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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사랑한다는 건
알랭 드 보통 지음, 정영목 옮김 / 은행나무 / 2011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알랭 드 보통의 [너를 사랑한다는 건]에 남자주인공은 새로 사귀게 된 여자를 객관적인 관점과 다양한 조명으로 분석을 하며 전기라는 형식을 빌어 사랑이라는 감정과 그 사랑이라는 감정을 베이스로 여러 가지 현상들을 접사하듯 흥미로운 이야기들로 가득한 소설이다.
알랭 드 보통의 유머러스하고 집요한 관찰, 그리고 현학적인 호기심으로 서술된 커플의 세심한 스토리에는 각종 역사적인 해석과 철학, 사회학, 심리학 등등... 한 인물을 중심으로 갖가지 외부적 내부적 영향요소까지 분석하여 묘사되어지는 재미있는 연구 결과. 인간의 본질적인 모습에 다가가려는 작가의 의도덕분에 다소 거리감 있는 성격적 요소를 지닌 부류의 인간을 이해할 수 있는 사전정보들을 습득하게 되는 이득도 있었다.
알랭 드 보통의 개성적이고 새로운 소설속 남자주인공의 생각과 대사는 독특하지만 왜곡되어지지 않게 정황을 사실적으로 정교한 보도하는 듯한 느낌을 갖게 하는데 유머러스하면서도 위트있는 언어로 핵심을 지나치지 않는 재능을 소유한 인물이라고 판단된다.
오늘은 너무 일찍 잠에서 깨어버렸다.
지독하게 슬프고 조금 무섭기도 했던 꿈을 꾸면서 시달렸기 때문이다.
날이 밝지도 않은 월요일.
피곤해서 미뤄두었던 셔츠를 다림질하면서 점점 맑아지는 머릿속에서 이런 저런 잡념들이 떠돌아다니기 시작했다.
머리를 짧게 잘라볼까.
염색을 시도해보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 같다.
오늘은 외부적으로 인지되어지고 있는 나의 모습이 지긋지긋하다는 생각이 강하게 일었다.
선하고 정직해서 성실한 인상을 주는 소박하고 꾸밈없는 모습에 대하여 강렬하게 부정적인 느낌이 들어 거부감이 일어났다. 나의 내면도 정말 그러한 상태인지......
알랭 드 보통의 소설을 한 편 읽고 나니 생각이 느리게 전개되는 후유증이 생겨버렸다.
사소해서 지나쳐버리기 일쑤였던 작은 습관과 행동 말투 가운데에서 본질적인 모습을 찾기위해 실마리를 탐색하는 버릇.
알랭 드 보통 식의 삶의 관찰. 굉장히 재미있고 즐겁다. 해박하고 지성적인 냉철함으로 고난이도의 코메디를 연출하는 천재 작가 같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