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고 그가 하루 종일 책을 읽었다는 말은 아니다. 그냥 책들이 거기 있다는생각만으로도 행복했다.
"언제라도 내킬 때면 그것들을 즐길 수 있음을 알기에그것들을 소유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이미 만족한다. 나 - P89

는 전쟁 때나 평화 시에도 책 없이 여행한 적이 없다. 하지만 여러 날 여러 달이 지나도록 책을 들여다보지 않을 때도 많다. 차차 읽게 되겠지, 이렇게 나 자신에게 말한다.
내일이나, 아니면 언제든 마음이 내킬 때책이란 삶이라는 여행에 가져갈 수 있는 최고의 양식임을 깨달았다" (『몽테뉴의 자서전』, 131쪽). 책은 인간과는 달리, 마음을 짓누르거나 수다를 떨거나 떼어버리기 어렵지가 않다. 책은 불러내지 않으면 다가오지 않는다. 마음 내키는 대로 이 책이나 저 책을 집어 들 수 있다. "책들이 나의 왕국이니, 나는 이곳에서 절대군주가 되어 지배하다." 책들이 자기들의 의견을 말하면 그도 자신의 견해를 말했다. 그들은 나름의 생각을 발언하고 그에게 생각하도록 자극한다. 그가침묵하면 전혀 그를 방해하지 않고 오직 그가 물어볼 때만말을 한다. 이곳이 그의 왕국이었다. 그들은 그의 만족을위해 봉사했다.
몽테뉴는 자기가 책을 어떻게 읽는가, 무엇을 즐겨 읽는가 하는 것을 더할 수 없이 탁월한 방법으로 이야기했다.
책과 그의 관계는 다른 모든 일과의 관계가 그렇듯이 자유의 관계였다. 그는 기꺼이 마음이 내키는 때에만, 또 마음내키는 만큼만 읽었다. 자신의 임무를 포기한 것은 새로운 - P90

임무를 얻기 위한 것은 아니었다. 젊은 시절에는 ‘남들에게 보이려고‘ 자랑삼아 빼기려고 읽다가 훗날에는 좀 더 지헤로워지려고 읽었고, 이제는 만족을 위해서 더 많이 읽었치, 절대로 어떤 목적이나 이익을 위한 것은 아니었다. 어떤 책이 너무 지루하면 다른 책을 집어 들었다. 어떤 책이너무 어려우면 "나는 책에서 만나는 난관 때문에 손톱을물어뜯거나 하지는 않았다. 한두 번 노력해본 다음 그것을포기한다. 내 정신이 도약을 하면 되니까. 첫눈에 어떤 구철을 이해하지 못하면 노력을 거듭해도 아무 소용이 없다.
그래봤자 점점 더 모호해질 뿐이다." 노력이 요구되는 순간이 오면 이 ‘느긋한 독자‘는 책을 그대로 놓아버렸다. "이런 구절들 때문에 땀을 흘릴 필요는 없다. 나는 언제든 원하면 이 책을 놓아버릴 수 있다."
그는 학자 또는 스콜라 철학자가 되려고 탑 속으로 들어간 것은 아니었다. 책이 자기를 자극하기를, 그리고 이런자극을 통해 뭔가를 가르쳐주기를 원했을 뿐이다. 그는 체계적인 것을, 낯선 의견이나 지식을 강요하는 것을 모조리싫어했다. 교과서의 요소는 무엇이든 싫었다. "일반적으로나는 직접 학문을 다룬 책들을 고를 뿐, 학문으로 이끌어주는 책들을 고르지는 않는다." 게으르고 불규칙한 독서 - P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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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장에 고기를 가득 채운다 해도 그것을 소화할 수가없다면 대체 무슨 소용인가? 우리 안에서 바뀌지 않는다면? 우리를 강하게 만들고 우리 힘이 되어주지 않는다면??
콜레기움의 스콜라 학자들이 그에게 사실과 숫자와 법칙과 체계들을 익히게 한 것이- 아무 까닭 없이 당시 그런 학교의 교사들을 현학자라고 부른 것은 아니었으니 특히 그의 마음에 들지 않았다. 선생들이 책에 담긴지식을 강제로 암기시키고, 또 그들이 말해주는 내용 대부분을 스스로 깨달을 수 있는 최고의 학생들에게 그런 책속의 망상을 설명해주는 게 싫었다. 받아들인 지식이 지나치게 많아서 학생 스스로 자신의 세계상을 만들어나가는 능력을 죽이고 있었다. "습기가 너무 많으면 식물이 시 - P62

들고 기름이 너무 많으면 램프의 불이 꺼지듯이, 우리 정신의 능력도 공부할 재료가 너무 많으면 나쁜 영향을 받는다." 이렇게 주입된 지식은 기억력에 부담을 주어 영혼이기능하지 못하게 한다. "무언가를 암기한다는 것은 무언가를 안다는 뜻이 아니라, 그냥 무언가를 기억 속에 지니고있다는 뜻일 뿐이다."
리비우스와 플루타르코스의 책에서 카르타고 전쟁의 연도를 아는 것보다 스키피오와 한니발의 성격을 아는 것이중요한 일이고, 차가운 역사적 사실이 아니라 그 인간적이고 영적인 내용이 중요하다. 뒷날 어른이 된 다음에 그는 자기에게 규칙과 사실 들을 억지로 주입한 학교 선생들에게 나쁜 점수를 주면서 좋은 교훈 하나를 가르쳐주었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 선생님들은 학생이 단순한 기억을 통해 무엇을 얻었는지가 아니라, 그가 자기 삶의 증언을 통해 무엇을 얻었는지를 평가해야 한다. 젊은이가 읽은 것을 모조리 스스로 검토하고 걸러내게 하고, 그 어느 것도 그냥 충실하게믿거나 권위에 기대어 무조건 받아들이게 해서는 안 된다.
극히 다양한 의견들을 젊은이에게 제시하는 것이 옳다. 능력이 있다면 그는 스스로 선택을 할 것이요, 그렇지 않다 - P63

생각하는 인간에게 찾아오는 가장 아름다운 행운은 탐구할 수 있는 것을 탐구하고, 탐구할 수 없는것을 조용히 숭배하는 일이다(괴테, 「격언과 반성』). - P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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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 무시무시한 과제가 자기 내면의 독립성을 지킨다는 의미일 뿐이라는 것을 매우 잘 알고 있었다. 그러므로 그의 투쟁은 순전히 방어에만 국한된 것이었다. 저 내면의 보루, 괴테가 ‘치타델레‘Zitadelle라 불렀던 ‘성채 내부의작은 보루‘를 잘 지키고 아무도 그 안에 들어오지 못하게하는 일에만 국한되었다. 그의 전략과 기술이라야 가능한한 외부에 눈에 띄지 않게 남아 있는 것이었다. 일종의 위장용 외투를 입고 세상을 지나쳐 가면서, 자기 자신을 향하는 길을 찾아내는 것이었다. - P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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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무를 이행하는 건 아무것도 아니라는 걸, 하지만 그게당신이 해야 할 일이라는 걸 명심하세요. 그리고 손이 더러워지면 반드시 씻는 것보다 더 기특한 일은 없다는 것도요. 단한 가지 중요한 것은 의무에 대한 사랑입니다. 사랑과 의무가하나면 은총이 당신 안에 머물 거예요. 그리고 당신은 모든이해를 초월하는 행복을 맛볼 겁니다." - P2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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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하는 거 없어요. 당신이 조금은 덜 불행했으면 하는 바람뿐이에요."
그녀는 그가 경직되는 걸 느꼈다. 대답하는 그의 목소리가매우 차가웠다.
"내가 불행하다니 착각이야. 당신 생각을 자주 하기엔 할일이 너무 많아."
"나도 수녀원에서 일하고 싶은데 그분들이 허락할지 모르겠어요. 일손이 많이 부족하니 내가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있다면 마다하지 않을 거예요."
"쉬운 일도 아니고 즐거운 일도 아니야. 당신이 오래 버틸수 있을지 의문이오."
"나를 경멸하나요, 월터?"
"아니." 망설이는 그의 목소리가 이상했다. "나 자신을 경멸해." - P181

"알겠지만, 평화는 일이나 쾌락, 이 세상이나 수녀원이 아닌자신의 영혼 속에서만 찾을 수 있답니다." - P1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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