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보이지 않는 질서 - 의도를 벗어난 모든 현상에 관한 우주적 대답
뤼디거 달케 지음, 송소민 옮김 / 터닝페이지 / 2025년 12월
평점 :
#보이지안하는질서 #뤼디거달케 #터닝페이지 #도서협찬 #서평 #공명의법칙 #대립성 #의식 #운명의법칙
가끔,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난 것 자체가 결코 우연이 아님을 깨닫는다. 그 어떤 이유가 있지 않으면 이 지구란 곳에, 이 땅 위에 살아가고 있을리가 없다는 것을 생각하곤 한다. 이곳에서 나는 분명 배워가야 할 것이 있고, 그것은 어떤 규칙에 의해 움직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런 의문이 들게 된 계기는 ‘시크릿’과 ‘꿈꾸는 다락방’을 만났을 때쯤인 듯하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삶은 언제까지나 어두울 수 없고, 언제까지나 밝을 수도 없다는 것을 인정하며 삶의 유속을 거스르지 않는 법도 터득해 나갔다. 모든 것은 한쪽으로 치우침없이 조화롭게 흘러가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보이지 않는 어떤 움직임의 근원에 더 가까이 가고자 하는 탐구 정신이 끝내 나를 거대한 질서를 이끄는 어떤 힘에 끌리게 한다.
‘대립성’ ‘공명’ ‘의식’ 이런 신비스러운 단어들은 우주의 언어처럼 느껴진다. 보이지 않지만, 분명 그 힘이 우리 삶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고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확신이랄까. 이 책은 삶의 양극성을 깊이 있게 다루고 있다. 읽는 동안, 지나온 삶의 궤적을 돌아보며 대립과 공명이 실제 삶에 어떻게 작용하고 있었는지 곱씹어 생각해 볼 수 있었다.
병원에서 근무하면서 납득하기 힘든 순간들을 마주할 때가 있다. 생과 사가 공존하는 그곳에서 나는 하나의 생명이 사라진 자리에 또 다른 생이 찾아와 그 무엇으로도 채워지지 않을 것만 같은 시간들을 일순간에 메우는 장면을 여러 번 보았다. 아픈 상처가 봉합되는 과정을 보며 인생은 우리가 알 수 없는 어떤 알고리즘으로 긴밀히 연결되어 있는 것만 같았다. 아직 꽃 피워보지도 못한 채 암투병으로 고생만 하다가 하늘로 떠난 어린 아들의 마지막 순간을 지켜보며 오열하던 부부의 모습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 아이를 잃고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까 덩달아 마음이 무너지는 것만 같았다. 그러나 이듬해, 건강한 아이를 품에 앉고 병원을 찾아와 인사를 건네던 그 부부를 기억한다. 짧게 생을 살다가 아이가 다시 태어난 것이라 믿는다며 감사 인사를 전하던 그 모습까지도 생생하다. 신기하게도 그해만 해도 이런 비슷한 상황을 겪는 부부가 3쌍이나 되었다. 같은 해 하늘의 별이 된 3명의 아이가 이듬해 상실의 고통 속에 있던 엄마, 아빠를 다시 찾아온 것만 같아서 눈으로 보고 있으면서도 도무지 우연이라고 하기엔 믿기지 않았다.
반복된 이런 경험들은 내 삶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결코 우연이 아님을 자각하게 한 듯하다. 뭐라 설명할 수 없지만 내가 마주했던 순간들은 내가 생각하는 것 그 이상으로 정교하게 맞물려 있는 듯한 느낌이다. 책을읽으면서 내가 지금껏 ‘어떻게 이런 일이?’라고 의문을 가졌던 순간들에 그 이유를 설명해 주고 있는 듯했다. 우연이라 믿어왔던 일들은 더 이상 우연이 아니었다. 삶이 한쪽으로 치우쳐 기울어지려고 할 때마다 반대편에서는 균형과 조화를 위해 또 다른 움직임이 반드시 일어나고 있다는 생각을 하면 지금의 실패와 절망도 반드시 회복된다는 믿음이 생긴다. 그리고 위로가 된다. 내 삶이 어떤 질서 속에서 조용히 움직이고 있다는 생각을 하니, 왜 내가 그때 그 장소에 있어야 했고, 왜 그런 사람들을 만나야 했으며, 왜 그 일이 내게 일어났는지 모든 것이 한꺼번에 이해되는 듯했다. 이해되지 않을 것 같은 시간들이 선명해지는 듯한 이 느낌을 어떤 식으로 설명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이 모든 법칙은 이미 있었고, 우리는 느끼고 있지만, 애써 알려고 하지 않았을 뿐이다.
보이지 않는 질서를 믿는다는 것은 허황한 일처럼 보이나, 결코 무시해서도 간과해서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 인간이 이성으로 이해하기에는 범접하기 힘든 영역이라는 사실을 그저 받아들일 뿐이다. 삶이 나에게 영 불리한 쪽으로만 움직이고 있다고 느껴질 때 이 책은 보이지 않지만 그런 순간에도 반대쪽에서는 나에게 가장 유리한 쪽으로 다시 옮겨가려는 회복의 움직임이 작동하고 있다는 것을 생각하게 한다. 그 사실 하나만으로 각자의 삶은 조화롭게 흐르고 있다는 것에 이르게 한다.
‘텅 비어 있음에도 그 안에 모든 것을 포함하며, 그 공허에서 빅뱅 속 세계, 잉태를 통한 우리의 삶 모두가 생성된다. 또는 매 순간 모든 것이 새로이 생을 거듭하고, 우리는 끊임없이 재탄생한다고 상상할 수도 있다. 실제로 우리에게는 매 순간 낡은 것을 거두고 새것을 낳을 기회가 있다.’ P209
이 책은 나에게 세상이 이렇다 저렇다 설명하지 않았다. 단, 수많은 사례와 연구 결과로 보이지 않는 질서를 운명의 법칙으로 이끌어내며 내가 살아온 삶을 이해하게 했다.
터닝페이지 출판사@turningpage_books에서 모집한 서평단에 선정되어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