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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착 ㅣ Dear 그림책
숀 탠 지음 / 사계절 / 2008년 1월
평점 :
처음부터 끝까지 조형 감각과 그림의 완성도에 흐트러짐이 없다.
지나치게 성실한 그림에서 종종 느낄 수도 있는 갑갑함도 없고,
절로 탄성이 흘러나올 수 밖에 없는 제대로 된 그림꾼의 작품이다.
모노톤의 그림들로만 채워진 팔백컷이 넘는 그림들을 읽어나가는 동안
새로운 정착지에서 경험하게 되는 낯설고 당혹스러운 순간들과
이방인에게는 더없이 고마운 소중한 도움의 손길들, 각각의 사연들을
풀어 놓는 유사한 처지의 정착인들과함께 주인공은 조금씩 새로운 환경에
적응을 해나가는 과정들을 그림책에서 세세히 읽게 된다.
정확히 가늠하기 어려운 상상의 시대적 공간적 상황이기는 하지만
익숙한 언어와 먹거리, 문화가 전혀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장소에서
온전히 삶 터를 일구어내야만 하는 고된 일이 얼마나 긴장되고 불안정한
경험인지를 등장인물의 표정들에서도 어렵지않게 찾아읽을 수가 있다.
그림책의 재미를 더해주는 요소 중에는 들어보지도 보지도 못한 동물들과
요상하게 생긴 음식물의 독특한 생김새도 눈여겨 봄직하다.
상상력의 재능을 맘껏 발휘한 숀탠의 손에서 창조되어진 세계 곳곳을
구경하기위해서 덮었던 책을 몇 번이고 다시 열어 젖히게 만드는 책.
글씨는 없지만 묻혀진 이야기가 무궁무진한 내용많은 그림책이다.
온가족이 둘러앉아 이야기할 꺼리들을 만족스럽게 충분히 내어 주는 정말
유용한 그림책이라고 생각한다.
4년간 이 작품을 만들기 위해 소모되어진 작가의 노력이 얼마나 컸을지
짐작이 되고도 남음직한 작품이라 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