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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월이 막 시작되었다. 날씨가 좋으면 뭐하나, 여유없는 나날들이 반복되니 오히려 맑은 하늘을 보며 괜한 화풀이를 할 지경에 이르렀다. 그나마 문화 생활은 지하철이나 버스 안에서 시간을 쪼개 책을 읽는 것 뿐이다. 그래서인지 5월에는 단편이 더 끌린다. 더군다나 요즘은 굳이 힘든 책을 찾지 않아도 안팎으로 너무도 아픈 일들의 연속이니, 아픈 책을 찾아 읽는 것이 사치처럼 느껴지기까지 한다. 어쨌든, 5월의 주목 신간.

 

 

 

 

 

1. 소소한 풍경 ㅣ 박범신 ㅣ 자음과 모음

 

  박범신의 소설은 <은교>밖에 읽어보지 못했다. 그 작품만으로도 박범신의 작품 세계를 충분히 들여다볼 수 있었지만, 조금 더 읽고 싶다는 욕구가 있었다. 마침 신간이 나왔다고 하니 끌릴 수 밖에. 이 소설과 더불어 갈망 3부작을 책꽂이에 꽂아둔다면 내 안에 가둬놓았던 삶 속의 갈망들이 절로 일어날 것 같은 기이한 상상이 든다. 소소한 풍경, 이라고 하지만 줄거리를 읽었을 때 결코 소소한 풍경으로 끝날 것 같지 않다. 벌써부터 깊은 고뇌 그 속의 갈라진 틈새를 쫓고 싶은 '갈망'이 인다.

 

 

 

2. 느리게 배우는 사람 ㅣ 토마스 핀천 ㅣ 창비

 

 사실 나는 이 작가의 이름을 처음 알게 되었다. “영어로 글을 쓰는 현존 작가들 가운데 최고의 작가”라는 평가를 받는 작가의 글은 어떨까, 하는 호기심이 이 책을 고른 가장 큰 이유다. '느리게 배우는 사람'. 제목만 봤을 때는 한적한 산 속에서 읽을 만한 불교 경전의 느낌이 들지만, 막상 줄거리를 살펴보면 '한적함'과는 거리가 멀다. '죽음, 무기력, 권태, 획일화, 무질서, 파국, 단절감'이라는 어둡고 칙칙한 단어들과 연결된 단편들이 전하는 느리게 배우는 사람의 이야기란 과연 뭘까, 궁금해진다.

 

 

 

 

3. 노예 틈입자 파괴자 ㅣ 이채은 ㅣ 알렙

 

 <노예 12년>이라는 영화와 소설이 주목받으면서 '노예'라는 단어와 함의 역시 그냥 지니치기 힘든 문학적 키워드가 된 듯 하다. 그래서 클릭하게 된 이 책의 내용은 '꿈과 언어 그리고 소통에 관한 묵시록적인 상상력의 세계를 펼쳐내는 소설' 이라고 한다. 요즘들어 춘곤증 때문인지 낮잠도 늘고, 꿈을 꾸는 시간도 늘어서 더욱더 꿈에 대한 생각이 많아졌다. 그런데 남의 꿈을 드나드는 틈입자의 대한 이야기라니, 참신한 소재까지 매력적이다.

 

 

 

 

 

 

 

 

4. 말하자면 좋은 사람 ㅣ 정이현 ㅣ 마음산책

 

11편의 단편보다 짧은 이야기로 구성되었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최근에 너무 어려운 소설을 (억지로) 읽어야만 하는 일이 많았다. 책을 읽으며 여유를 즐긴다기보다, 괴로움 속에서 가치를 애써 발견하는 독서를 하고 있어서인지 조금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이 보고 싶었다. 말하자면, <말하자면 좋은 사람> 처럼 간편하지만 그 내용만큼은 가볍지 않은 엑기스 같은 소설. 중간 중간 삽입된 신예 화가 백두리의 그림 역시 '5월'의 독서에 어울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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