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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지에 싸인 꽃다발
보나쓰 지음 / 연두에디션 / 2025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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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이 오기 전의 빛은 가장 강렬하고 따뜻하다. 그 빛을 놓치지 않으려 한다. 해가 저물 때 내 마음도 가라앉지 않도록. 어둠이 찾아오면, 그 어둠을 감당할 만큼 밝게 살아야 한다. 그 밝음이 내일을 위한 힘이 될 테니까. 오늘을 살아내는 것만큼 중요한 일이 없다. <p141>

<신문지에 싸인 꽃다발>이라는 책 제목과 세련되고 기쎈언니 느낌의 그림이 인상적이어서 서평단 신청을 했다. 오래전 신혼 때 짝꿍이 퇴근하면서 신문지에 후리지아 두어단 사와서는 쑥쓰러운 듯 숨겼다가 쓱 내밀던 추억이 떠올라서...그때 느꼈던 따뜻함이 책 제목과 겹쳐져서 사랑이야기인줄 알았는데 막상 책을 펼쳐 보니 예상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의 그림에세이다.

삶을 살아가며 마주하는 크고 작은 감정들과 변화에 대한 깊은 사색이 담겨 있고, 나이듦을 두려워하지 않고 마주하여 긍정적으로 나아가는 것과 그 과정에서 얻어지는 깨달음이 잔잔하게 마음을 울린다.
나이 들어간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이 책에서 작가님은 나이듦이란 단순히 젊음을 상실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삶의 지혜가 깃드는 과정이라고 이야기한다. 이해의 폭이 넓어지고 불필요한 것들은 자연스럽게 걸러지며,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한층 부드러워지고, 조급했던 마음도 점차 잔잔해지는 시기. 중요한 것은 나이 들어가는 속도가 아니라, 그 과정에서 무엇을 보고 무엇을 느끼는지라는 작가님의 말에 깊이 공감하며 읽었다. 작가님과 같은 계절을 지나고 있기에 더욱 와닿았다.
‘늙어간다는 건 축복이었으면 좋겠다. 군내 나지 않고 향긋한 삶이었으면 좋겠다. 마치 잘 익은 와인처럼, 시간이 흐를수록 깊어지는 삶이었으면.’이라는 작가님의 말처럼, 나 또한 그렇게 살아가고 싶다. 늙음보다 낡음이 더 두렵다는 말이 있듯이, 시간의 흐름 속에서 자연스럽게 나이를 먹더라도, 그 과정에서 닳아버리고 퇴색되지 않기를 바란다. 꾸준히 삶을 채워가며 하루하루를 의미 있게 쌓아가기를. 그래서 나의 시간도 ‘낡음’이 아니라 ‘익음’이 될 수 있기를.

책에 수록된 그림이 아름답고, 내지 색상이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어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색감이 주는 분위기가 달라져 더욱 몰입하게 된다. 감성적인 그림과 글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각 페이지가 하나의 작품처럼 느껴지며, 어느 페이지를 펼쳐 읽어도 편안하게 다가오는 글이라 더욱 마음에 든다.
또한, 표지 디자인부터 내지 디자인, 글꼴까지 세심하게 신경 쓴 책이라 더욱 특별한 느낌을 준다. 페이지마다 글이 마치 시처럼 다가와 선물하기에도 좋고, 글씨가 커서 연세가 있는 분들에게도 부담 없이 추천할 수 있을 듯하다.
<작가님으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함>
글•그림: 보나쓰
출판사: 연두에디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