쥘 드 고티에의 보바리슴이 엠마의 증상에 착목했다면 다니엘 페나크의 보바리슴은 독자의 정신과 관련된 것이다. 그에 따르면 보바리슴이란 "오로지 감각만의 절대적이고 즉각적인 충족감‘에 다름아니다. 즉 상상이 극에 달해 온 신경이 떨려오고 심장이 달아오르며 아드레날린이 마구 분출되는 가운데 주인공의 세계에 완전 동화되어, 어처구니없게도 대뇌마저 (잠시나마) 일상과 소설의 세계를 혼동하기에 이르는현상, 즉 소설을 읽는 독자가 겪는 정신적 변화를 말하는 것이다. 그 순간의 내가 겪은 일은 그러니까 나 혼자만의 독특한 경힘이 아니라 엠마 보바리 이후로 수많은 독자들이 경험한 일의재현이었던 것이다. - P2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