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란 직업에 종사하고 있을 때는 위신과 긍지를 갖추고 있는 법이고 일하는 행복을 누려야 할 터이다. 그런데도 하루 여덟 시간을 일할 수 있는 행운을 가진 그녀가 어째서 자기의 삶을 마치 불치의 병처럼 한탄하는 것일까? 내가그녀의 넋두리를 할아버지에게 고하자 그는 웃음을 터뜨렸다. - P91

세상의 질서가 견딜 수 없는 무질서를 그 속에 숨기고 있다는 것을 이제 알게 되었으니 말이다.  - P92

아버지가 살아 있었다면 어떤 꾸준한 고집이 내 속에 뿌리•박혔으리라. 아버지의 기분이 내 원리 원칙이 되고, 그의 무지가 내 지식이 되며, 그의 원한이 나의 오만으로, 그의 괴벽이나의 율법으로 변해서, 그는 내 속에 자리 잡고 있었으리라.
그 존경스러운 입주자는 나로 하여금 나 자신에 대한 존경심을 기르게 해 주었으리라. 그리고 그 자존심을 토대로 삼아 내삶의 권리를 일으켜 세웠으리라. 나를 만든 아버지가 내 장래를 결정해 놓았으리라. 나는 공과 대학생이 될 팔자를 타고나서 평생이 보장되었으리라. 그러나 장바티스트 사르트르는 비록 내 운명을 알았다 하더라도, 그 비밀을 가지고 사라져 버린 것이다. - P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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