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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수저
나카 칸스케 지음, 양윤옥 옮김 / 작은씨앗 / 2012년 10월
평점 :
품절
나쓰메 소세키가 나카 간스케의 산문 작품의 가치를 인정하고 도쿄 <아사히 신문>에 추천 게제를 하게 한 <은수저>는 전편보다 후편의 작품이 더 아름다운 여운을 준다.
나카 간스케의 문장은 기성작가의 영향이 전혀 없는 순수한 간스케만의 것으로 그 독창성을 높게 평가하며 나쓰메 소세키는 문장의 여운이 좋으며 묘사가 아름답고 치밀하다는 평을 남겼다.
<은수저>의 전반부에 등장하는 종교적 성향이 강한 이모님과 병약한 소년 간스케의 일상생활의 모습은 다소 지루하고 반복되는 자연과 사물의 묘사들에 치중되어 있어서 집중해서 잘 읽어지지가 않았었는데 소심하고 나약하기 그지없는 "문어도령"이라는 별명의 소년에게 동갑내기 소녀 오쿠니와의 놀이가 시작되어지면서 능동적으로 드러나는 주인공 사내아이의 심경변화에서 간스케 특유의 문장에 빠져들게 된다.
작가의 자전적 소설이기도 한 <은수저>는 전편과 조금 성장이 된 간스케의 십대 소년 시절 이야기인 후편으로 나뉘어 섬세한 소년의 마음들이 그려지는데 유년기의 오쿠니와 두번째 여자 친구 케이에 관한 소년의 심리가 꽃잎처럼 촉촉히 향기롭게 그려지고 있다. 한 편 사내녀석들 간의 미묘한 기싸움이라든지 학교생활에서의 선생님들과 어린 학생간의 심리적 관계에서 작가의 서정적이고 고요한 서술들이 먼 옛날의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있지만 결코 상투적인 설정이 아니며 간스케 문장에서의 아련한 사랑스러움들을 찾아보게 만들고 있다.
작품이 쓰여진 연대가 원래 고풍적인 시절의 것이어서 소품들에 관한 주석이 달려있는 부분은 생소한 물건들이 많지만 후편에서는 그런 주석이 필요한 문장은 별로 눈에 띄지 않고 십대소년의 따스한 내면묘사가 흥미롭게 전개되어 지기때문에 재미도 더해지지만 그 소년의 마음과 작가의 설정들이 고와서 읽으면서도 참 예쁘다라는 감탄을 하게 만든다.
'역시 작가란 이래서 다르구나' 하는 그런 감탄을 하게 만드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