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살아 있었다면 어떤 꾸준한 고집이 내 속에 뿌리•박혔으리라. 아버지의 기분이 내 원리 원칙이 되고, 그의 무지가 내 지식이 되며, 그의 원한이 나의 오만으로, 그의 괴벽이나의 율법으로 변해서, 그는 내 속에 자리 잡고 있었으리라.
그 존경스러운 입주자는 나로 하여금 나 자신에 대한 존경심을 기르게 해 주었으리라. 그리고 그 자존심을 토대로 삼아 내삶의 권리를 일으켜 세웠으리라. 나를 만든 아버지가 내 장래를 결정해 놓았으리라. 나는 공과 대학생이 될 팔자를 타고나서 평생이 보장되었으리라. 그러나 장바티스트 사르트르는 비록 내 운명을 알았다 하더라도, 그 비밀을 가지고 사라져 버린 것이다. - P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