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림과 버려짐, 이 능동과 수동은 하나의 순환회로 속에 서로 맞물려 있습니다. 무언가를 버릴 때마다 동시에 그 무언가로부터 버려진다는 점을 고려해야 합니다. 시인은 근대 이후의 인간들이 땅, 산, 들, 숲, 강, 바다. 푸른 하늘, 맑은 공기를 버렸다고 말합니다. 최종적으로 쓰레기로 가득찬 지구를 버리고 우주로 향했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정작 버려진 것은 인간입니다. 인간 삶의 조건인 지구로부터 버림받은 것입니다. 인간의 허위의식,
자기기만의 최종 결정판은 지구로부터 버려져 우주의 유랑민이 되고도 우주인이 되었다고 자부하는 모습에 있습니다. - P2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