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밍웨이 - 20세기 최초의 코즈모폴리턴 작가 클래식 클라우드 6
백민석 지음 / arte(아르테)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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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에서 동물은 인간과 같은 값을 가지지 않으며, 기독교의 신이 인간에게 잡아먹으라고 내려준 선물의 의미만을 가진다.
그래서 사냥에 성공하면 사냥감의 고통과 죽음은 아랑곳 않고, 사냥감을 내려준 신에게 감사 기도를 드린다. 이 같은 점은 고래 사냥을 다룬 또 다른 해양 소설인 허먼 멜빌의 『모비 딕』에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다. 고래잡이에 나선 그 어떤 백인들도, 피를 뿜으며 죽어가는 그 커다란 바다의 생명체를 애달파하지 않는다. 죽어가는 동물을 바라보며 말을 걸고 그들의 죽음을 동정하는 이들은 산티아고 노인같은, 사냥감의 영혼을 위로하는 습속을 지닌 야만인들뿐이다.
헤밍웨이 자신도 비정한 백인 기독교도였다. 그가 남긴 편지, 에세이, 소설들 어디에서도 그가 죽어가는 청새치, 황소, 야생오리, 사자에 감정이입을 하고 그 고통에 공감하고 죽음을 애달파하는 대목은 찾아 읽기 어렵다. 그는 청새치를 잡으면 먼저 길이와 무게를 쟀고, 황소와 사자가 죽는 순간에는 인간의 용기에 대해 이야기했다. 산티아고 노인도 기독교도이기는 하지만, 서양의 기독교와 완전히 같지는 않았을 것이다. 한국에서 기독교가 전통의 기복 신앙과 결합했듯이, 쿠바의 기독교도 전통 종교인 산테리아와 결합했을 것이다. 산테리아는 내가 알기로 만물에 혼이 있다고 믿는다. - P2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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