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 사라마구, 작은 기억들
주제 사라마구 지음, 박정훈 옮김 / 해냄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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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와 두 아들은 1924년 봄에 리스본에 도착했다. 그 12월에 형 프란시스쿠가 사망했다. 폐렴이 그를 데려갔을 때 나이는 네 살이었다. 그는 성탄절 전야에 묻혔다.
엄밀히 말해서 ‘틀린 기억‘이라는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틀린 기억과 맞는 기억, 그러니까 우리가 분명하고 확실한 것이라 간주하는 기억의 차이는 단순히 신뢰의 문제라고 할수 있다. 그리고 신뢰라는 건 실은 우리가 매번 맞닥뜨리는교정할 수 없는 모호성을 확실성이라고 불러주는 것에 불과하다.
내가 프란시스쿠와 관련해 간직하고 있는 유일한 기억은 틀린 기억일까? 그럴지 모른다. 그러나 그것을 83년 동안 진짜로 믿으며 간직해왔다…….
- P1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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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메이르 - 빛으로 가득 찬 델프트의 작은 방 클래식 클라우드 21
전원경 지음 / arte(아르테)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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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니는 17세기 네덜란드에서 꽤 인기를 얻었던 장르였다. 렘브란트와 프란스 할스를 비롯해 여러 화가가 트로니를 남겼다. 인물의 표정과 얼굴, 헤어스타일 등을 집중적으로 표현하기 때문에 트로니 속 주인공은 독특한 표정, 우스꽝스럽거나 냉소적인 표정을 짓고 있는 경우가 많다. 또 이국적인 의상을 입고 있기도 하다. 프란스 할스는 집시 처녀의 트로니를 그렸다. <진주 귀고리 소녀>에서 그림 속 모델이 터키풍의 터번을 두르고 있는 것은 (이슬람 문화에서도 터번은 남자만이 쓰는 두건이다) 이 그림이 초상이 아니라 트로니임을 분명히 해주는 증거다. 초상이었다면 처녀가 이렇게 뜻 모를 터번을 쓰지 않았을 것이다. 몸을 옆으로 앉은 상태에서 얼굴만 돌려 정면을 바라보는 포즈도 초상화와는 어울리지 않는다.
- P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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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밍웨이 - 20세기 최초의 코즈모폴리턴 작가 클래식 클라우드 6
백민석 지음 / arte(아르테)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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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에서 동물은 인간과 같은 값을 가지지 않으며, 기독교의 신이 인간에게 잡아먹으라고 내려준 선물의 의미만을 가진다.
그래서 사냥에 성공하면 사냥감의 고통과 죽음은 아랑곳 않고, 사냥감을 내려준 신에게 감사 기도를 드린다. 이 같은 점은 고래 사냥을 다룬 또 다른 해양 소설인 허먼 멜빌의 『모비 딕』에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다. 고래잡이에 나선 그 어떤 백인들도, 피를 뿜으며 죽어가는 그 커다란 바다의 생명체를 애달파하지 않는다. 죽어가는 동물을 바라보며 말을 걸고 그들의 죽음을 동정하는 이들은 산티아고 노인같은, 사냥감의 영혼을 위로하는 습속을 지닌 야만인들뿐이다.
헤밍웨이 자신도 비정한 백인 기독교도였다. 그가 남긴 편지, 에세이, 소설들 어디에서도 그가 죽어가는 청새치, 황소, 야생오리, 사자에 감정이입을 하고 그 고통에 공감하고 죽음을 애달파하는 대목은 찾아 읽기 어렵다. 그는 청새치를 잡으면 먼저 길이와 무게를 쟀고, 황소와 사자가 죽는 순간에는 인간의 용기에 대해 이야기했다. 산티아고 노인도 기독교도이기는 하지만, 서양의 기독교와 완전히 같지는 않았을 것이다. 한국에서 기독교가 전통의 기복 신앙과 결합했듯이, 쿠바의 기독교도 전통 종교인 산테리아와 결합했을 것이다. 산테리아는 내가 알기로 만물에 혼이 있다고 믿는다. - P2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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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밍웨이 - 20세기 최초의 코즈모폴리턴 작가 클래식 클라우드 6
백민석 지음 / arte(아르테)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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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두 세계시민의 하나이므로, 종이 울려도 굳이 누구를 위하여 종을 울리는지 궁금해할 필요가 없다. 그 종이 누구의 죽음을 애도하는 것이든, 나 자신을 위해 울리는 것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종은 인류 모두를 위해 울린다.
- P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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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스트넛 스트리트
메이브 빈치 지음, 정연희 옮김 / 문학동네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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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몇 년 동안 아무 일도 없었다고 말하고 싶지만, 당연히 그건 터무니없는 바람이다. 매일 매시간 무슨 일인가가 벌어졌을 것이다. 단지 어떤 일인지 내가 몰랐을 뿐. - P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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