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 덧붙일 수가 있었다. "내가 그렇게 훌륭하게 말할 수 없는 것을 종종 다른 사람이 말하게 했다. 나는 빌려온 것들을 일일이 헤아리지 않고 그냥 그 무게만을 달아본다." 그는 일부러 이름들을 빼먹었다. 이 모든 것을 그는 기꺼이인정한다. "그 많은 가능성들 사이에서 빌려오면서 그것을 훔치거나 변조하거나 위장해서 전혀 새로운 결론에 맞출 수 있으면 마음이 기쁘다." 그는 뒤에서 비추는 사람이지 문필가가 아니었으며, 자기가 끄적거리는 것을 지나치게 진지하게 여기지도 않았다.
"내가 이렇게 글을 쓰면서 나 자신에게도 책임을 지지않는 판에, 그것이 만족스럽다 해도 다른 사람을 위해 책임을 지려는 것은 아니다. 정보를 찾는 사람은 정보들이헤엄치는 물속으로 뛰어들어 낚시질을 해야 한다." 몽테뉴는 끊임없이 자유를 요구하면서 자기가 문필가도, 철학자도, 완벽한 예술가도 아니라는 말을 되풀이한다. "내가 말하거나 인용하는 것이 언제나 모범이나 권위나 전형으로여겨져서는 안 된다." "내가 그것들을 다시 읽어야 한다면이는 내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런 일은 끔찍하다." 저뜨내기나 부랑자를 반대하는 법이 있듯이 쓸모없고 뻔뻔스럽게 끄적거려서는 안 된다는 법이 있다면, 자기 자신과96 - P96

백 명쯤 되는 다른 사람들이 왕국에서 쫓겨날 것이라고 그는 말한다. "나는 책을 쓰는 저자가 아니다. 내 과제는 내삶에 형태를 부여하는 것이다. 그것이 나의 유일한 직업이며 유일한 소명이다."
작가가 아닌 사람, 인용을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도 모르는, 그래서 이따금 몇 가지 생각을 형식도 없고 아무런 속박도 없는 방식으로 적어놓는 귀족 몽테뉴는 그런 상태에서도 절대로 물리는 법이 없이 자신을 묘사했다. 그리고처음 몇 년 동안 쓰인 수필들에 대해서는 방금 묘사한 이초상이 상당히 옳다. 그렇다면 어째서 몽테뉴는 보르도에서 이 수필들을 두 권의 책으로 묶어 인쇄하기로 했는지물어보지 않을 수 없다. 그는 자기가 보고 싶은 대로 자신을 그렸다. 작은 허영심을 가지고 자기가 얼마나 글을 못쓰는지, 얼마나 게으르고 문법에 대해서도 잘 모르고 기억력도 나쁜지를 거듭 강조했다. 자기가 정말 말하고자 하는것을 표현할 능력이 없다고도 했다.
하지만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몽테뉴는 문필가가 되었다. 출판이 그를 문필가로 만들었고, 그래서 뒷날의 수필에서는 자신의 그림자를 분명히 드러냈다. 모든 공공성은거울이다. 인간은 자신이 관찰당한다는 것을 알면 다른 얼9 - P97

•굴을 드러낸다. 정말로 책들이 나오자마자 몽테뉴는 다른사람을 위해 글을 쓰기 시작했다. 수필들을 고치기 시작했다. 보르도 판본은 그가 죽는 순간까지 모든 표현을 갈고닦았으며 구두점을 바꾸었음을 보여준다. 또한 뒷날의 판본들은 수많은 끼워 넣기를 보여준다. 그것들은 인용으로가득 차 있다. 그는 자기가 책을 많이 읽었다는 것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믿었다. 그리고 언제나 거듭 자신을 중심에 두었다. 이전에는 자신을 알기 위해서 자신을 탐색했다면, 이제는 자기가 누군지를 세상에 보여주려고 하며, 가장 세세한 부분에 이르기까지 정밀한 자신의 초상화를 내놓으려 했다. 전체적으로 보면 처음 판본에 자기 자신에대한 이야기가 적다는 것이 더 많은 말을 해준다. 그 모습이 진짜 몽테뉴, 탑 속의 몽테뉴이며, 자신을 모색하는 몽테뉴이다. 처음 판본에는 더 많은 자유와 정직함이 있다.
가장 지혜로운 사람조차 유혹을 피하지 못한다. 처음에는자신을 알고자 하지만 나중에는 자신을 보여주려고 하는것이다. - P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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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그가 하루 종일 책을 읽었다는 말은 아니다. 그냥 책들이 거기 있다는생각만으로도 행복했다.
"언제라도 내킬 때면 그것들을 즐길 수 있음을 알기에그것들을 소유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이미 만족한다. 나 - P89

는 전쟁 때나 평화 시에도 책 없이 여행한 적이 없다. 하지만 여러 날 여러 달이 지나도록 책을 들여다보지 않을 때도 많다. 차차 읽게 되겠지, 이렇게 나 자신에게 말한다.
내일이나, 아니면 언제든 마음이 내킬 때책이란 삶이라는 여행에 가져갈 수 있는 최고의 양식임을 깨달았다" (『몽테뉴의 자서전』, 131쪽). 책은 인간과는 달리, 마음을 짓누르거나 수다를 떨거나 떼어버리기 어렵지가 않다. 책은 불러내지 않으면 다가오지 않는다. 마음 내키는 대로 이 책이나 저 책을 집어 들 수 있다. "책들이 나의 왕국이니, 나는 이곳에서 절대군주가 되어 지배하다." 책들이 자기들의 의견을 말하면 그도 자신의 견해를 말했다. 그들은 나름의 생각을 발언하고 그에게 생각하도록 자극한다. 그가침묵하면 전혀 그를 방해하지 않고 오직 그가 물어볼 때만말을 한다. 이곳이 그의 왕국이었다. 그들은 그의 만족을위해 봉사했다.
몽테뉴는 자기가 책을 어떻게 읽는가, 무엇을 즐겨 읽는가 하는 것을 더할 수 없이 탁월한 방법으로 이야기했다.
책과 그의 관계는 다른 모든 일과의 관계가 그렇듯이 자유의 관계였다. 그는 기꺼이 마음이 내키는 때에만, 또 마음내키는 만큼만 읽었다. 자신의 임무를 포기한 것은 새로운 - P90

임무를 얻기 위한 것은 아니었다. 젊은 시절에는 ‘남들에게 보이려고‘ 자랑삼아 빼기려고 읽다가 훗날에는 좀 더 지헤로워지려고 읽었고, 이제는 만족을 위해서 더 많이 읽었치, 절대로 어떤 목적이나 이익을 위한 것은 아니었다. 어떤 책이 너무 지루하면 다른 책을 집어 들었다. 어떤 책이너무 어려우면 "나는 책에서 만나는 난관 때문에 손톱을물어뜯거나 하지는 않았다. 한두 번 노력해본 다음 그것을포기한다. 내 정신이 도약을 하면 되니까. 첫눈에 어떤 구철을 이해하지 못하면 노력을 거듭해도 아무 소용이 없다.
그래봤자 점점 더 모호해질 뿐이다." 노력이 요구되는 순간이 오면 이 ‘느긋한 독자‘는 책을 그대로 놓아버렸다. "이런 구절들 때문에 땀을 흘릴 필요는 없다. 나는 언제든 원하면 이 책을 놓아버릴 수 있다."
그는 학자 또는 스콜라 철학자가 되려고 탑 속으로 들어간 것은 아니었다. 책이 자기를 자극하기를, 그리고 이런자극을 통해 뭔가를 가르쳐주기를 원했을 뿐이다. 그는 체계적인 것을, 낯선 의견이나 지식을 강요하는 것을 모조리싫어했다. 교과서의 요소는 무엇이든 싫었다. "일반적으로나는 직접 학문을 다룬 책들을 고를 뿐, 학문으로 이끌어주는 책들을 고르지는 않는다." 게으르고 불규칙한 독서 - P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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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장에 고기를 가득 채운다 해도 그것을 소화할 수가없다면 대체 무슨 소용인가? 우리 안에서 바뀌지 않는다면? 우리를 강하게 만들고 우리 힘이 되어주지 않는다면??
콜레기움의 스콜라 학자들이 그에게 사실과 숫자와 법칙과 체계들을 익히게 한 것이- 아무 까닭 없이 당시 그런 학교의 교사들을 현학자라고 부른 것은 아니었으니 특히 그의 마음에 들지 않았다. 선생들이 책에 담긴지식을 강제로 암기시키고, 또 그들이 말해주는 내용 대부분을 스스로 깨달을 수 있는 최고의 학생들에게 그런 책속의 망상을 설명해주는 게 싫었다. 받아들인 지식이 지나치게 많아서 학생 스스로 자신의 세계상을 만들어나가는 능력을 죽이고 있었다. "습기가 너무 많으면 식물이 시 - P62

들고 기름이 너무 많으면 램프의 불이 꺼지듯이, 우리 정신의 능력도 공부할 재료가 너무 많으면 나쁜 영향을 받는다." 이렇게 주입된 지식은 기억력에 부담을 주어 영혼이기능하지 못하게 한다. "무언가를 암기한다는 것은 무언가를 안다는 뜻이 아니라, 그냥 무언가를 기억 속에 지니고있다는 뜻일 뿐이다."
리비우스와 플루타르코스의 책에서 카르타고 전쟁의 연도를 아는 것보다 스키피오와 한니발의 성격을 아는 것이중요한 일이고, 차가운 역사적 사실이 아니라 그 인간적이고 영적인 내용이 중요하다. 뒷날 어른이 된 다음에 그는 자기에게 규칙과 사실 들을 억지로 주입한 학교 선생들에게 나쁜 점수를 주면서 좋은 교훈 하나를 가르쳐주었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 선생님들은 학생이 단순한 기억을 통해 무엇을 얻었는지가 아니라, 그가 자기 삶의 증언을 통해 무엇을 얻었는지를 평가해야 한다. 젊은이가 읽은 것을 모조리 스스로 검토하고 걸러내게 하고, 그 어느 것도 그냥 충실하게믿거나 권위에 기대어 무조건 받아들이게 해서는 안 된다.
극히 다양한 의견들을 젊은이에게 제시하는 것이 옳다. 능력이 있다면 그는 스스로 선택을 할 것이요, 그렇지 않다 - P63

생각하는 인간에게 찾아오는 가장 아름다운 행운은 탐구할 수 있는 것을 탐구하고, 탐구할 수 없는것을 조용히 숭배하는 일이다(괴테, 「격언과 반성』). - P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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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 무시무시한 과제가 자기 내면의 독립성을 지킨다는 의미일 뿐이라는 것을 매우 잘 알고 있었다. 그러므로 그의 투쟁은 순전히 방어에만 국한된 것이었다. 저 내면의 보루, 괴테가 ‘치타델레‘Zitadelle라 불렀던 ‘성채 내부의작은 보루‘를 잘 지키고 아무도 그 안에 들어오지 못하게하는 일에만 국한되었다. 그의 전략과 기술이라야 가능한한 외부에 눈에 띄지 않게 남아 있는 것이었다. 일종의 위장용 외투를 입고 세상을 지나쳐 가면서, 자기 자신을 향하는 길을 찾아내는 것이었다. - P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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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무를 이행하는 건 아무것도 아니라는 걸, 하지만 그게당신이 해야 할 일이라는 걸 명심하세요. 그리고 손이 더러워지면 반드시 씻는 것보다 더 기특한 일은 없다는 것도요. 단한 가지 중요한 것은 의무에 대한 사랑입니다. 사랑과 의무가하나면 은총이 당신 안에 머물 거예요. 그리고 당신은 모든이해를 초월하는 행복을 맛볼 겁니다." - P2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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