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가짜 정의에 열광하는가
김태형 지음 / 갈매나무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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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 경쟁사회, 약육강식, 능력주의와 같은 신자유주의 논리가 너무 당연해졌다. 돈이 곧 능력이고, 돈이 없는 것은 무능력이며, 이는 ‘나의 잘못’과 동의어다. 강자는 ‘더 많은 격차’(구별 짓기와 멸시)를 권리라 주장하며, 약자는 죄책감과 열등감을 내면화한다. 이는 결국 승자독식, 각자도생 합리화로 이어진다.” <p85>



정의란 사회 구성원들이 공정하고 올바른 상태를 추구해야 한다는 가치다. 다시 말해, 사람들의 요구와 이해관계를 공정하게 조절하는 것이다. 그러나 2024년 12월 3일 윤석열 정권은 “우리 국민의 자유와 행복을 약탈하고 있는 파렴치한 종북반국가세력들을 일거에 척결하고 자유 헌정 질서를 지키기 위해”라며 불법계엄을 정의로 포장했다.


불법계엄을 겪으며 우리 사회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깊이 분열되어 있었음이 드러났다. 당시 국회로 몰려간 대다수의 사람들은 ‘공동체성’ ‘우리성’이 강한 중장년층이었고, 반대로 젊은 세대의 참여는 저조했다.


이 책은 태극기 부대 노인, 보수화된 2030대 남성, 광장에서 목소리를 내는 여성 청년 등 세대와 성별 집단의 정치적 태도 차이를 사회심리학적으로 분석한다. 이를 통해 개인으로 파편화된 우리 사회가 분열과 갈등으로 내몰리게 된 원인을 짚어보고, 겉보기에는 정의를 내세우지만 실제로는 특정 집단의 이해관계와 감정에 의해 왜곡된 ‘가짜 정의’가 난무하는 현실을 파헤친다. 나아가 공동체를 복원하기 위해 인간다운 생활을 보장하는 최소한의 기반과 기본소득제 같은 제도적 장치를 대안으로 제시한다.


#우리는왜가짜정의에열광하는가

드라마 ‘오징어 게임’을 예로 든 부분에서 씁쓸하면서도 뒤통수를 얻어맞은 듯한 기분이 들었다. 차비가 없어 집까지 걸어가겠다던 알리에게 상우가 차비를 건네지만, 게임이 다시 시작되자 그는 주저 없이 알리를 속여 죽음으로 몰아넣는다. 이러한 사례를 통해 저자는 “만일 사람이 악하다면 그것은 사회가 악해서이다”라고 말한다.


가장 가슴 아팠던 부분은 노인세대가 이성적 사고가 아니라 공포와 생존불안 속에서 보수 이념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집단이라는 점이다. 그들은 한국전쟁과 베트남전쟁에서 총을 들고 싸웠고, 대한민국 경제 성장을 위해 헌신했음에도 돌아온 것은 빈곤과 잉여인간 취급이었다. 노인세대가 진정으로 바라는 것은 “고생하셨다, 애쓰셨다”는 최소한의 존중과 인정이다. 그것이 그들에겐 정의이기에...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함>

저자: 김태형

출판사: 갈매나무 @galmaenamu.p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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