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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 삼국지를 말하다 - 삼국지 인간형으로 보는 성격의 심리학
김태형 지음, 신대성 그림 / 추수밭(청림출판) / 2010년 7월
평점 :
품절
나는 대학교 3학년을 마치고 겨울을 보내면서 <삼국지(이문열, 민음사)>를 읽었다. 많은 사람들에게 필독서로 여겨지며 오랫동안 베스트셀러 자리를 고수해 온 <삼국지>를 나는 참으로 늦게 읽은 편이라 하겠다. 독서량이 나보다 적은 내 동생도 고등학생 때 읽었으니 말이다. 나는 유행을 따라하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이 말은 어쩌면 촌스럽고 고지식하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도 있겠다. 하지만 나는 모든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책이라는 이유만으로 읽고 싶은 마음이 없는데 억지로 책을 들추고 싶지 않았다. 그렇게 기다렸다가 읽은 <삼국지>는 참으로 놀라운 작품이었다. <삼국지>의 장수 비결을 장대한 스케일, 매력적인 서사 등으로 꼽기도 하지만 내가 가장 놀란 점은 작품 속 인물들의 모습이었다. 어쩌면 우리가 살아가면서 만나게 될 다양한 인물들을 <삼국지>에서 미리 보게 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래서 삼국지 영웅들의 심리를 살펴보고, 이를 우리 시대에 적용해 사람들의 심리 유형에 대해 알아보는 책 《심리학, 삼국지를 만나다(2010.7.16. 추수밭)》의 출간 소식을 들었을 때 제대로 된 책이 나왔구나! 싶었다. 저자는 본문으로 들어가기에 앞서 <삼국지>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흥망성쇠를 좌우한 심리적 비밀을 파헤친 이 책이, 오늘을 사는 모든 이가 자신의 삶을 이해하고 개선해나가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P7)고 말한다. 어떤 흥미로운 이야기가 펼쳐질까, 얼마나 궁금했는지 모른다.
「삼국지 인간형으로 보는 성격의 심리학」이란 부제가 달린 《심리학, 삼국지를 만나다》는 유비에 대한 파격적인 해석을 내놓는 것으로 시작하는데 처음부터 놀라움의 연속이다. 온화하고 너그럽고 형제들을 소중히 여기며 인과 덕을 행하는 인물로 알고 있던 유비를 애정결핍증과 내향적 성격이 겹치면서 야심은 있지만 능력과 의지는 없는 몽상가로 평가 절하하고, 엄청난 괴력과 무예를 타고났음에도 분노 감정을 다스리지 못해 발전하지 못한 장비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리고 초라한 외모와 출생에 대한 열등감을 가지고 있었지만 자신의 결함에 솔직했던 조조는 유비와 장비와 달리 어떻게 콤플렉스를 극복하고 자유로울 수 있었는지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또한 관우에게 시기심을 품은 제갈공명과 달리 관우에게 연모를 품은 조조를 대비시켜 나보다 나은 사람을 보는 엇갈린 시선에 대해 이야기하는 등 《심리학, 삼국지를 만나다》에서는 <삼국지> 속 인물을 16가지 심리 유형으로 분석하고 각 성격에 대한 특성, 성격이 인생에 미친 영향까지 속속들이 파헤친다.
《심리학, 삼국지를 만나다》를 읽으면서 나는 16가지 심리 유형 중 어떤 유형에 속하는지 살펴보았다. 흥미로운 접근을 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재미있는 경험을 하였다. 또한 나와 마음이 잘 맞는 사람 혹은 뭔가 어색한 사람 등 내 주변 사람들은 어떤 유형에 속하는지를 보는 것도 재미있었다. 그리고 각 성격 유형의 장단점을 보면서 어떻게 행동해야 콤플렉스를 극복하고 긍정적이고 건강한 심리를 가진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는지 윤곽을 잡을 수 있었다.
‘삼국지를 읽지 않은 사람과는 인생을 논하지 말라’는 말이 있다. <삼국지>의 영향력이 얼마만큼 대단한지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심리학, 삼국지를 만나다》는 아직 <삼국지>를 읽지 않은 분에게는 미리 보는 <삼국지> 역할을 할 것이고, 이미 <삼국지>를 읽은 분에게는 새로운 해석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삼국지>로 만나는 심리학 시간, 정말 유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