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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나는 사랑하러 갑니다 - 박완서 외 9인 소설집
박완서 외 지음 / 예감출판 / 2010년 2월
평점 :
품절
<지금 나는 사랑하러 갑니다>
어떤 "인연"이 시작되는 시점에서 혹시 나의 언행에 변덕스러움이 있었다면
지금의 현실과는 또 다른 지점에 내가 서있지 않았을까?
인연이 시작된 지점부터 얽혀가는 긴긴 이야기들은 아무리 모르는 사람의 사연이어도
언제나 흥미롭다. 특히 사랑이야기.
마른나뭇가지에 물오르고 새싹이 움트려는 것처럼 음악이 감미롭게 들리고 커피향기가 더욱 진하게 느껴진다.
신새벽 푸른 하늘을 넋 놓고 바라보다가 서글픈 인간의 닮아있는 애환들에 공감하며 머리를 끄덕끄덕하기도 한다.
사랑이야기 9편을 읽었더니 감성이 촉촉해진다.
"사랑"의 형체가 뚜렷하게 나타나주질 않아서 조바심내며 기다릴 수 밖에 없었던
그 불안하고도 씁쓸한 혼자만의 기다림을 겪어본 사람이라면
십중팔구 이 책을 읽으면서 옛 기억을 떠올렸을 터이다.
사람들 살아가는게 그렇게 크게 다른 모습은 아닌 것 같다.
애타게 사랑했다면 더 큰 그리움, 그 사랑이 실패 했다면 더 큰 공허감...... 하지만 그 사연들 하나하나가 결국
한 인간의 모습을 완성하게 만드는 과정의 사건이라고 한다면
매 순간의 인연과 감정과 선택에 더욱 진중해야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할 것이다.
작가 9인의 사랑이야기는 다양한 지점에서 같지 않은 모습으로 다가오는 "사랑"의 생태 보고서 처럼 우리들에게 사랑의 자유로운 가능성들을 예시해준다.
치열하게 사랑한 사람들은 저렇구나.
덕지덕지 않은 상처의 딱정이들이 아물어서 굳은살이 되고 맘이 깊어지게 파묻어놓은 옛사랑의 무덤들이 현재의 그를 그토록 빛나게 해주는 구나. 그러니 겁내지 말고 사랑에 나설것.
사랑하고 싶다. 사랑받고 싶다. 사랑할 자격이 있다 없다.
사람들이 흔히 저지르는 실수중의 한가지가
머릿속으로 가능성을 이리저리 재기만 하다가 말아버린다는 것이 아닐까?
"사랑은 현실이다"라고 주인공들이 저렇게 절절히 외치고 있는데....... 바보.
이틀 후엔 다시 바다건너 먼 나라로 돌아가야만 하는 형님을 위해 아침부터 부산을 떨어 장을 봐왔다. 건나물류와 황태, 미역, 허기질 때 마실 차, 건강에 좋다는 홍삼제품, 추억의 군것질 거리까지. 사람과 사람의 관계는 관심으로 이어진다.
좋은 관계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부지런도 해야하고,
빈약한 주머니도 탈탈 털어 아낌없이 성의를 보여주기도 해야 하는 거 아닌가.
제 몸 부서질까 약은사랑만 반복하는 "여직싱글"님에겐 이 책이 가차 없이 내지른다.
당신은 아직 사랑할 준비가 덜 되어 있노라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