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 때에도 그랬다. 그래도 모든 것을 빌릴 수 있었으니까 나는그것이 괴롭지는 않았다. 다만 나는 여전히 추상적인 존재였다.
이 세상의 재물은 그 소유자에게 자신이 어떤 사람인가를 보여준다. 반대로 내게는 그것이 내가 어떤 사람이 아닌가를 가리켜 보였다. 나의 존재는 단단하지도 한결같지도 않았다. 나는아버지가 한 일을 장차 계승할 자도 아니었고, 강철 생산에 필요한 자도 아니었다. 한마디로 나는 혼이 없는 존재였다. - P97
때때로 나는 지나가는 시간의 애무를 느낀다. 또 어떤 때는 대부분의 경우가 그렇지만시간이 지나가지 않는 것을 느낀다.
1분 1분이 부르르 떨며 밀어닥쳐서 나를 집어삼키고는 여간해서 죽지 않는다. 썩었으면서도 아직 살아 있는 그 시간들을 쓸어 없애면, 좀 더 신선하지만 역시 똑같이 허망한 시간이 대신들어앉는다. 이 혐오감이 이른바 행복이라는 것이다. 어머니는 - P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