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할 줄 알아야만 인간입니다. 타자를 보살피고 애도할 줄 알아야 인간입니다. 애도란 사랑을 전제로 이별의 고통을 슬퍼하고 그 슬픔의 상처를 치유하는 행위입니다. 진실한 사랑의 크기는 이별의 고통과 비례하기에, 슬픔으로 슬픔을 치유하는 애도 행위는 인간성의 척도일 수 있습니다.
애도할 줄 모르는 자는 인간이기를 그만둔 사람입니다. 인간이란 사랑하다가 사랑하는 것들의 죽음을 견디며 살아가다가, 결국 스스로도 죽어갈 수밖에 없는 존재입니다. 고로 인간이란 사랑의 멜랑콜리를 앓을 수밖에 없는 존재, 즉 호모 멜랑콜리쿠스 Homo Melancholicus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사랑은 인간의 소유물이 아닙니다. 내 마음대로 처분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굳이 소유라는 개념을 가지고 말하자면, 오히려 인간이 사랑의 소유물입니다. 인간이 사랑의 아바타라는 말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결코 인간을 폄훼하는 말이 아닙니다. 도리어 최고로 상찬하는 말입니다. 사랑에 따라 살아간다는 것은 최고의 영광입니다. 물론 세상에 공짜는 없으며, 때때로 영광의 대가는 혹독합니다. 멜랑콜리를 지불해야만 합니다. ‘너무나도 인간적인‘ 사람이 되려면, 반드시 사랑의 고통을 감수해야 합니다. - P2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