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마디 언어 "똥"을 스물 두 번이나 소리내어 읽게 만드는 책. 표지 제목과 내지 제목까지 합하면 모두 스물 네 번. 평상시에 내입에서 그 소리를 듣기는 불가능한 언어 였다. 아이를 위해서 거의 날마다 스물 네번, 마흔 여덟 번, 예순 두 번...... 기꺼이 소리내어 발음도 또렸하게 읽어주어야 한다. 아이가 까르르 좋아 넘어가는데 엄마로서 감당하지 않으면 안될 중요한 역할. 책읽어주기. 우아한 엄마의 모습과 상반되는 어감의 이 언어를 회피하기 위해서 "응가"를 애용 해왔다. 열 한 살이나 된 큰 아이도 이러한 엄마를 배려해 주느라 스스로 금하는 원색짙은 언어. 그런데 우리집 막동이 마음에 쏘옥 들어버린 이 그림책. 아침에 눈뜨면 책꽂이에서 용케 찾아 뽑아 들고와서 "또~또"애원을 하니 더 이상 평소 고집하던 모양새를 접어두고 자연스러운 인간 본연의 본분을 다하여 "슈우웅, 철퍼덕, 쿠당탕 탕,타타타타, 오동당동당, 쫘르륵, 뿌지직~~!"더 나아가 남편에게까지 책을 들이밀며 라스트씬인 "곶감씨 같은 것"앤딩을 설명해 주면서는 목젖이 보이건 말건 단장할 겨를도 없이 웃어 젓히는 모양새까지 거침없이 드러내 버렸으니...... 그런데 솔직히 두더지의 깜찍.귀여운 앤딩장면은 책을 디밀지 않고 혼자 보기엔 너무 아까운 명장면인 걸...... 견고.튼실 보드북이라서 낡고 해지기 전까지. 또는 막동이가 한글을 깨우치고 저 혼자서 읽어주시기 전까지 가혹한(^^) 엄마의 임무는 한동안 지속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