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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의 소녀
델핀 드 비강 지음, 이세진 옮김 / 김영사 / 2009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성격이 복합적 성향을 띄는 인격이 아니어서 소설의 느낌이 좀더 산뜻하고 따뜻하게 다가온다.
거식증을 앓기도 했던 델핀 드 비강이라는 작가 자신의 자전적 소설이라고 해서 더욱 실감이 나는 심상들이 곳곳에 보인다.
평온한 안식처의 혜택을 전혀 선물받지 못한 인생의 주인공 소녀 "노"와 섬세한 이해력과 바람직한 부모의 됨됨이를 골고루 갖춘 뛰어난 가정환경속의 천재소녀 "루 베르티냑"의 신뢰감이 유지될 수 있었던 건 현실적이면서도 따뜻한 인간애를 상실하지 않고 사는 아직은 희망이 보이는 세상의 결실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노숙자.
그 존재만을 의식해본다면 알 수없는 출신의 불안한 사람, 본인도 모르게 몹쓸병에 걸려있을지도 모르는 매우 불쾌한 상대. 하지만 역시 가장 두려운 점은 나에게 해를 끼칠 수도 있는 무법의 두려운 존재라는 걱정일것 같다.
"루 베르티냑"은 "노"에게 다가감을 머뭇거리지 않는다. 노의 어떤모습에서 루는 자신과의 동질성을 감지했던것 같기도 하다.
서로의 관심과 믿음과 우정으로 그 녀들의 마음 깊은 곳의 상처들이 구체적인 모습을 드러내고 외면하고 회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그것들을 돌파해가며 성장을 한다.
혼자서 해내기엔 무한한 노력이 필요했을지도 모른다.
나의 고통을 견딘다. 그리고 내 모습을 새롭게 바꾼다. 그 모든 과제들을 두 소녀는 훌륭히 극복해 낸다. 혼자가 아니니까..... 희망의 불씨가 가끔 위태롭게 흔들리기도 했지만 결국 서로를 변화시키는데 성공한다.
아름다운 성장소설이기도 하고 세상의 아주 불행한 모습의 생존자들에대한 관심과 이해를 유도하기도 하는 마음 훈훈한 소설한 편이다.
루에게는 천재적인 두뇌와 그녀의 진가를 제대로 발견해준 "뤼카"의 사랑도 있다. 그리고 최선을 다해 딸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자상한 부모님까지...... 하지만 역시 그녀를 가장 돋보이게 하는 매력은 "노"를 위한 그녀의 아름다운 관심과 용기, 믿음을 지켜낸 멋진 용기라고 생각된다.
이런 아리따운 우정을 나눌 수 있는 친구를 알고 있다면 대단히 행복한 사람일거라는 부러움도 인다. 현실적인 문제들을 복잡하게 계산하다보면 결국 죄책감을 느끼면서도 서로가 담겨져 있는 다른세상을 인정해버리게 되지 않을까.
루와 뤼카의 단정한 사랑도 보기좋고 끝까지 신뢰를 깨지 않은 두 소녀의 강한 우정을 생각해도 행복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