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빚는 시간 - 도예가 이경환의 흙처럼 삶을 빚어가는 울림 있는 이야기 나를 빚는 시간
이경환 지음 / 애플북스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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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빚는시간 #이경환지음 #애플북스 #서평 #도서협찬 #신간도서 #책추천 #책리뷰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도예가이경환

<나를 빚는 시간>은 제목처럼 잘 빚어진 하얀 도자기를 닮았다. 저자가 흙을 빚으며 마주했던 감정과 생각들이 고스란히 백지 위로 드러나 있다. 여백의 미가 돋보이는 글들이 공기 중으로 흩어져 내게 와 닿았다.

저자는 흙으로 삶을 빚고 있었다. 물레 위의 흙을 손으로 만지며 흙의 질감을 느끼고, 때로는 마음먹은 대로 나오지 않는 그릇의 형태를 보며 자기 자신을 되돌아 보고, 이 모든 과정이 우리 삶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 또한 깨닫게 된다.

자신의 불안과 좌절, 조금은 서툴고 완벽하지 않은 나를 흙을 빚는 도예 작업을 통해 내면을 회복하고, 시련과 실패의 순간을 어떤 자세로 극복할 수 있었는지 담담하고도 묵직하게 그려내고 있다. 저자의 문장들은 불가마에서 구워낸 그릇들처럼 단단하고 따뜻하게 다가왔다. 그릇에 난 흠처럼 불안과 좌절, 흔들림과 같은 이 모든 것들이 결국은 나를 빚는 과정이었음을 시사하고 있다.

저자가 흙을 대하고, 그가 빚은 결과물을 통해 인생을 배워가는 과정은 내가 새벽에 일어나 필사를 하고 글을 써온 나의 과정과 놀랍도록 닮아 있었다.

‘혼자 있는 시간은 생각보다 깊고 조용했지만,
내 안의 공간을 넓혀주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예전엔 외로워서였지만,
지금은 필요해서 혼자 있는 시간을 선택한다.’ p82

나의 새벽 시간도 지극히 조용하고 고요한 시간이다. 홀로 있다는 것이 외롭다고 느껴지지 않는다. 홀로 책상에 앉아 책을 읽고 필사하며 글 쓰는 시간은 오히려 나를 확장시키는 시간이었기 때문이다. 이 시간이 없다면 나를 다시 돌볼 일도, 사랑할 일도, 내가 좋아하는 일을 찾을 일도 없었을 것이다. 혼자 있기에 가능한 일들을 하나씩 해나가다 보면 이전보다 단단해진 나를 만나게 된다.

흙을 빚는 일도, 문장을 그대로 옮겨 적는 일도 결국은 ‘나’를 다루는 일이었다. 조급하면 제대로 흙의 감촉을 느낄 수 없다. 서두를수록 흙은 무너진다. 도예 작업을 하는 동안 저자의 손은 힘을 빼고 호흡을 가다듬었을 것이다. 필사 역시 손으로 한 글자 한 글자 옮겨 적는 순간 느리고 긴 호흡을 필요로 한다. 내가 이 순간에 빠져서 헤어나오지 못하듯 저자 역시 흙을 빚는 인고의 과정을 참으로 즐기고 있었다.

그렇게 우리는 각자의 자리에서 자기만의 호흡으로 흙을 빚고 문장을 옮기며 자신을 새로이 하고 있었다.

비전비엔피 @visionbnp 출판사 서평단에 선정되어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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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년기 리부트 - 한의사가 몸소 경험하고 찾아낸 갱년기 해방 프로젝트
정지인 지음 / 드림셀러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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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년기리부트 #정지인지음 #드림셀러 #도서협찬 #서평 #책리뷰 #신간소개 #책추천 #갱년기 #다이어트 #

‘갱년기’라는 말이 그리 실감 나지 않던 때가 있었다. ‘갱년기 우울증’은 팔자 좋은 사람들이 하는 앓는 소리처럼 들려오기도 했다. 나만의 피해 갈 것 같았던 갱년기가 어김없이 내게 도 찾아왔다. 그것도 느닷없이, 대응책 하나 없이 맞닥뜨린 것이 바로 갱년기였다. 심장이 떠질 것 같고, 손발이 저리고, 몸에 열감이 올랐다가 식기를 반복했다. 자기 조절력을 상실한 채 뭔가가 나를 조종하고 있는 듯한 이 기분 나쁜 느낌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판단이 서질 않았다. 간호사라는 직업도 갱년기 앞에선 무력했다. 머리로 이해하는 것과 몸으로 오는 반응 사이에 엄청난 간극이 있다는 사실을 직접 겪으니 알 것 같다.

사람은 자신이 겪어봐야 그 일에 대해 함부로 말하지 않게 된다. 삶 앞에 얼마나 겸손해지는지 갱년기를 지나고 있다는 말만 들어도 위로가 되고, 마음이 짠하다. ‘저 사람도 나와 같은 고통을 겪고 있겠구나’하는 마음이 먼저 든다. 내가 펼친 <갱년기 리부트> 역시 이런 마음이 들게 했다. 한의사지만, 인생에 찾아오는 갱년기를 그녀 역시 막을 수 없었다. 그러나 그녀는 그 경험 자체가 축복이라 여기며 의사로서 수많은 갱년기 환자의 치료에 자신의 경험이 도움이 되었다고 말한다. 그리고 갱년기를 극복할 수 있는 강력한 힘은 ‘마인드’라 말하며 어떻게 하면 제2의 성장통을 잘 극복해 나갈 수 있는지 보여주고 있다.

갱년기의 증상은 저마다 다르게 오는 것 같다. 갱년기를 맞이하는 나이도 제각각이다. 오십이 되기 전에 갱년기는 내 인생에 전혀 계획된 것이 아니었다. 그 시기를 남들보다 조금 더 빨리 마주하고 있다. 여성 호르몬의 영향에 지배받아 나타나는 증상을 해결하려고 들면 제풀에 꺾이고 만다. 저자의 말처럼 ‘마인드’를 바꾸고 이 시기를 삶의 전환점으로 삼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에 크게 공감하고 있다. 증상에 집중하면 할수록 몸도 마음도 점점 더 힘들어지는 것이 ‘갱년기’였다.

저자는 갱년기의 이러한 특성을 바탕으로 자신이 가지고 있는 가족력과 여성 호르몬의 민감도 영향에 따른 질병의 범위 역시 달라지기 때문에 정확한 체질과 가족력을 참고 하여 이에 맞는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나는 피해 가겠지?’라는 막연한 생각은 버리고 미리부터 갱년기를 제대로 알고, 그에 맞는 준비가 필요하다. 그 준비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마흔이 되면 갱년기 준비에 들어가자’라는 문장을 본 순간, 나 자신이 너무 안일하게 살다가 폭탄은 맞은 사람 중 한 사람에 속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의 마흔이 갱년기로 얼룩져 있는 현실 앞에서 깨달았다. 갱년기는 사람도, 나이도 가리지 않는 무례한 침략자일 뿐이었다.

갱년기는 자신의 노화를 받아들여 하는 시기이다. 그렇다고 우울해 있거나 하던 일을 멈추라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자기 삶에 관여하기를 독려하고 있다. 가족을 떠나 나 자신에게 관심을 가지고, 이 시기를 어떻게 하면 즐겁고 건강하게 보낼 수 있을지를 환자들의 사례와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제안하고 있다. 이 책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여성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읽어보면 좋겠다고 생각하게 했다. 남 일처럼 무방비 상태로 있다가 어느 날 갑자기 들이닥친 갱년기를 불한당이라 여긴 것은 다 이유가 있었다. 대책이 없으니 귀한 손님이 무례하게 느껴진 것이었다. 이 시기를 잘 극복하면 제2의 삶을 위한 도약의 발판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저자는 말하고 있다. 나는 겪고 나서야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이 시기는 주저앉고 불안해하며 우울해 있어야 할 시기가 아니구나.’ ‘이럴수록 더 많이 적극적인 움직임이 필요하구나.’ 이런 생각들을 하기까지의 모든 여정을 들여다보기라도 한 듯 이 책 한 권에 내가 지나온 일들이 집약된 듯했다.

‘더 이상 남의 삶을 내 삶이라 생각하지 마라. 이제는 내가 행복하고 내가 기쁠 일을 할 순간이다. 나를 성공시키고 나를 위해 사는 삶이 가족에게도 더 기쁨이 될 수 있다. 갱년기야말로 홀로서기를 하고 나를 성공시키는 데 집중해야 할 때다.’ p53

갱년기의 마인드를 바꾸라는 저자의 메시지에 강력히 동의한다. 나를 가족으로부터 독립시키고, 나를 이전보다 더 사랑하고, 나만의 성공을 경험하며, 시시때때로 밀려오는 서운함과 불안감 그리고 분노를 열정이라는 에너지로 바꿔 살아가려는 노력이야말로 갱년기라는 늪에서 스스로를 구해낼 수 있다. 나 역시 이 사실을 인지한 후로 ‘나를 위해’ 사는 삶을 선택했다. 내가 살아야 가족도 보이고 삶이 온전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또한 저자는 여자들이 갱년기에 접어들면서 고민하는 제1순위, 체중증가에 대한 고민을 말끔히 해소할 수 있는 스마트한 다이어트법을 구체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읽으면서 ‘이래서 살이 찌는 거였구나’ ‘내가 이것 때문에 살이 안 빠지는 거였어.’ ‘그러면 다음에는 이렇게 해봐야지’라며 지금껏 내가 고수하던 생활방식과 식습관을 재수정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이 책 정말 중년여성들에게 선물하고 싶은 책이다.

드림셀러 @dreamseller_book 출판사에서 진행한 서평 이벤트에 선정되어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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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십에 읽는 중용 - 2,400년간 내려온 잘 사는 삶의 이치
최종엽 지음 / 유노북스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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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십에읽는중용 #유노북스 #베스트셀러 #책추천 #책리뷰 #신간추천 #동영고전 #새해독서

‘오십이라는 나이가 과연 내게도 올까’ 싶었던 날들이 있었다. 마음의 나이는 좀처럼 늘 생각을 하지 않는데 정말 눈 깜짝할 사이에 오십을 목전에 두고 있으니 ‘세월이 유수같다’는 말이 괜히 나온 말은 아닌 듯하다.

20대는 서른의 나이가 되면 서툴 것 없이 스트레스 받지 않고 뭐든 잘 해낼 것만 같았다. 30대는 이 또한 별거 없다는 것을 느끼며 마흔이 되면 지금보다 더 안정된 삶을 누리고 있을 것만 같았다. 막상 마흔이 되어 보니 생각한 것보다 안정된 삶도, 성숙한 어른의 모습도 아닌 나를 보며 다가올 오십을 다시 꿈꾼다. 10년 단위로 뭔가 달라진 삶을 기대하지만, 여전히 인생 앞에 흔들리고, 선택해야 할 것들 투성이었다.

<오십에 읽는 중용>은 앞으로 나가 올 삶 역시 수많은 선택지에 놓일 것이며, 여전히 불안하고 흔들리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라는 메시지와 동시에 그런 인생 앞에서도 어떻게 하면 덜 흔들리고, 덜 불안하면서 넘침도 모자람도 없는 삶의 균형과 조화를 이루며 살아갈 수 있을지를 보여주고 있다.

오십이란 나이대를 눈앞에 두고 있는 지금, ‘중용’의 삶이 가능할까 싶지만, 이 책을 통해 삶이 그저 흘러가도록 내버려둘 것이 아니라, 지나온 삶을 돌아보며 정리할 것은 정리하며, 아직 내게 남은 날들을 어떻게 설계하고, 어떤 자세로 살아가야 할지를 깨닫게 한다.

‘사람으로 태어나는 것은 자연의 이치지만, 인간답게 사는 것은 우리의 선택입니다.’ p191

저자는 사람과 인간이 사는 방법이 다르다고 말한다. 얼핏들으면 사람이나 인간이나 매 한가지 아닌가 싶은데, 좀 더 깊이 생각해보니 그 의미가 다르게 다가왔다. 나는 제 3강 ‘타인이 아니라 자신에게 구하라’는 오십의 인생편에서 지나온 내 삶에서 깨달은 것들이 맞물려 있음을 발견할 수 있었다. 혼자 힘으로 완성되는 삶은 없으며, 살면서 인간으로서 마땅히 해야할 도리를 지키며 사는 일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돌아보게 했다. 이 과정을 통해 나를 다시 보게 되었고, 모든 사건의 원인을 밖이 아니라 내 안에서 찾음으로서 남은 날들을 개선하며 성장과 화합의 삶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끊임없는 자기 수양과 함께 자신의 소명을 찾아 행하는 일은 하늘의 뜻이 아닐까 한다.

‘베스트셀러 작가에게도 팔리지 않는 책을 묵묵히 써 내려간 시간이 있었습니다.’라는 문장 에서는 나도 모르게 힘이 났다. 처음부터 잘 팔리는 책을 쓰려 했던 나가 아니라는 사실을 일깨워 주며, 나의 마지막 소명인 글 쓰는 삶을 이루기 위한 지금의 나는 가장 낮은 곳에 있음을 받아들인다. 나의 행복이 꽃피는 자리는 바로 내가 있는 이곳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겠다고 다짐하게 한다. 저자의 말처럼 다가올 오십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기 때문이다.

‘배우되 능숙해질 때까지 그만두지 않으며, 묻되 알게 될 때까지 그만두지 않으며, 생각하되 깨달을 때까지 그만두지 않으며, 분별하되 명확해질 때까지 그만두지 않으며, 행하되 독실해질 때까지 그만두지 않아야 합니다.’ p239

나는 ‘성실과 정성’을 귀하게 생각하는 사람인데, 자기 수양을 위해선 성실과 정성이 그 밑바탕이 된다는 것을 가슴에 새기는 시간이었다. 공자가 성실을 마땅히 가야 할 길이라고 한 그 길을 나 역시 자연스럽게 인간으로서 마땅히 가야 할 길처럼 여기며 살아가고 있었다는 사실에 안도했다. 인간의 본성에 충실한 자신을 발견하는 즐거움이 바로 이 책의 묘미다.

오십을 어떻게 하면 더 자기답게 보낼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있는 분들, 오지 않은 오십이 두렵지만 지금과는 달라야 한다는 생각이 들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방향을 찾고자 하는 분들, 아직 중용과 인연이 닿지 않아 이 책으로 중용의 삶에 더 가까이 가고자 하는 분들이라면 이 책이 살아가는 데 참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유노북스 @uknowbooks 출판사에서 모집한 서평단에 선정되어 도서를 협찬 받아서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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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질서 - 의도를 벗어난 모든 현상에 관한 우주적 대답
뤼디거 달케 지음, 송소민 옮김 / 터닝페이지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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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안하는질서 #뤼디거달케 #터닝페이지 #도서협찬 #서평 #공명의법칙 #대립성 #의식 #운명의법칙

가끔,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난 것 자체가 결코 우연이 아님을 깨닫는다. 그 어떤 이유가 있지 않으면 이 지구란 곳에, 이 땅 위에 살아가고 있을리가 없다는 것을 생각하곤 한다. 이곳에서 나는 분명 배워가야 할 것이 있고, 그것은 어떤 규칙에 의해 움직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런 의문이 들게 된 계기는 ‘시크릿’과 ‘꿈꾸는 다락방’을 만났을 때쯤인 듯하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삶은 언제까지나 어두울 수 없고, 언제까지나 밝을 수도 없다는 것을 인정하며 삶의 유속을 거스르지 않는 법도 터득해 나갔다. 모든 것은 한쪽으로 치우침없이 조화롭게 흘러가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보이지 않는 어떤 움직임의 근원에 더 가까이 가고자 하는 탐구 정신이 끝내 나를 거대한 질서를 이끄는 어떤 힘에 끌리게 한다.

‘대립성’ ‘공명’ ‘의식’ 이런 신비스러운 단어들은 우주의 언어처럼 느껴진다. 보이지 않지만, 분명 그 힘이 우리 삶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고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확신이랄까. 이 책은 삶의 양극성을 깊이 있게 다루고 있다. 읽는 동안, 지나온 삶의 궤적을 돌아보며 대립과 공명이 실제 삶에 어떻게 작용하고 있었는지 곱씹어 생각해 볼 수 있었다.

병원에서 근무하면서 납득하기 힘든 순간들을 마주할 때가 있다. 생과 사가 공존하는 그곳에서 나는 하나의 생명이 사라진 자리에 또 다른 생이 찾아와 그 무엇으로도 채워지지 않을 것만 같은 시간들을 일순간에 메우는 장면을 여러 번 보았다. 아픈 상처가 봉합되는 과정을 보며 인생은 우리가 알 수 없는 어떤 알고리즘으로 긴밀히 연결되어 있는 것만 같았다. 아직 꽃 피워보지도 못한 채 암투병으로 고생만 하다가 하늘로 떠난 어린 아들의 마지막 순간을 지켜보며 오열하던 부부의 모습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 아이를 잃고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까 덩달아 마음이 무너지는 것만 같았다. 그러나 이듬해, 건강한 아이를 품에 앉고 병원을 찾아와 인사를 건네던 그 부부를 기억한다. 짧게 생을 살다가 아이가 다시 태어난 것이라 믿는다며 감사 인사를 전하던 그 모습까지도 생생하다. 신기하게도 그해만 해도 이런 비슷한 상황을 겪는 부부가 3쌍이나 되었다. 같은 해 하늘의 별이 된 3명의 아이가 이듬해 상실의 고통 속에 있던 엄마, 아빠를 다시 찾아온 것만 같아서 눈으로 보고 있으면서도 도무지 우연이라고 하기엔 믿기지 않았다.

반복된 이런 경험들은 내 삶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결코 우연이 아님을 자각하게 한 듯하다. 뭐라 설명할 수 없지만 내가 마주했던 순간들은 내가 생각하는 것 그 이상으로 정교하게 맞물려 있는 듯한 느낌이다. 책을읽으면서 내가 지금껏 ‘어떻게 이런 일이?’라고 의문을 가졌던 순간들에 그 이유를 설명해 주고 있는 듯했다. 우연이라 믿어왔던 일들은 더 이상 우연이 아니었다. 삶이 한쪽으로 치우쳐 기울어지려고 할 때마다 반대편에서는 균형과 조화를 위해 또 다른 움직임이 반드시 일어나고 있다는 생각을 하면 지금의 실패와 절망도 반드시 회복된다는 믿음이 생긴다. 그리고 위로가 된다. 내 삶이 어떤 질서 속에서 조용히 움직이고 있다는 생각을 하니, 왜 내가 그때 그 장소에 있어야 했고, 왜 그런 사람들을 만나야 했으며, 왜 그 일이 내게 일어났는지 모든 것이 한꺼번에 이해되는 듯했다. 이해되지 않을 것 같은 시간들이 선명해지는 듯한 이 느낌을 어떤 식으로 설명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이 모든 법칙은 이미 있었고, 우리는 느끼고 있지만, 애써 알려고 하지 않았을 뿐이다.

보이지 않는 질서를 믿는다는 것은 허황한 일처럼 보이나, 결코 무시해서도 간과해서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 인간이 이성으로 이해하기에는 범접하기 힘든 영역이라는 사실을 그저 받아들일 뿐이다. 삶이 나에게 영 불리한 쪽으로만 움직이고 있다고 느껴질 때 이 책은 보이지 않지만 그런 순간에도 반대쪽에서는 나에게 가장 유리한 쪽으로 다시 옮겨가려는 회복의 움직임이 작동하고 있다는 것을 생각하게 한다. 그 사실 하나만으로 각자의 삶은 조화롭게 흐르고 있다는 것에 이르게 한다.

‘텅 비어 있음에도 그 안에 모든 것을 포함하며, 그 공허에서 빅뱅 속 세계, 잉태를 통한 우리의 삶 모두가 생성된다. 또는 매 순간 모든 것이 새로이 생을 거듭하고, 우리는 끊임없이 재탄생한다고 상상할 수도 있다. 실제로 우리에게는 매 순간 낡은 것을 거두고 새것을 낳을 기회가 있다.’ P209

이 책은 나에게 세상이 이렇다 저렇다 설명하지 않았다. 단, 수많은 사례와 연구 결과로 보이지 않는 질서를 운명의 법칙으로 이끌어내며 내가 살아온 삶을 이해하게 했다.


터닝페이지 출판사@turningpage_books에서 모집한 서평단에 선정되어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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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흔들릴 때 니체를 쓴다 - 니체가 묻고 내가 답하는 100일 인생문답
이인 지음 / 서사원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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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흔들릴때니체를쓴다 #이인 #서사원 #도서협찬 #서평 #100일인생문답 #필사 #니체의문장 #

니체의 문장은 단단하면서도 인간을 향한 사랑이 느껴진다. 나도 모르게 묵묵히 읽다 보니 완독에 이르게 되었다. 그리고 다시 1장으로 돌아와 책장을 펼쳤다. ‘아, 써야겠다! 이건 쓰지 않으면 제대로 니체를 만날 수 없겠구나!’라는 막연하지만, 확신에 가까운 전율이 감도는 듯했다.

죽기 전에 니체를 만나야 하는 이유가, 니체를 알고 나면 인생이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라는 저자의 프롤로그를 읽었을 때 그리 크게 공감하지 못했다. ‘그러면 지금까지 니체를 만나왔던 수많은 사람들은 허깨비 인생을 살았다는 말인가?’

사람은 역시 해봐야 깨닫게 된다.

제 1장 ‘혼돈’편의 1편을 읽고, 필사하고, 저자가 던진 물음에 답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저자의 말에 어느 정도 수긍이 되었다. 니체를 읽어도 변화가 없었거나, 더딘 이유는 자기 사유의 시간이 충분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실행에 옮겨야겠다. 해봐야 제대로 알 것 같았다. 오늘 새벽 니체의 문장을 필사하고, 저자의 질문에 답을 구하기 시작했다.

<삶이 흔들릴 때 니체를 쓴다>는 사유를 거치지 않으면 생각처럼 답이 쉽게 나오지 않았다. 나로 돌아와 생각하고 다시 그 생각을 글로 쓰기까지 미처 닿지 못했던 낯선 질문에 반드시 답을 구해야 했다.

‘그들은 조급해하면서 오로지 자신만을 생각한다. 이 정도로 자기 욕심에만 골똘했던 인간은 여태까지 없었다.’ p10

자기 안위와 보존을 위한 인간의 아픈 곳을 건드린다. 리스크를 감수하려 하지 않고 순간의 쾌락과 즉각적인 만족에 익숙해진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을 두고 하는 말 같았다. 다시 나에게로 돌아와 질문을 던지게 된다.

나는 ‘한심한 이기주의자’인가? 아니면 ‘위대한 이기주의자’인가?를 묻게 된다.
그러나 ‘지금의 나는 이기심에 사로잡혀서 자잘한 이익에만 너무 집착한 건 아닐까?’ ‘이기심이 나를 망치고 있는 부분이 있다면 무엇일까?’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사유하는 시간을 통해 적어도 나 자신이 한심한 이기주의자의 반열에 포함되어 있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기심을 경계하려는 나를 알아차릴 수 있었다. 어떤 선택의 기로에 서 있게 되었을 때마다 사람을 한 번 더 믿어보려는, 신뢰를 놓지 않으려는 노력을 끊임없이 하고 있었다는 사실도 부정할 수 없었다. 그런 나라서 한심하고, 어리석어 보였지만, 그마저도 사람을 향한 사랑이었음을 깨닫게 했다.

저자는 위대한 이기주의자는 ‘자기가 진정으로 원하는 삶을 살고자 온 힘을 쏟고, 타인들이 그들 각자의 삶에서 원대한 도전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사람’이라고 했다. 어느 한쪽으로 치우쳐 있지 않은 균형과 조화를 이룬 사람이었다. 아직 나는 나 자신에게 조금 더 쏠려 있는 것 같지만, 내가 원하는 삶 속에는 ‘우리 함께’라는 조화로운 삶도 분명 있다.

삶 속에서 마주하는 자잘한 선택과 갈등 속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 나른 선택’을 함으로서 갈등을 종식시키는 나의 작은 선택들이 조화와 균형을 향한 저울의 눈금을 조금씩 옮겨가는 중이라고 생각한다.

<삶이 흔들릴 때 니체를 쓴다>는 100년 전 니체가 남긴 문장에서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를 보게 된다. 사유의 밀도가 그 누구보다 치열했던 니체이기에 그만이 남길 수 있는 언어였다. 이 책은 오늘의 나를 돌아보게 하는 니체의 문장들로 가득 차 있다. 그리고 니체의 문장에 대한 저자의 해설도 깊이가 있어 새겨 듣게 되는 힘이 있다. 우리가 할 일은 사유의 공간을 채워가는 일이다.

며칠 더 필사를 하면서 서평을 적어보고 싶었으나, 이조차 더는 미루지 않게 했다. 왜냐하면 좋은 책은 어떤 식으로든 알리고 싶으니까. 새해가 시작되었고, 많은 이들이 한 해를 잘 보내기 위한 나름의 계획을 만들어 가고 있을 것이다. 그 수많은 계획 속에 <삶이 흔들릴 때 니체를 쓴다>가 포함되면 어떨까 하는 바람에서다. 하루 1장 니체를 읽고, 스스로에게 묻고 답하는 시간, 100일이면 보다 성숙해진 나를 만날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이 생긴다. 우리 안에 공존하는 ‘지극히 인간다운 나’를 만나게 될 것이다.

철학이 어렵다고만 생각했는데 이건 나의 편견에 지나지 않았다. 삶과 연결된 니체의 문장과 저자의 해설 그리고 내 생각을 써보는 과정을 통해 인생에서 마주하게 되는 고민과 걱정들의 무게를 조금씩 덜어낼 수 있을 것만 같다.

서평으로 끝나지 않고 꾸준히 필사하며 사유한 흔적을 공유해볼게요^^ 함께 하시는 분들이 있다면 더 힘날 것 같아요.

서사원 @seosawon에서 진행한 서평단에 선정되어 도서를 협찬 받아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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