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의 온도 사전 - 체온 36.5℃를 기준으로 보는 우리말이 가진 미묘한 감정의 온도들
김윤정 지음 / 구텐베르크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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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의온도사전 #김윤정지음 #구탠배르크 # 순우리말 #서평 #도서협찬 #북스타그램 #글스타그램 #책스타그램

복잡미묘한 사람의 마음을 우리말만큼 다층적으로 표현해낼 수 있는 언어가 과연 또 있을까? <우리말의 온도사전>을 읽으면서 단어의 뜻보다는 그 단어가 지닌 온도에 더 집중할 수 있어서 좋았다. 또한 학생들을 바라보는 따스한 시선을 글을 통해 느낄 수 있었으며, 아직 여물지 않은 아이들의 감정까지 세심히 들여다볼 줄 아는 교사라는 사실이 글 곳곳에서 단번에 드러났다.

이 책 속에 나오는 ‘닻단어’와 ‘쪽단어’들은 각기 다른 온도를 지니고 있었다. 일상에서 흔하게 쓰는 단어인데도 미처 나는 그 온도를 제대로 들여볼 여유가 없었던 것 같다. 사람의 감정과 닿아 있는 단어이기에 그 단어가 입 밖으로 나오는 순간 말의 온도로 직결되고, 누군가의 마음을 데우기도 하고 식게 하기도 한다. 그러므로 더 적절하고 따뜻하게 사용해야겠다는 마음도 들었다. 이러한 노력은 타인의 감정까지 어루만져 주고, 품어줄 수 넓은 아량으로 이어진다. 단어의 온도가 높을수록 타인을 향한 시선도 따스해질 것이며 나아가 공감하는 능력 역시 좋아질 것이다.

닻단어를 먼저 알고, 파생된 쪽단어를 들여다보면 ‘아, 단어에도 체온과 같은 온도가 저마다 있었구나’하고 느끼게 된다. 미묘한 차이로 어떤 단어는 조금 더 차갑게 느껴지기도 하고, 어떤 단어는 더 뜨겁게 다가오기도 했다. 게다가 경험을 바탕으로 한 저자만의 사유를 가져와 단어의 온도를 해석해 주는 글이 무엇보다 매력적이었다. ‘이렇게도 이 단어를 풀어낼 수 있다고?’라며 놀라기도 했다. 오히려 저자의 사유가 담긴 해설이 사전적 의미보다 더 이해가 쉬웠고. 그 단어가 지닌 온도가 어떤 결인지 쉽게 감이 올 정도였다.

평상시에는 무심히 지나치던 단어들이 새롭게 보였다. 익숙하다고 여겼던 단어들이 사실은 얼마나 다정한 말이었고, 또 그 얼마나 따스했으며, 때로는 그 얼마나 차갑고 단단했는지 그 단어 속에 숨어 있던 온도를 느껴보는 시간이었다. 감정과 정서를 표현하는 우리말의 다채로움이 새롭게 다가왔고 내 언어의 한계도 실감하게 되었다.

감정이 솟구치듯 표출되는 순간 말문이 턱 막히는 경험을 한 적이 있다. 어떻게든 이 마음을 표현해야 하는데 적절한 단어가 떠오르지 않아 뇌가 정지된 것처럼 느껴질 때가 많았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이럴 때 이런 단어도 쓸 수 있겠구나’라고 깨닫곤 했다. 내가 유난히 좋아하는 ‘애틋하다’라는 단어를 만났을 때는 괜히 반가웠다. 저자는 ‘애틋하다’의 온도를 이렇게 설명했다.

약 36.0℃ (안쓰러움) / 약 37.0℃ (사랑스러움)
가여워서 마음이 살짝 안쓰러워졌다가도, 그 모습이 너무나 사랑스러워 다시 마음이 따뜻해지는,체온 언저리를 오가는 미묘한 온도. 안타까움과 다정함이 섞여, 슬픔도 기쁨도 아닌 경계선에 머무는 마음이다. p212

절묘한 온도 설정이다. 하나의 단어에 어쩜 이러헤 세밀한 체온을 부여할 수 있는 것일까. 놀랍고 또한 아름답다. 마음의 온도를 드러내는 우리말이 사랑스러워졌다. 오래오래 기억해서 말할 때나 글을 쓸 때 적용하고 싶다. 이왕이면 따뜻한 체온이 전해지는 언어를 골라 쓰는 다정한 사람이 되고 싶어졌다.

나처럼 드러내고 싶은 감정은 가득한데 쉽게 말문이 트이지 않아 답답했던 이들이 읽으면 더 좋을 것 같다. 그리고 말을 하든 글을 쓰든 한마디 말에도 온기를 담고 싶은 이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가지처럼 뻗어나간 쪽단어들을 통해 자연스럽게 온도가 높은 단어를 선택하는 힘이 생길 것이다.


장미꽃향기 @bagseonju534님께서 모집한 서평단에 선정되어 구텐베르크 @gutenberg.pub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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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멈춤 - 논쟁은 줄이고 소통은 더하는 대화의 원칙
제퍼슨 피셔 지음, 정지현 옮김 / 흐름출판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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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멈춤 #제퍼슨피셔 #흐름출판 #도서협찬 #서평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책리뷰 #신간도서 #책추천 #소통 #대화

‘말을 잘하고 싶다’이 말의 뜻은 ‘타인에게 먹히는 말’을 하고 싶다이다. 누구나 공감하기 쉬운 말을 일상에서도 할 수 있다면 소통의 부재는 줄어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 책을 서평하고 싶었던 이유가 어떻게 하면 내 생각을 오해없이, 마음 상하지 않게 잘 전달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은 늘 따라다니기 때문이었습니다.

이 책의 저자는 일상의 격랑 속에서 직접 깨우친 소통의 현실적인 문제를 다루고 있다. 저자는 프롤로그에서 이렇게 말했다. ‘하나만 선택하라. 지금 당장 가장 마음에 와닿는 것 하나를 골라 가능한 한 빨리 실천해 보자’라고 말했다. <잠시 멈춤>이란 책을 어떻게 읽어야 할지 미리 밝혀 줘서 읽는 내내 ‘딱 하나면 충분하다!’라는 마음으로 읽었다.

에너지를 헛된 곳에 낭비하지 않아도 될 현실적인 조언들이 쏟아져 가슴이 먹먹하기도 했다. 왜냐하면 ‘나는 지금껏 이기는 대화를 하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라며 스스로를 돌아보게 했기 때문이다. 뾰족한 가시로 가슴 속 심장을 후벼파는 것같이 아팠다. ‘이렇게 말해야 했는데’ ‘왜 저 사람은 내 말을 이해하지 못하는 걸까?’라고 느끼는 순간이 일상에서 얼마나 빈번하게 일어나는지 모른다. 소통의 부재로 치밀어오르는 그 답답함을 참지 못해 진짜 화병이 날 것만 같은 적도 있었다. 어쩌면 나는 대화라고 하고 있었는데 마음 한편으로는 ‘내가 하는 말은 맞고, 네가 하는 말은 틀렸어’라며 처음부터 내가 하고 싶은 말만 했던 것은 아닐까. 그런데 자꾸 내게 반기를 드니까 마음은 마음대로 상하고, 그에 분명하게 되받아치지 못한 것이 억울해 잠 못 이룬 것은 아니었을까.

소통은 머리가 아니라 가슴에서 이해하고 나오는 말이어야 한다. 우리는 누구나 말하고 싶지 않고, 들키고 싶지 않은 자기만 아는 상황 속에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모두 ‘이면의 나’를 안고 살아가고 있지 않은가. 저자는 ‘대화란, 이기는 것이 아니라 풀어나가는 것’이라고 말한다. 맞다. 이기려고 서로 마주한 것이 아닌데 말하다 보면 감정이 상할 때가 종종 있다. 대화는 시시비비를 가리기 위한 수단이 아니다. 대화하다 보면 ‘아, 이 사람이 이래서 그런 행동과 말을 했구나’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모든 대화가 이해의 장으로 연결되지 않는 경우도 허다하지만, 우리가 노력해야 할 것은 인내와 관심으로 서로를 탐색하는 성숙한 대화를 하는 데 있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는다.

이 책을 읽으면서 속이 뻥 뚫리는 것만 같았다. ‘이럴 땐 이렇게 말해!’하고 알려주는 구체적인 예시 하나하나가 ‘왜 그때 그 말을 못했을까?’ 하고 답답하고 속상했던 내 마음을 대변해 주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때의 나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아무런 대응 방안이 없었다. 그러나 이 책으로 인해 ‘아, 이렇게 말하면 되겠구나’ ‘아 이런 방법이 있었어?’ 깨달음을 얻고, 이기고 지는 것이 없는 격 있는 소통의 기술을 배운 듯하다.

‘좋은 게 좋은 거다’라는 생각에 선을 넘는 대화도 그냥 꾹 참고 넘긴 적도 있었다. 이것이 스스로를 얼마나 힘들게 한 것인지 나는 충분히 알고 있다. 이제는 이 책을 통해 때로는 단호하게 말할 필요도 있고, 무례한 상대까지 품어가면서 스스로를 깎아내릴 필요도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죄송합니다’라는 좋은 의도의 말도 어떤 이에겐 나를 낮게 평가하는 데 쓰일 수 있다는 것에 공감했다. ‘자신 없는 말투’ 내가 가장 신중하게 다뤄야 할 것이었다.

웃는 얼굴로 나의 가치를 깎아내려 말하는 이에게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몰라 당혹스러운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꼭 이런 사람 있지 않나. 내가 제일 싫어하는 부류의 사람이다. 분명히 그 말이 좋은 뜻이 아니라는 것을 알지만, 그 자리에서, 그 사람의 말이 너무나 어이없는지라 대꾸할 가치가 없는 사람이라 여기고 말았다. 그러나 그 사람에게 해야 할말을 못 했기 때문에 앙금이 남는 것이다.

살다 보면 말도 안 되는 뜻밖의 상황에 처하기도 한다. 그때마다 임기응변에 능한 사람을 볼 때면 참 부럽다. 이 책이 모든 상황에 정답이 되어 줄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어떻게 말을 꺼내 보면 좋을지 시도는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 한 권으로 인생 공부 제대로 한 듯한 기분이다. 통쾌하다.

왜 저자가 1,000만 명이 넘는 팔로워를 보유한 커뮤니케이션 전문가인지 이 책을 읽어 보면 이해할 것이다.!!

흐름출판사 @nextwave_pub에서 모집한 서평단에 선정되어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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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 어떤 것도 틀리지 않았다 - 세상은 바뀌었고 어른의 모습도 바뀌었다
김현주 지음 / 스노우폭스북스P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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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다 그래.’

마흔에 접어들고 지금까지 이 말을 수없이 되뇌며 나를 설득하고 타인을 위로하듯 살아왔다. 그 이유를 끝까지 찾으려고 하면 머리 아프고, 마음만 더 후벼파는 것 같아 어느 순간부터 ‘세상이 다 그렇지.’라며 스스로를 위안 삼았다. ‘체념’이라기엔 너무나 부드럽고, ‘인정과 수용’에 가까운 이 말에 모든 것이 서서히 괜찮아짐을 느꼈다.

내 뜻대로, 내 마음이 동경하는대로 흘러가도록 세상은 나에게 그 모든 것을 쉽게 허락하지않았다. 젊을 때는 모든 것이 미숙하고 배워야 할 것이 많은 나였기에 당연한 줄 알았다. 그러나 철없는 광기의 시절은 가고 시근이 든 나이에 접어들어도 여전히 세상은 내 마음같지 않은 사람들과 일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 내 삶 곳곳에 생채기 내기 마련이었다. 이 모든 시간을 통틀어 나를 이해시키고 위로하는 한마디가 바로 ‘세상이 다 그래’였다. 때로는 상처를 외면하게도 하고, 보듬게도 하면서 나를 다시 삶 속으로 당당히 걸어가게 했다.

저자는 ‘사는 게 참 그렇다’ 이 말을 좋아한다고 고백했다. 살아낸 자들만의 언어, 그와 닮은 말이 바로 ‘세상이 다 그래’다. 누구도 해결해 줄도 없고,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일들 앞에서 이 짧은 문장은 인생에서 일어나는 자기 통제권의 밖의 일조차 감싸안고 다시 살아갈 힘을 준다. 적어도 나에겐. 20대엔 ‘세상살이가 원래 그리 쉽지 않으니라’라고 누군가로부터 들었던 말이 이제는 그것을 이해하는 듯한 말로 바뀌어 나를 살게 한다.

‘살아보니 좋은 것은 언제나 나쁜 것과 함께였고 누군가의 이익은 누군가의 손해로 돌아왔다. 운 좋게 얻은 것도 결국은 누군가의 빈자리 덕이었다. 숱한 현실적 경험이 내 삶이자 사랑이었다. 가볍게 사는 게 대세라 하지만 나는 자꾸 말이 무거워지는 어른이 되고 말았다.’ p100

저자는 마흔에 접어들며 지금껏 살면서 세상과 부딪혀 살아남은 것들의 단상을 글로 옮겨왔다. 어찌나 날카롭고 솔직하게 글로 풀어냈는지 내 마음을 훤히 들여다본 것만 같았다. 어느 부분에서는 ‘아, 저자는 그 상황을 이렇게 느꼈구나. 나는 이러했었는데.’라며 공감과 다름을 받아들이게 했고, ‘맞아, 맞아, 나도 이 과정을 뼈저리게 뉘우치고 지나왔지.’라며지난 과거를 돌아보기도 했다. 마흔의 우리는 닮아있으면서도 다른 삶을 지나와 있었다. 또한, 내가 요즘 가장 깊이 생각하고 있는 주제 ‘독립’에서 큰 공감을 얻었다. 어쩜 나와 기가막히게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는지 나만 이 고민을 하는 게 아니었다는 것에 다시 한 번 위안이 된다. 마흔의 ‘독립’은 외형적인 관계와 별개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엄마로서의 나, 간호사로서의 나, 작가로서의 나, 한 인간으로서의 나를 하나씩 독립시키는 과정에 있는 나에게 특히나 깊이 와 닿아있었다.

‘차선과 대타를 찾기 전에 필요한 건 따로 있다. 바로 ‘독립’이다. 삶의 형태는 다양해졌고 누구와 어떻게 사는지는 자유지만 독립은 마흔에 반드시 선택해야 할 과제다. 결혼을 했든 가족이 있든 자녀가 있든 삶의 중심을 바로 세우기 위해 한 번쯤은 반드시 해 봐야 한다. 독립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 볼 것, 몸과 마음을 모두 독립시킬 것, 스스로 살 수 있을 것 그리고 책임지고 싶은 것들을 끝까지 책임질 수 있을 것.’


마흔은 다음의 나이대를 더 어른답게 살아가기 위해 ‘비움과 채움’을 통해 ‘정리’하는 시기인 듯하다. 물건만 버리고 채우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살아온 이력과 그 속에서 수없이 생겨난 마음과 생각까지 모든 것을 언젠가 정리해 진짜 남겨둘 것만 가지고 나머지 인생을 살아가야 할 때가 오는 것 같다. 그 시기가 바로 마흔이지 않을까한다.

열심히 살아왔다고 자부했지만, 눈앞의 현실은 이상과 다르게 눈물 날 만큼 처참할 때가 많다. 경력도 쌓일 만큼 쌓였고, 뭔가 일구어 놓은 것들도 많아져 남부럽지 않은 삶을 살아가고 있을 거라는 생각과는 달리 현실 속 마흔은 몸과 마음이 변화하는 격동의 시기였다. 경제적으로도 가장 많이 흔들리는 시기인 듯하다. 얼마 전, ‘김미경 강사’의 강의를 들으러 간 적이 있었는데, 그때 여기 40대 손들어 보라고 했다. 그리고는 “너네, 돈 없지?”라는 강사님의 한 마디에 강당 안이 웃음소리로 가득 찬 순간이 있었다. 그만큼 그 말에 공감하는 이가 많았으리라. 40대는 나비가 되기 위한 번데기의 무거운 침묵과도 같은 시간이다. 특별한 변화가 없어 보이지만 그 안에서 무수한 변화가 일어나는 시간. 그 시간을 견디고 나면 나비처럼 훨훨 자유롭게 어디든 날아갈 날개가 돋아날 것이라 믿는다.

마흔이라는 다리를 건너고 있는 많은 독자들에게 이 책은 공감과 위로가 되어 줄 것이다. 나만 그렇게 사는 게 아니다. 나 혼자만 이런 감정을 느끼는 것이 아니다라는 것을 일깨워 준다. 그러니 그 어떤 ‘마흔’도 틀리지 않았다.

스노우폭스북스(@snowfoxbooks)에서 모집한 서평단에 선정되어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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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의 설계도 - 현실주의자 정약용이 평생에 걸쳐 완성한 삶의 선순환을 이끄는 6륜의 설계
정약용 지음, 김경수 엮음 / 구텐베르크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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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의 설계도>는 다산 정약용이 남긴 저서들을 오랜 시간 깊이 들여다보며, 그가 남긴 핵심 사상을 6단계 삶의 법칙으로 정리해 저자의 관점을 담아 재구성한 책이다. 원문에 대한 해설과 저자의 깔끔한 해석이 더해져 읽는 이로 하여금 공감을 일으키기엔 충분했다.

처음부터 읽지 않고 읽는 독자 자신에게 시급한 부분을 먼저 읽고 다른 파트를 읽어도 좋을 듯하다. 읽으면서 든 생각은 ‘다산이 현 시국을 본다면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였다. 그의 눈에는 분명 근본이 무너진 세상이라고 통탄하지 않을까? 읽으면 읽을수록 우리 사회는 그가 바로 세우고자 했던 세상과는 점점 멀어져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하게 된다.

이 책은 다산의 철학을 현대인이 이해하기 쉽도록 풀어서 설명해 주고 있기에 읽는 독자 스스로 삶에 실천할 수 있는 항목은 메모를 해두고 적용하면 삶을 살아가도 좋을 듯하다. 우리는 자기 인생의 건축가다. 이 책을 도면 삼아 잘못된 것은 수정해 가며 인생이라는 건축물을 견고하게 세우길 바라는 바이다.

다산이 18년간의 유배 생활에서도 읽고 쓰는 것을 멈추지 않고 수많은 책을 남긴 이유는 ‘후대를 위한 배려’라고 말하고 싶다. 다산의 현실은 그가 말하는 모든 것이 실행되기 힘든 여건에 있었지만, 다음 세대를 이끌어갈 후대는 자신의 글을 설계도 삼아 제대로 된 미래를 구축하길 바라는 진심이 있지 않았을까.

저자는 다산의 6단계 인생 설계 법칙을 격물치지, 치심, 수신, 경세, 지행겸진, 일신을 말하고 있다. 나는 ‘치심’과 ‘지행겸진’에 더 관심을 가지고 읽었던 것 같다. 내 생각을 꿰뚫어 읽은 듯하 글이 많았고, 실제 내 삶에 적용하며 살아야겠다는 다짐 또한 굳건해지는 듯했다.

나는 하루에도 수십 번 마음이 흔들린다. 관계에 지치기도 하고, 하는 일이 뜻대로 되지 않아 주저앉고 싶을 때도 있다. 누군가에게 싫은 소리를 들을 수도 있고, 내 마음 같지 않은 이들을 보며 이렇게 사는 것이 제대로 사는 게 맞는지 헷갈리기도 한다. 흔들릴 때마다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스스로를 다독여 평정을 되찾을 필요가 있다. 여기에서 나는 ‘신독’의 시간을 귀히 여긴다.

“혼자 거처할 때를 삼가라.〔…〕비록 아무도 없는 방 안에 홀로 앉아 있더라도, 마음속에는 큰 손님을 대한 듯이 하여 함부로 행동하지 말아야 한다.” p77

혼자 있는 시간은 한 인간의 인격이 허물어지는 순간이 될 수도 있고, 반대로 더욱 단단하게 버려지는 시련의 장이 될 수도 있습니다. 깊은 내면, 그 누구도 들여다볼 수 없는 그곳에서 스스로의 존엄을 지켜내는 힘. 이것이 바로 흔들리지 않는 삶을 세우는 설계의 열세 번째 원리입니다. p79

이 말에 깊은 공감을 한다. 나 역시 삶이 무너질 것 같은 순간에 가장 먼저 선택한 것이 ‘혼자 있는 시간’ 이었다. 그 시간에 책을 읽고, 필사를 하며 생각과 마음을 다시 바로 잡는 시간이 있었기에 스스로의 존엄을 지켜낼 수 있었다. 혼자 있는 시간은 들키고 싶지 않었던 또 다른 나를 낱낱이 들여다볼 수 있기에 반드시 필요한 시간이다. 마음이 바로 서지 않으면 온전한 삶은 기대하기 힘들다.

가장 내게 익숙한 ‘초서’에 대해 그냥 지나칠 수 없다. ‘생각을 바꾸는 가장 단순하고 확실한 습관’이라고 소개한다. ‘신독’의 시간에서 내가 한 일 중 하나 ‘필사’였다. 책 속의 인두같은 문장을 눈 끝에 잠시 머물다 가는 것이 싫어서 적기 시작했다. 누군가의 글을 따라 쓰는 과정에서 나도 몰랐던 생각이 드러난다. 그 생각을 다시 내 글로 쓰기 시작했다. 다산 정약용에게 ‘쓴다’는 것은 곧 ‘산다’는 것과 같은 의미였다(p277)는 문장을 읽는 순간 목구멍을 타고오르는 아리고도 뜨끈한 무언가를 느꼈다. 이 말은 삶을 관통하는 말이 아닐 수 없으니까. 글을 쓴지 오래 되지 않았지만, 이 말이 적어도 무슨 말인지 아니까.

살아가기에도, 살아내기에도 참으로 힘든 세상이다. 어른의 말은 점점 희미해져 가고, 옮고 그름조차 모호해진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이 책은 남은 인생을 재정립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와도 같은 책일지 모른다. 이 책에 한 번이라도 눈길이 닿았다면 망설이지 말고 읽어 보길 추천한다. 지금 인생 도면을 다시 그린다고 해도 늦지 않았다. 다산이 전하는 말과 저자의 깊이 있는 혜안을 만나보길 바란다.

@gbb_mom 단단한맘 @wlsdud2976 하하맘님께서 모집한 서평단에 선정되어 @gutenberg.pub 구텐베르크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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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채식주의
김윤선 지음 / 루미의 정원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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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고 난 후 내가 제일 먼저 한 일은 물건 중에 비건(Vegan)은 얼마나 되는지 살펴보는 일이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지금까지의 내 의식주에 대해 돌아보지 않을 수 없었다. 비건에 대해 그리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것도 아니고, 그저 막연히 하면 좋지만 굳이 하지않아도 되는 일쯤으로 여겼으며, 이것을 실제 삶에 적용하고 있는 이들이 대단하다는 정도로 받아들였던 것 같다. 그런데, 이것은 나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모두, 더 나아가 후대가 살아갈 지구를 위한 일이라는 것을 깊이 있게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어제만 해도 당장 가족들은 치킨을 시켜 먹었다. 이 책을 읽고 난 뒤여서일까. 예전처럼 입맛이 당기질 않았고, 먹고 난 뒤 체했는지 밤새 명치가 누르듯이 아팠다. 모처럼 식구들이 한 자리에 모여 있길래 먼저 말을 꺼냈다.

“있잖아, 만약에 우리 가족이 채식 위주의 생활을 한다면 어떨 것 같아? 할 수 있을까?”

이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나를 바라보는 눈초리가 그리 달갑지 않다는 것을 느꼈다. 말도 안 된다는, 어이없다는 듯이 큰 아이가 한 마디를 보탰다. “엄마, 정하고 싶다면 서로 밥 먹는 시간이 다르니까 엄마 혼자 채식을 해도 될 것 같아. 우리는 절대 못해. 사람이 고기를 안 먹고 어떻게 살아.”

육식을 그리 좋아하는 가족은 아니지만, ‘비건’이라는 두 글자가 지닌 무게는 무겁기만 했다. 내가 이 책을 서평하고 싶었던 이유가 나이가 들면서 대사기능이 떨어져 가벼운 채식 위주의 식사를 하는 것이 좋다는 생각을 해서였다. 비건 생활은 힘들더라도 적어도 식습관부터 조금씩 바꿔 볼까 하는 가벼운 마음으로 이 책을 펼쳤는데 내 생각과는 전혀 달랐다. 동물에게서 온 모든 것을 최대한 피하면서 사는 삶이 어쩌면 이 책 속의 저자만의 필요성은 아닐 것이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완벽한 비건’은 힘들더라도 ‘최소한의 비건’ 생활은 실천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깊이 해본 건 처음이었다. 아래의 글을 읽으면서 상상이 되어 구토할 듯한 느낌을 받기도 했다. 동물의 고통과 희생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듯했다.

“만약 도살장이 유리 벽으로 되어 있다면, 모든 사람은 채식주의자가 될 것이다. 우리는 우리 자신이 그들의 고통에 기여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 때, 우리 자신에 대해서, 또한 동물에 대해서 더 자부심을 느낄 것이기 때문이다.” p128, 폴 매카트니

저자 자신의 삶에 대한 생각을 자연스럽게 풀어낸 글을 읽다 보면 글이 깊고 맑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연친화적인 글이랄까? 행간의 곳곳에서 풀과 꽃의 향기가 스치는 듯했고, 그녀가 전하는 음식 곳곳에서 맑은 공기맛이 났다. 어찌나 생생하게 글로 맛깔나게 적어놓았는지 절로 머릿속에서 그려지기까지 했다. 잊고 있었던 엄마의 손맛이 그리워지기도 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책 후반부에 그녀가 소개한 음식 조리법이 소개되어 있어 섭할 뻔 했던 마음을 위안받았다. 음식 솜씨가 그리 훌륭한 편은 아니지만, 하면 곧잘 흉내는 내는 편이라 시도해봄 직한 음식들이 눈에 들어온다. 이 책의 뒷표지에 있는 한 줄 글,‘지구를 살리는 식탁, 나를 깨우는 이야기’가 맞다. 이 책에는 동물의 고통을 최대한 줄여주는 실천법을 자기만의 노하우로 진솔하게 소개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이 시간에도 어디선가 지구를 살리는 일에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는 이들이 있을 것이다.

동물의 권리와 환경을 보호하며, 건강을 위해서도 좋은 생활이 ‘비건’에 있었다. 윤리적인 측면에서도 어쩌면 당연한지도 모른다. 그러나 비건의 의미는 분명하지만, 실천은 쉽지 않다. 비건에 대한 인식이 많이 좋아졌다지만, 비건에 거부감을 느끼는 이들도 있을 것이고, 어딜까든 우리 일상엔 동물성 제품이 너무나 많은 것은 현실이지 않은가. 게다가 비용적 측면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완벽한 비건이기보다 나는 ‘플렉시테리언’ 정도는 가능하지 않을까 마음을 고쳐본다. 하루 한 끼 채식부터 시작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 이 책이 아니었다면 이런 생각조차 못했을 것 같다.

그리고 나는 ‘M-J’라는 브렌드를 좋아하는데, 여기서 만드는 가방은 비건 레더이기 때문이다. 친환경 소재로 만든 것이 맞나 싶어 처음 구매했을 때 놀랐던 기억이 난다. 사과껍질로도 가죽과 비슷한 느낌을 낼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하기만 했다. 게다가 디자인도 깔끔하고 일상에 편하게 들고 다니기 만만한 가방이라 즐겨 이용한다. 나도 그나마 비건에 동참하고 있었다는 사실에 조금은 위안이 된다.

나처럼 건강 때문에 식습관을 바꿔보고 싶은 사람이거나. 채식에 관심은 있었지만 실천이 어려웠던 분들에게는 동기부여가 될 것 같다.

장미꽃향기 @bagseonju534 윤택한독서 @yoon._.books_ 님께서 모집한 서평단에 선정되어 루미의정원 출판사 @rumigardenbooks에서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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