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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자의 언어 - 평범한 생각을 비범한 기획으로 바꾸는 말의 힘
편은지 지음 / 빌리버튼 / 2026년 8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2016년부터 방송된 이후로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KBS2 예능 〈살림남〉하면 가장 먼저 스타들의 꾸며지지 않은 솔직 담백한 리얼리티를 볼 수 있는 예능으로 기억된다. 처음에는 이 예능을 봤을 때 너무나도 날 것의 느낌이라 솔직히 당황스러웠던 거 같다. 이렇게까지 솔직할 수 있나 싶은 마음이었기 때문인데 오히려 지금은 그런 부분이 타 예능과 비교했을 때 새로움으로 다가와서 스타들의 새로운 면모를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구나 하는 생각을 해본다.
기존의 예능과 비슷하면서도 특이점을 갖고 있는 예능 〈살림남〉. 우리들이 보는 건 스타들의 새로운 모습들이지만 실제 이 모습들을 이끌어 낸 건 예능 PD의 능력일 것이다. 프로그램에 대해서 생각해 본 적도 없고 기획자에 대해서 관심을 가져본 적은 없었지만 살림남 PD이자 「기획자의 언어」 저자인 편은지님의 글을 통해 내가 갖고 있던 〈살림남〉 예능 그리고 출연자에 대한 선입견에 대해서 되돌아보게 되는 동시에 기획자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되었다.
실무에서 일하고 있는 예능 PD가 들려주는 기획 '기획자'의 입장에서 저자가 경험을 통해 깨닫게 된 기획자의 역할이라던가 기획을 할 때 생각해야 하는 것들에 대한 내용이 책에 담겨있기에 「기획자의 언어」는 기획자로서 도움이 되는 내용들이 많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다만 나의 경우에는 기획하는 업무를 하는 게 아니다보니 책을 통해 전반적인 기획 업무는 이런 점들이 있구나 하는 정도의 감상이었던 거 같다. 다만 책을 읽으며 인상이 깊게 남았던 부분이 있었는데 그건 바로 '자기 말', '인생 지문'에 대한 글들이었다. 책을 읽으며 마음에 드는 구절들을 하나씩 모았는데 대부분의 내용들이 자신만의 생각과 말, 결핍에 대한 내용들이었다. 그 글을 읽으면서 현재 내가 어떤 부분에 고민하고 결핍을 갖고 있었는지 들여다볼 수 있게 되었다.

책 속 문장
AI는 정확한 수치로 빠르게 답을 제시한다. AI는 틀리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반면 인간은 틀릴까 봐 매사 눈치를 보며 두려워한다. 그래서 인간은 '자기 말'을 갖게 된다. p33
나만 가지고 있는 듯한 부족함과 그늘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갖고 있는 고유의 결핍이자 결함이다. 이 결핍이 사람마다 다른 것은 당연하다. 각자 타고나는 기질과 환경이 같을 수 없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이 다름이 엄청난 차별성과 힘을 지닌다는 점이다. 이것이야말로 인간 특유의 '인생 지문'이기 때문이다. p60
자기 말 감각을 잃지 않기 위해서는 타인의 인생 지문과 문장에 대한 호기심을 유지해야 한다. 누군가 구사하는 문장에는 그 사람의 삶이 녹아 있기에 타인의 문장을 엿보는 데 흥미를 놓아선 안 되는 것이다. 그래야만 타인의 고유한 표현마저 내 것으로 흡수할 수 있다. p63-64
우리는 하루 종일 온갖 컨텐츠와 연결되어 있지만 정작 내 마음속의 생각과 연결된 적은 없다. 하루 종일 무언가에 반응하지만 정작 스스로의 의지로 고민한 적은 없다. p97
완전한 사람은 휘발되는 감탄의 대상이 되지만, 부족한 사람은 오래 감정을 이입할 대상이 된다. 감탄은 완벽함에서 나오지만, 감정이입은 결핍에서 나온다. p107
최근에는 다채로운 SNS에 휩쓸려 깊이 생각하고 열중하는 시간이 현저히 줄어들었고 그로 인해 내 생각을 담은 목소리를 밖으로 표출할 일이 없었기 때문일까. 책을 읽으며 스스로를 되돌아보니 나는 스스로 어떤 사람인가 정말 곰곰이 생각해야 할 만큼 흐릿한 사람이 되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기획자의 언어」는 기획자로서 어떤 생각과 행동을 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책일 수도 있지만 자신을 잃어버린 사람에게는 자신이 어떤 사람이고 어떠한 말을 하는 사람인지를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주는 책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자기 일의 방향을 잃었거나, 자기만의 언어를 찾고 싶은 사람에게 권해보고 싶은 책이라는 나영석 PD의 추천사처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