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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블 포 투
에이모 토울스 지음, 김승욱 옮김 / 현대문학 / 2025년 6월
평점 :

에이모 토울스의 이번 작품은 단편들 모음을 엮은 책이다 토미의 부부는 카네기홀에서 연주회를 보고 식사도 즐기는 그런 하루하루를 좋아한다 다음시즌의 표를 미리 구하고 싶지만 그건 쉽지가 않다 하지만 카네기홀에서 정기적으로 공연연주를 가능하게 하는 방법을 알고 비싼 돈을 들인만큼 멋진 연주를 감상하던 날의 일이다 공연이 시작되고 얼마지나지 않아 옆자리 80대쯤으로 보이는 노신사가 레인코트를 입고 들어온다 이내 노신사의 소매에 슬쩍 나온 까만 마이크를 보고 기분이 좋지가 않다 카네기홀에선 모든 공연을 녹음하는건 불법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나에게 불편을 끼치는건 아니라 그냥 지날갈수도 있으련만 토미는 끝내 그걸 끄집어내고야 만다 노신사의 녹음을 방해하기 위한 작전을 펼쳐보지만 이내 다른 사람에게 토미만 무례함이라는 딱지만 얹어질뿐이었다 공연도중 밖으로 나와 끝끝내 노신사의 녹음을 잡아냈지만 그의 사연을 들은 다른 사람들의 표정은 노신사보단 토미에게 너무하다는 반응뿐이었다 노신사는 부인과 함께 즐기는 이 공연을 좋아했지만 나이가 들고 몸이 좋지 않아 같이 하지 못해 그녀에게 들려주고 싶어 시작했다는 녹음. 토미도 미안함에 노신사에게 사과겸 잘못됐다는 점을 인지 시키고 싶어했지만 만나지 못했다 그리고 그의 끈덕진 노력(?) 덕분에 노신사가 사는 집을 찾게 되고 그의 집으로 가서 연신 사과와 함께 노신사의 딸에게도 한소리 듣게 된다
이제 더는 카네기홀을 갈수 없게 되고 사망한지 좀 되었지만 녹음을 하면 왠지 그녀와 함께 한다는 기쁨에 녹음을 멈추지 못했다는 슬픔을 드러낸다 그렇게 헤어진 노신사의 집 앞에 선 토미에게 딸은 "영원히 바흐의 음악을 들을때마다 첼로연주를 들을때마다, 내가여기 62번가에 서서 당신에게 독선적이고 무신경한 개자식이라고 말한 일을 기억하면 좋겠어요." 라는 말을 듣게 되고 토미는 그렇게 평생 카네기홀을 지날때마다 또는 바흐의 음악 첼로연주를 들을 때마다 이 상황을 기억하게 된다
때론 험하고 독한 말보다 그 당시의 기억을 떠올릴때마다 당신이 얼마나 잘못을 했는지에 대해 되새기게 해준다는게 삶에 무서운 벌인지 느끼게 된다 그날 토미가 노신사를 밀조업자라며 담당자에게 신고하러 간 순간 이설리스가 기분이 좋았는지 2분 30초가 일찍 끝나고 또 다른 연주가 시작되었을때 토미의 아내는 토미가 그 연주를 듣지 않아 다행이라 생각하는 장면이 남편을 생각하는 것인지 모를 얄궂은 하루였다고 설명하는게 재미있긴 했다 가끔 누군가와 2인용 테이블에서 1대1로 대화를 나누는 장면들이 영화에서 가끔 나오는 경우가 있다 로맨틱 상황같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게 연인과 누군가와의 대화를 나누는 table for two가 정말 사람들의 삶을 움직이는 시작점이 되기도 하는거 같다 단편을 좋아하지 않았지만 짧지만 강렬한 그리고 밀조업자를 읽을 때에 글이 아닌 마음이 움직여서 괜찮은 단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