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에게 차려주는 식탁 - 어른이 되어서도 너를 지켜줄 가장 따뜻하고 든든한 기억
김진영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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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교에서 버스를 타고 집에 오는데 갑자기 비가 내리기 시작해서 우산 없이 비를 맞을 생각으로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는데 웃으면서 우산을 쓰고 기다리고 계시던 엄마의 모습을 발견했다. 어린마음에 어찌나 뛸듯이 기뻐했는지 생생하게 기억이 난다. 게다가 가게 앞에서 뜨끈뜨끈하게 김이 오르고 있는 찐옥수수를 한 개 사주셔서 옥수수알을 입안에서 톡톡터뜨려 씹어먹으며 흥얼거리며 즐겁게 걸어갔던 그 짧은 기억이 어른이 되어 가끔씩 스산해지는 마음을 감싸안아주는 따뜻한 기억으로 떠올리게 되는 행복한 기억이다.

꾸밈없이 일상속에서 이어지는 아버지의 요리들 이야기가 이렇게 재미있고 정감있게 다가올거라고 예상치 못했는데 읽으면 읽을 수록 한 문장 한 문장마다에 담겨진 김진영님의 아버지 마음이 참 포근하고 아름답게 느껴진다.

호불호가 뚜렷한 예민한 입맛을 지닌 외동딸 윤을 위해 요리를 하는 아버지의 모습을 통해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딸에게 차려주는 식탁>>은 특히 어른이 되어서도 지켜줄 가장 따뜻하고 든든한 기억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를 생각해보게 만든다. 삶의 힘이 되어주는 인생의 맛있는 순간들이라는 멋진 화두. 김진영님은 허영만 만화 <<식객>>에 일화가 소개될 정도로 이 업계에서는 모르는 이가 없는 식재료 구매 전문가이다. 현재 온라인 미디어 ‘여행자의 식탁’ 대표로도 활동중인 김진영님의 좋은 음식에 대한 예찬론은 이 책을 읽는 가장 중요한 핵심 정보이기도 하다. 책에서 소개되어지는 요리마다 좋은 식재료를 선택해야만 하는 명확한 이유 때문에 우리집에서도 소소한 변화가 감지되어지고 있는 요즘이다.

박찬일 셰프는 김진영님의 책 소개글에서 ‘멋부림 없는 소박한 밥상으로 딸의 든든한 이해자이자 버팀목을 자처한다’라는 표현을 하였는데 그 말 그대로 이 책의 정의가 명료하게 완성 되었다고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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