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사람의 총애를 받고, 한 사람 한 사람에게서는 따돌림을 당한 나는 이를테면 팔다 남은 물건이었다. 내 나이 일곱살에 기댈 곳이라고는 나 자신밖에 없었다. 그러나 나 자신은아직 존재하지도 않았다. 그것은 바야흐로 시작된 세기가 제시름을 비추고 있는 황량한 거울의 궁전이었다. 나는 나 자신을 마련하겠다는 커다란 욕구를 채우기 위하여 태어났다. 그러나 내가 그때까지 안 것이라고는 응접실의 개나 가질 만한 그런 허영심뿐이었다. 오만할 수밖에 없게 몰린 나는 ‘오만한 자‘
가 되고 말았다. 아무도 나의 존재를 진심에서 바라지 않았기때문에 나는 이 세상에서 불가결한 존재라는 건방진 생각을스스로 품게 되었다. 그보다 더 교만한 생각이, 그보다 더 어리석은 생각이 또 어디 있겠는가? 사실인즉 내게는 다른 선택의여지가 없었다. 몰래 무임승차를 한 내가 기차 좌석에서 잠이들었다. 그러자 차장이 나를 흔들어 깨웠다. "차표를 보여 주시오!" 나는 차표를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을 시인할 수밖에 없었다. 그 자리에서 운임을 내려고 해도 돈이 없었다. 나는 우선 내 잘못을 인정했다. 신분증명서는 집에 놓고 왔으며, 어떻게 개찰원의 눈을 속였는지는 이미 생각이 안 나지만 불법으로 차에 올라탄 것만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나는 차장의 권위에 대해서 시비를 걸기는커녕 그 직무를 존중한다고 소리 높이 외치고, 그의 어떠한 처분에도 따르겠다고 미리 선언했다.
이 자기 비하의 극점에서 내가 빠져나갈 길이라곤 오직 상황을 뒤집어 엎는 것밖에 없었다. 그래서 나는 중대하고도 비밀스러운 이유 때문에 디종으로 가야만 하는데, 그 이유란 프랑스와 아마도 전 인류의 운명과 관련이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 새로운 관점에서 본다면, 열차의 모든 승객 중에서 나만큼 - P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