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종말시계> 산소가 없다면, 물이 없다면, 오염되지 않은 토양이 없다면......인간적 윤리가 사라진다면, 그러한 이유로 변화가 일어날 것을 예측해 보면 상상을 초월하는 결과를 누구나 한 두가지쯤 쉽게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적극적인 절약으로 성실히 지구인들이 한마음이 되어 석유자원을 절약하면 해결이 될 수 있는 문제라면 희망이라도 있을텐데 크리스토퍼 스타이너는 그마저 허용할 기색이 없다. 더욱 걱정스러운 것은 단순한 저자의 상상력에 의한 견해로 그칠 일이 아니라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현재상황이다. 석유의 고갈은 확정된 명제이다. 석유는 고갈시점이 머지 않았기때문에 이 책이 주는 두려움이 피부로 느껴진다. 미국은 석유의 자국생산량 외에도 석유를 수입하여 거대한 비축계획을 진행중이라는 이야기를 얼핏 들은적도 있었는데, 석유와 관련된 어두운 전망에 관한 이 문제의 심각성을 한국정부는 국가적인 차원에서 어떤 대비를 하고 있는지 자못 궁금하고 걱정된다. 멀지않은 미래에 지구촌의 생활모습에 큰 변화가 닥칠거라고 크리스토퍼 스타이너는 경고를 하고 있다. 막연히 예상을 하는 것과는 좀 색다르게 구체적인 예를 조목조목들어 실질적인 변화들을 친절히 가르쳐준다. 석유아닌 다른 자원의 고갈도 염려를 해야하겠지만 직접적인 수요가 엄청난 석유는 더 큰 생활의 변화를 가져올 것이 분명하기에 수많은 학자들이 생존을 위한 연구를 거듭하고 실험중이다. 우리는 아직도 비닐봉투와 일회용 용기들을 쓰레기통에 미련없이 던져넣고 있다. 미미한 변화들이 대형마트의 비닐봉투 공급의 유료화, 장바구니 판매 등등의 모습으로 일어나고 있다는 것은 체감하지만 크리스토퍼 스타이너씨가 언급한 불가피한 현상들이 코앞에 닥쳤을때의 대혼란에 관한 경종을 경시해선 안될것이다. 어떻게 되겠지 하는 막연한 무개념으로 속편히 살아가고 있을때가 이미 지났다는 것을 알고 있는 지구인이 얼마나 될지 모르지만, 아직까지도 자연환경보호라는 가벼운 이벤트성 의식으로 계곡에서 즐거운 잡담을 하며 휴지를 줍는 낭만적인 생활이 얼마나 더 오래 유지될 수 있을지 염려스럽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