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잘될 거예요
김지연 지음 / 생각의빛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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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연 작가의 <다 잘될 거예요>와 함께 하는 시간 동안 영혼의 자잘한 상처들이 아무는 것만 같은 기분이었다. 그녀가 그려낸 인물들은 하나같이 어딘가 우수에 젖어 있는 것 같았다. 우리 안의 상처 받은 영혼이 바로 이런 모습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보았다. 탁한 색채들이 오묘한 조화를 이루며 면을 채우고, 글과 그림이 어우러지는 지점에서 우리 안의 우울과 불안, 상처들이 얼마나 내면의 밑바닥까지 침잠해 있는 것인지 직시하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통해 삶의 환한 면면을 발견한다. 이별과 만남 그 끝에서 우리에게 남는 것은 복수나 원망이기보다 그 사람 역시 잘 살길 바라는 따뜻한 연민이 녹아 있다.

그림 속 인물들의 시선은 정면을 응시하는 경우는 드물었다. 눈을 감고 있거나 비스듬히 아래로 향해 있어 마치 자기 내면을 향해 있는 듯했다. 스케치한 도구의 질감과 선의 힘이 느껴진다. 아주 정교하게 다듬어지지 않아 오히려 사람의 감정 또한 필터 없이 다가오는 듯하다. 색채는 따뜻함과 차가움이 대비되어 인물의 처한 상황이나 기분을 시각적으로 뚜렷하게 비추는 거울 같다. 혼자 있어 고독해 보이지만, 뭔가 해방된 기분이 느껴진다. 한없이 쓸쓸해 보이지만 그 속에서 평온이 느껴진다. 자아를 찾아가는 한 영혼의 처절함이 고요하게 다가온다. 화려하지 않아도 그 속에서 머물러 있는 동안 잔잔하게 수면 위로 올라오는 뭉클함이 나는 좋았다.

이 책은 저자가 직접 그린 그림과 글을 통해 나를 돌아보는 시간이 되었다. 힘들게 끌고 가는 것들이 얼마나 허망하며 그 허망한 것들 속에 우리가 찾고자 하는 진실이 아리도록 새겨져 있는지 깨달았다. 뭐랄까. 나라는 존재도 참 애틋하지만 나를 스쳐간 모든 영혼들 역시 시리도록 안타까운 존재였다. 그렇게 생각하니 어떤 미움은 그 자체로 의미가 있었다. 마음이 정리되는 후련함 뒤에 보이는 내면의 풍경은 그 어느 때보다 청정하였다.

인간의 무의식이나 내면에 숨겨진 빛과 어둠의 양면을 드러내기 위한 애씀을 엿볼 수 있었다. 감정의 다층적인 면을 스스로 마주하며 여전히 나는 감정에 서툴지만 ‘내가 내 마음의 주인이 되어야 한다’는 저자의 메시지는 오히려 날 것은 감정조차 감싸안게 한다. 여전히 저자는 그림을 그리고 있고, 그림 속에 스며든 영혼의 자아상을 깊이 마주하게 한다. 글이든 그림이든 사람을 담는 일이기에 진심을 담은 창작물에는 반드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에너지는 강할 수밖에 없는 듯하다.

그림을 그리고 그 여정을 책이라는 전시회로 기록하는 예술적 열정 앞에 경외를 보낸다.

멀리 가지 않아도 우리는 내 곁에 그림을 두고 깊이 있는 감상을 할 수 있고, 미처 들여다 보지 못했던 저자의 마음속으로 글을 통해 다가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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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ngkacbook 생각의빛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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