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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을 열면
오사키 고즈에 지음, 김해용 옮김 / 크로스로드 / 2020년 3월
평점 :
절판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0/0313/pimg_7507461432478148.jpg)
511호에 살고 있는 쓰루카와 유사쿠는 이사를 할 생각에 짐을 정리중이다
이것저것 책들을 정리하다보니 내가 왜 샀나 싶은 잡지들이 있고 그중에서 같은 5층에 있는 구시모토에게서 빌렸던 잡지도 발견되어 갖다주려고 현관을 나섰다.
502호까지 가서 벨을 눌렀지만 아무 소식이 없다 몇번 더 눌러보다 손잡이를 돌렸더니 어? 문을 잠그지 않았던 모양이었다. 이 문은 열어선 안되는거였는지... 일단 구시모토씨를 부르며 현관 그리고 거실에까지 들어갔다가 구시모토씨가 쓰러져 있는걸 발견했지만 이미 몸은 차갑게 식어 있었다. 누군가 다녀갔는지.. 테이블엔 꽃무늬 홍찻잔 2개가 마시다 만 채로 놓여 있고 거실 신발이 여기저기 널부러져 있었다.
무슨 생각이었을까 그냥 구시모토가 쓰러져 있는걸 보고 다시 문을 닫고 나왔다.
이대로 경찰에 신고를 했었으면 좋았지만 복잡한 생각으로 인해 경찰에 신고 하지 못하고 문을 닫고 나와서 집으로 갔다.
몇분 흐르지 않아 쓰루카와 집에 벨이 울렸다. 고등학생 같아 보이는 소년(히로토)이 좀전에 502호에서 나오는걸 봤다며 동영상도 찍었다며 협박 아닌 협박을 한다.
그러곤 현관입구에 수첩이 떨어져 있을 테니 그걸 가져다 주면 동영상은 삭제하고 아무것도 못본것처럼 해주겠다고 한다.
이걸 어째야 하나?? 하다가 다시 502호로 수첩을 가지고 나와 히로토 소년에게 전해주지만 다시 돌아가본 502호엔 구시모토의 시신이 없어졌다. 헉~ 이게 가능한가? 도깨비한테 홀린것도 아니고 이게 무슨일이란 말인가
몇일 지나고 맨션 관리실에서 구시모토의 외조카에게 연락을 하고 심장마비로 인해 돌연사라는 의사 진단을 남기고 마무리가 되는듯 했지만...
쓰루카와는 왠지 뭔가 찜찜함을 느끼지만 오롯이 구시모토의 영혼을 빌어주기 위해 애쓰기만 할뿐 아무 액션을 취하진 않는다. 그런 그를 보고 히로토소년은 어떻게 된 상황인지 알아보지 않겠냐며 그날 수첩을 가져다달라고 했던 진짜 이야기를 해준다.
쓰루카와와 히로토가 구시모토의 사건에 대해서 조사를 하는 동안 쓰루카와가 왜 구시모토의 시신을 보고도 신고를 못하게 됐는지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쓰루카와가 살고 있는 맨션 앞에서 유괴사건이 발생했다
구시모토를 아는 사람들에게 그의 이야기를 들으면 들을수록 구시모토를 더욱 의심가게하는 일만 생겼다
여자아이들만 붙잡고 유괴된 소녀의 이야기며 인근 초등학교에도 자주 가서 사진을 촬영하곤 했다는 이야기
구시모토는 과연 유괴된 소녀와 무슨 사이일까? 그 소녀를 납치나 유괴한건 진짜 구시모토일까
쓰루카와가 이사를 가게 된 이야기들 히로토가 쓰루카와에게 수첩을 가져달라고 하는 이야기 그리고 맨션에 살던 여자들에게서 흘러나오는 구시모토의 이야기와 구시모토를 아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종합해봤을때... 일치하는 접점은 없었다 너무 상반된 이야기이다 보니 그게 더 의심스러워 점점 더 파고 들었다.
그 속에서 구시모토의 진짜 이야기들과 그가 하고자 했었던 일들이 있었다.
잃어버린지도 몰랐을 잡지 하나 가져다 주지 않는다고 해서 크게 문제 될건 없었을 것이다.
늘상 혼자 독신으로 지냈던 구시모토씨는 가족이 없어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니 늘~ 자신의 상황이 나쁜쪽으로 흘러가면 한번 챙겨봐달라고 이야기했었다.
그말이 쓰루카와의 발목을 붙잡았는지 모르겠으나...
남의 집 문을 한번 열었을 뿐인데 모든 일상이 다 꼬여버린 몇일이었다.
심장마비로 쓰러진 시체를 보고 빨리 신고를 하지 않은건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지만...
오히려 그로 인해 사건을 파헤쳐볼수 있었기 때문에 다행이라고 해야 하는지....
이웃과의 왕래가 잦지 못한 요즘은 뉴스에서 심심찮게 홀로 지내는 사람들이 죽음에 내몰리는 경우도 허다하게 나온다.
일자리에 비해 인구는 많은 편인 요즘~ 구획별로 나누어서 사회봉사나 동사무소 같은 그런곳에서 알바비 형식으로라도 지원하면서 몇명의 사람들을 살펴 볼수 있는 그런 제도가 좀 있었으면 하는 생각도 든다..
북유럽쪽이었나 의사들이 많다보니.. 지역을 나누어서 주치의를 지정하는 제도도 본것같다.
그런것처럼... 제도를 잘 다듬어서 서로 관심을 갖고 한번씩 살펴봐준다면... 허망한 죽음은 없어지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물론 이건.. 나의 생각일뿐이다
문을 열면 미스터리한 일상이지만.. 문을 닫는 순간... 짠함의 주위가 보여서 씁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