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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찾은 꽃목걸이
소말리 맘 지음, 정아름 옮김 / 퍼플레인 / 2009년 9월
평점 :
품절
이 책의 전체 내용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단어는 아마도 ‘강간’이 아닐 듯싶다. ‘강간’이란 폭행 또는 협박 따위의 불법적인 수단이 동원되는 상황을 가리킨다. 성폭행은 인간의 존재감이나 인격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무서운 사건이다. 더욱이 나이가 어릴수록 피해자가 받는 정신적, 육체적 충격은 엄청나다. 피해자는 평생 고통에서 벗어날 수 없는 트라우마에 빠지게 된다. 하지만 그 몫은 오로지 피해자 자신의 것 일뿐 우리 사회는 그들의 고통을 이해하려는 노력은 기울이지 않는다. 이 책 《다시 찾은 꽃목걸이(2009.9.25. 퍼플레인)》는 우리에게 관심을 호소한다. 우리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이런 삶을 살아하는 어린 소녀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리고자 한다. 그리고 소녀들에게 잃어버린 꿈을 함께 찾아주자고 손을 내민다.
십대 소녀들에게 성매매를 강요하는 사건, 십대 소녀들이 성매매 현장에 갈 수밖에 없는 현실은 어느 나라에서건 큰 문제로 인식된다. 그러나 ‘십대 소녀들의 성매매 문제와 성폭행 문제’를 산적해있는 다른 문제들 보다 가장 빨리 해결해야 할 시급한 문제로 인식하고, 그 심각성을 절감하는 사람들은 과연 몇이나 될까 궁금해진다. 내 주위에서 일어나지 않는 일이라면 나는 모르는 일이라고 치부해버리는 사람들이 많지 않은가. 이 책은 캄보디아의 어린 소녀들이 처한 현실을 솔직하게 보여준다. 그러나 단지 캄보디아만의 문제는 아니다.
이 책의 저자인 ‘소말리 맘’은 캄보디아 태생이며 창녀 출신으로 현재는 아동 및 여성 쉼터인 「아페십」 리더로 활동 중인 여성 인권운동가이다. 이 책을 통해 두 가지 중요한 사실을 알 수 있다. 첫째, 캄보디아의 십대 소녀들이 처한 비참한 현실을 알 수 있고, 둘째, 「아페십」활동을 펼쳐나가는데 얼마나 큰 장벽들이 있는가를 알 수 있다. 이 두 가지는 소말리 맘의 삶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데, 그녀의 비참했던 어린 시절, 공포를 느꼈던 어린 시절로부터 시작되는 이야기에서 목숨을 잃을지도 모르는 두려움 앞에서도 「아페십」활동을 멈출 수 없는 이유를 짐작할 수 있다. 자신의 가장 감추고 싶은 부분, 가장 치욕스런 부문을 공개하면서 절망스러운 현실 속에서도 희망을 찾고자 고군분투하는 저자의 용기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캄보디아에서는 매춘사업이 점점 거대화 되어간다고 한다. 동정인 어린 소녀와 관계를 가지면 모든 병을 치료할 수 있다는 어처구니없는 믿음은 어디서부터 기인한 것일까 궁금해진다. 아페십에 오는 아이들 중 열 살 미만의 아이들도 있다는 말을 도대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모르겠다. 부모는 어린 아이를 매춘업소에 팔고, 매춘업자는 어린 아이를 납치하거나 사거나 하는, 상식적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행위들이 자행되고 있다는 사실은 도저히 현실이라고 믿기 힘들 지경이다.
이런 불행한 사건을 접하면 사람들은 대개 정말 안 된 일이라며 쯧쯧쯧 혀를 찬다. 그리고 뒤돌아서면 잊어버린다. 사실 조금만 눈길을 돌려보면 우리 주위에서도 「아페십」과 같은 쉼터는 얼마든지 찾아낼 수 있다. 그리고 그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단지 관심이 없을 뿐이다. 불쌍하다고 혀만 찰게 아니라 그들과 함께 이 사회에서 밝은 희망만을 바라보면서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는 게 더 현실적이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