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빚는 시간 - 도예가 이경환의 흙처럼 삶을 빚어가는 울림 있는 이야기 나를 빚는 시간
이경환 지음 / 애플북스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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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빚는 시간>은 제목처럼 잘 빚어진 하얀 도자기를 닮았다. 저자가 흙을 빚으며 마주했던 감정과 생각들이 고스란히 백지 위로 드러나 있다. 여백의 미가 돋보이는 글들이 공기 중으로 흩어져 내게 와 닿았다.

저자는 흙으로 삶을 빚고 있었다. 물레 위의 흙을 손으로 만지며 흙의 질감을 느끼고, 때로는 마음먹은 대로 나오지 않는 그릇의 형태를 보며 자기 자신을 되돌아 보고, 이 모든 과정이 우리 삶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 또한 깨닫게 된다.

자신의 불안과 좌절, 조금은 서툴고 완벽하지 않은 나를 흙을 빚는 도예 작업을 통해 내면을 회복하고, 시련과 실패의 순간을 어떤 자세로 극복할 수 있었는지 담담하고도 묵직하게 그려내고 있다. 저자의 문장들은 불가마에서 구워낸 그릇들처럼 단단하고 따뜻하게 다가왔다. 그릇에 난 흠처럼 불안과 좌절, 흔들림과 같은 이 모든 것들이 결국은 나를 빚는 과정이었음을 시사하고 있다.

저자가 흙을 대하고, 그가 빚은 결과물을 통해 인생을 배워가는 과정은 내가 새벽에 일어나 필사를 하고 글을 써온 나의 과정과 놀랍도록 닮아 있었다.

‘혼자 있는 시간은 생각보다 깊고 조용했지만,
내 안의 공간을 넓혀주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예전엔 외로워서였지만,
지금은 필요해서 혼자 있는 시간을 선택한다.’ p82

나의 새벽 시간도 지극히 조용하고 고요한 시간이다. 홀로 있다는 것이 외롭다고 느껴지지 않는다. 홀로 책상에 앉아 책을 읽고 필사하며 글 쓰는 시간은 오히려 나를 확장시키는 시간이었기 때문이다. 이 시간이 없다면 나를 다시 돌볼 일도, 사랑할 일도, 내가 좋아하는 일을 찾을 일도 없었을 것이다. 혼자 있기에 가능한 일들을 하나씩 해나가다 보면 이전보다 단단해진 나를 만나게 된다.

흙을 빚는 일도, 문장을 그대로 옮겨 적는 일도 결국은 ‘나’를 다루는 일이었다. 조급하면 제대로 흙의 감촉을 느낄 수 없다. 서두를수록 흙은 무너진다. 도예 작업을 하는 동안 저자의 손은 힘을 빼고 호흡을 가다듬었을 것이다. 필사 역시 손으로 한 글자 한 글자 옮겨 적는 순간 느리고 긴 호흡을 필요로 한다. 내가 이 순간에 빠져서 헤어나오지 못하듯 저자 역시 흙을 빚는 인고의 과정을 참으로 즐기고 있었다.

그렇게 우리는 각자의 자리에서 자기만의 호흡으로 흙을 빚고 문장을 옮기며 자신을 새로이 하고 있었다.

비전비엔피 @visionbnp 출판사 서평단에 선정되어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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