떻게 보면 조금씩은 도전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리고 그 중에서도 탄자니아로 떠나는 신혼여행은 인생 일대의 도전처럼 느껴지더라구요.
그래서 아직 출간되기도 전에 이 책 이름을 보고 꼭 한번 읽어보고 싶다, 그리고 나도 훌쩍 떠나보고 싶다라고 느꼈는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신혼여행을 하와이로 다녀왔는데요. 비단 저 뿐만이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들이 신혼여행은 분위기 좋고 사진찍으면 예쁘게 나오고 여행하기에도 편한 유럽이나 휴양지를 택하는데 이 부부는 왜 탄자니아로 떠났을까가 너무 궁금했어요.

저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일상에서 최대한 멀어지고 싶어서라고 답합니다.

특별한 경험을 하기 위해 떠나는 여행인 만큼 누구보다 더 특별한, 비록 힘은 더 들겠지만, 그런 여행을 하고 싶어 탄자니아로 떠났다고 합니다.
이 책을 읽으며 사랑하는 사람과 떠나는 도전적인 여행이 얼마나 현실적으로 힘들더라도 그렇기에 더 낭만적이고 멋있는지 다시한번 느껴지더라구요. 제게도 그런 도전의식도 생기구요.

이 책을 읽으며 인상적인 부분을 추리고 추려서 소개드릴게요.

📖허례허식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주변인을 모두 모아 결혼을 공표하는 과정은 그 자체로 마법같은 힘이 있엇다. 스무 살의 나는 몰랐던 것들이다. p39

📖다정하고 친절한 사람을 만나면 정신 똑바로 차릴 것. 그러나 그들이 하는 일을 나쁜 짓이라며 욕하고 화내지 말 것.

📖말을 꺼내준 로드릭에게 고마웠다. 돈 이야기에 버럭 화를 낼 것 같은 고객으로 보지 않았다는게 다행이었다. 덕분에 무례를 범하지 않을 수 있었다. 그의 굳은 표정이 이제야 이해가 되었다. 노동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요구하는 것 뿐인데 괜히 어깨가 움츠려든다. p98

📖당당하게 '외국인 요금'을 요구하는 건 더 비열한 방법을 모르기 때문일 것이다. 어느새 탄자니아 일주일 차, 내 마음에도 '하쿠나 마타타'가 들어왔다. p146

저는 다른 무엇보다도 저자의 탄자니아의 사람들에 대한 이해와 배려가 크게 다가왔는데요.
탄자니아 사람들의 어떻게 보면 사기와 기만에 가까운 행동들이지만 그들 문화의 특수성에 대해 이해하고 수용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이 에세이를 읽으며 조금씩 변화되는 것을 느낄 수 있었고 이를 통해서 쫓기듯 긴박한 일정의 여행이 아닌 여유로운, 말 그대로 힐링을 위한 여행으로서의 탄자니아를 느낄 수 있어 좋았습니다.

그렇게 14일간의 탄자니아 신혼여행기는 제게 새로운 도전에 대한 의욕을 심어주며 끝을 맺습니다. 신혼여행은 끝났지만 이들이라면 여름휴가던, 겨울휴가던 또 상상못할 곳에가서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을 것 같네요.

탄자니아로 떠난 여행에세이면서 신혼여행 이야기가 담긴 사랑과 연애 에세이로도 따뜻하게 읽을 수 있었던 책 '탄자니아로 신혼여행을 갑니다'를 추천드립니다.

책 첫페이지에 함께 여행을 떠나고 싶은 사람의 이름을 담아 선물해도 좋구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건축가와 함께 걷는 청와대, 서촌, 북촌 산책 - 도시 산책자를 위한 역사 인문 공간 이야기
김영욱 지음 / 포르체 / 2024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건축가와 함께 걷는 청와대, 서촌, 북촌 산책을 읽었습니다.

부제목은 도시 산책자를 위한 역사 인문 공간 이야기인데요.


이 책을 읽은 제가 느끼기에는 도심 속 산책코스를 건축가와 함께 걸으며 눈 앞에 보이는 다양한 공간들에 대해 안내해주는 것 같았어요.

단순히 이 공간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를 넘어 유래와 기원 그리고 비슷한 역할을 하는 세계의 여러 유명한 공간들까지 연관지어 설명해주면서요.


특히 인상적이던 부분은 저자가 내용을 전달하는 방식이었는데요.


어릴 적 숨바꼭질을 할 때 다락방이나 계단 아래에 숨은 경험이 있을 것이다. 휴먼 스케일의 공간에는 편안함이 있다. 이러한 공간에서 사람들이 아늑함을 느낀다. 그래서 사람들이 오래 머무른다. 다소 어수선한 것처럼 보이지만 서촌에는 왠지 모를 익숙함과 편안함이 있다. 우리가 해외에 관광을 달 때 그 도시의 오래된 좁은 골목과 집들이 옹기종기 모인 곳을 발견하고 기뻐하는 것과 비슷하다. 이런 곳은 정겨운 사람 냄새가 나기 때문이다. p66


어린 시절 할아버지가 손자에게 조곤조곤 알려주듯 편안하게 내용을 전달하는데 그 속에 공간과 사람에 대한 깊은 통찰이 느껴집니다. 전문적인 지식까지 더해지니 인자한 노교수님의 교양수업의 강의를 듣는 것 같습니다.


국내 서울 도심 여행 에세이이자 국내 역사학과 건축이야기까지 더해진 에세이 건축가와 함께 걷는 청와대, 서촌, 북촌 산책은 말 그대로 청와대와 그 주변 공간들에 대해 안내합니다.


처음은 청와대에 대한 건축가의 시선에서 바라보는 소개입니다.


청와대의 역사와 유래를 시작으로 백악관과의 비교, 세종대로와 프랑스 샹젤리제와의 차이에 이어 용산으로 이전된 대통령 집무실과 이와 가장 유사한 형태의 독일 관저까지 꼼꼼하고 디테일하게 설명한 뒤 이야기는 청와대 산책으로 이어집니다.


청와대는 대통령의 집무실 및 관저로 사용되었던 시설이며 현재에도 영빈관과 상춘재등은 여전히 실무에 사용되고 있습니다. 2022년 이후에는 일반 시민들에게 개방되어 현재는 미술관이자 역사 박물관 역할을 하고 있어 예약 후 관광코스를 겸해 산책까지 할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자리 잡았는데요.


덕분에 저도 아이가 조금 커서 걸을 수 있게 되면 와이프와 함께 청와대를 구경하고 주변 마을을 둘러보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이제 이 책을 통해 아내와 아이에게 더 잘난척을 하며 쫑알쫑알 설명해주며 지식을 뽐낼 수 있게 되었네요.


서촌과 북촌으로 이야기가 옮겨지면 이제 근현대사까지 이어지는 건축학이 시작됩니다.


대한민국의 심장과도 같은 청와대의 주변 마을에는 말 그대로 우리나라가 겪어온 역사가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건물은 남아있지 않더라도 터는 그대로 남아 공간을 통해 이야기 됩니다.


서촌의 치욕적인 공간 이완용과 윤덕영의 흔적부터 윤동주 하숙집터와 보안 1942의 이야기는 역사 속 이야기를 피부로 느낄 수 있을 것만 같은 공간으로 다가옵니다.

집은 없어져도 터가 남아 또다릇 뜻깊은 건물이 그 위에 세워지는 것을 보면 지금의 역사도 미래에는 공간으로 후세에 기억될 것 같아 왠지 기분이 이상해집니다.


아이가 생긴 이후 국내 여행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틈틈히 공부하고 있는데요. 가까운 서울에도 이렇게 아름답고 뜻깊은 공간이 많다는 것을 새삼스레 느끼며 아이에게 조금이라도 더 많은 것을 알려줄 수 있는 아빠가 되기 위해 책을 많이 읽어야겠다고 다시 한번 다짐합니다.


그 시작으로 서울의 옛날과 지금을 글과 사진으로 말하고 있는 국내여행 에세이, 건축가와 함께 걷는 청와대, 서촌, 북촌 산책을 추천드립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