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가 보이는 이발소 - 제155회 나오키상 수상작
오기와라 히로시 지음, 김난주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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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오키상 수상을한 작품집 <<바다가 보이는 이발소>>에서 만날 수 있는 삶의 주인공들은 봄, 여름, 가을, 겨울과 같은 사계를 지나는 생물들처럼 자의이건 타의이건 본인의 생을 오롯이 살아내는 모습이어서 소설을 통해 만난 인물들이지만 마치 우리 삶의 언저리에서 한 번씩은 스쳐지나가듯 목격을 했을법한 사람인 듯이 입체감 있게 시각화 되어져 다가온다. 내면에서 변화되어지는 등장인물들의 미묘한 감정흐름이라든지, 정신적 움직임들을 또렷하게 활자로 구체화시키는 오기와라 히로시의 감탄스러운 매력이 넘치는 작품이라고 생각된다.


어쩌면 한 번쯤 살아가면서 대다수가 경험해 보았을 기억에 남겨진 아릿한 아픔들을 건드리는 행위로 공감을 먼저 이끌어낸 이후에, 다시 기억속의 아픔을 해부하듯 해체하여 시간의 흐름과 성장에 맞춰 고개가 끄덕여지도록 납득시키고 이해를 유도하는 그런 "치유"의 힘이 담겨 있는 작품이어서 <<바다가 보이는 이발소>>가 큰 호평을 받고 있는 것이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들게 한다.


스토리들의 전개가 고요한 담채화처럼 느껴지고, 군더더기 없이 심플한 삶의 단편들을 고요하게 적어나가는 오기와라 히로시 작가의 작품을 읽다보면 마치 그 느낌이 낭만적인 듯 아름답게 느껴진다. 

그러나 주인공 내면의 감정흐름을 따라 끌려 들어가게 되면, 어느새 뜨겁게 치닫는 리드미컬한 감정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그동안 잊혀져 있었던 기억 저 멀리에서 건져지는 오래된 사건들을 한 두가지쯤 떠 올리게 될 것이다. 


현실에서 마주하는 이웃들의 모습에서 어렵지않게 발견할 수 있는 그런 이야기를 소재로 리얼리티하게 구성해낸 작품이기에  잔잔하게 읽혀지는 재미가 있는 작품이지만, 신음소리 한 번 내지않고 묵묵히 현실의 무게를 견뎌내는 흔하고 흔한 우리 인간군상들 내면의 폭풍과 절망, 두려움, 그리고 상처들을 섬세하게 그려내고 있어서 서럽고 슬프기도 한 작품집이다.


번역작가 김난주님이 "인생의 윗목"이라는 화두를 빌어 남겨주신 글에서 처럼 '관계'에서 비롯된 칼바람 부는 윗목......그리고 다시 주인공의 의지와 삶의 깊은 이해를 통해 아랫목으로 옮겨지는 그 과정들이 특히 감동적으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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