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배나 굴욕의 수치심으로 영혼을 다친 사람에게 다가가는일이 절대 쉽지 않음을 잘 알지만, 이때의 경험을 통해 나는누군가를 돕고 싶은 첫 번째 충동에 주저 없이 순종해야 한다는 사실을 배웠다. 공감의 말과 행위는 도움이 가장 절실한순간에만 참된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 P33

그 후로 내가 돈을 무시했다고 말하면 거짓말일 터다. 돈이줄 수 있는 즐거움과 자극을 나는 절대 과소평가하지 않는다.
모든 방문객에게 하듯이, 나는 돈에도 모든 문을 활짝 열어둔다. 하지만 돈은 방문객 그 이상은 아니다. 나는 돈의 주인이아니고, 돈이 내 삶의 지배자가 되는 것도 원치 않는다. 그날의 경험을 통해 나는 지울 수 없는 교훈을 배웠다. 우리의 진정한 안전은 가진 재산에 있지 않고, 우리가 누구고 어떤 사람이 되느냐에 달렸다. - P44

그것은 우리가 비인간적이어서가 아니라, 작은 심장 하나를 가진 인간이기 때문이다. 우리의 심장은 너무 작아서 일정량 이상의 불행을 감당하지 못한다. 공감 능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그런 ‘역사적 시대‘에 너무 많은 일이 벌어지기 때문이고, 우리의 마음이 당장 벌어지고 있는 일에서 잠시 떠나 아무런 감정도 일지 않는다면, 이는 그것을 감당할 힘이 부족하기 때문이지 선한 의지가 없어서가아니다. - P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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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되어도담담해지기 어려운 고민이 들 때 이 그림과 제발을 한번 들여다보곤 한다. "야, 내 그림 발에 신고 다니면 안 돼~" 하는 듯한 허필의 너스레에 다시 웃을 때마다, 내 마음 위로덮인 단단한 얼음도 쩍 하고 금이 가는 기분이 든다. 웃음이 가진 온기는 진실로 추위를 이긴다는 것을 허필의 〈묘길상도>에서 배우곤 한다. - P1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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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머니에 넣고 다니다가 납작하게 눌린종이 별처럼. 누구에게도 선물할 수 없는, 내게만 애틋한것이 되어버린 의미들을 생각하면 서늘해진다. - P82

"사람이 힘들면 말 없는 것에 마음을 쏟아.‘
말 없는 것에 마음을 쏟는 일. 버티고 견디기 위해서 편안한 침묵 앞으로 다가가던 그때의 내 마음에 그가 붙여준 이름을 나는 오래 기억한다. - P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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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자기가 볼 때는 망친 것같이 보여도, 일단은 좀 기다려보면 좋을 것 같아요. 다른 사람이 봤을 때는 좋을 수도 있으니까요." - P56

다른 전공 밭에 떨어진 연구자의 말로는 대개 이런 법이다. - P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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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끼다 잉크가 굳어버린 볼펜 한 자루에도 평생의 애착을 간직하는 이라면, 조금 더 즐거우실지도 모르겠다. 박물관은 인류의 맨아래 칸 서랍 같은 곳이니까.
이 세상에는 물건에 무슨 마음이 있냐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고, 오히려 물건이기에 만든 사람, 사용한 사람, 간직하고 고친 사람의 마음이 다 담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 나같은 사람도 있다. 사람의 눈길과 손길이 닿은 물건에 깃든 마음을 들여다보면, 거울처럼 지금의 자신이 비친다.
그러므로 유물에 담긴 시간을 바라보는 이는 자기 안의 - P8

시간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유물이 놓인 공간들 속에서나의 자리를 돌아보게 될 것이다. 박물관을 쓰는 일도 그러하다. 열 손가락으로 헤아려지지 않는 수백, 수천년 너머의 옛날로 출발해도, 글의 끝은 늘 우리가 살아가는 나날이 얼마나 애틋한지로 돌아오곤 한다. - P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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