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블로켓 Marble Rocket Issue No.13 : 대만 - 도시 탐사 매거진
마블로켓 편집부 지음 / 마블로켓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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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블로켓 도시탐사 시리즈. 이런 유익하고도 흥미로운 시리즈가 있다는 걸 이번에야 처음 알았다.

꼭 가 볼 곳, 꼭 먹어볼 것 지도 빼곡하게 알록달록 표시한 프렌즈나 아이러브 등의 풀컬러 묵직한 안내서가 여행 계획 짜기엔 필수일지 몰라도 도시, 나라 자체의 매력에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건, 그래서 여행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높여주는 건 도시탐사 시리즈.

2014년 1월 친구와 함께한 대만 여행. 워낙 바쁘고 정신없을 때 겨우 짬을 냈었다.

정보보다도 훨씬 따뜻했던 날씨에 예류에서 윗옷을 한겹 한겹 벗어 가방에 넣었던 것, 음식을 가리는 내가 거리 식당에서 우육면을 정말 맛있게 먹었던 것-돌아오는 날 한 번 더 갔던 것까지-, 깜깜한 밤에 풍등을 날렸던 것, 비 오니 더 예뻤던 지우펀 골목을 우산도 없이 걷던 것, 자전거 타고 등교하던 학생들 사이를 여유롭게 걷던 것. 아직도 어제 본 영화 속 장면처럼 생생하다.

도시가 우리나라만큼 깨끗하다, 사람들이 친절하다, 날씨가 온화하다... 일상을 벗어난 완벽한 힐링 타임이라 그랬을지 몰라도 나에게 대만은 늘 다시 한번 또 좋은 사람과 함께 가고 싶단 생각이 드는, 좋은 기억만 남아있는 나라.

첫 대만 여행 후, 세월이 지나 강산이 다 바뀌어 버리기 전에 그 느낌 그대로 대만에 꼭 가고 싶었는데, 벌써 10년도 훌쩍 더 지나버렸고, 매거진에서 소개한 장소들이 신선하고도 낯설다. 한 곳 한 곳 빠짐없이 모두 궁금해 새로 계획하는 대만 여행은 좀 길어질 것 같다. 끌리지 않는데도 남들이 꼭 가봐야 한다는 곳 다 가 보느라 체력 달리고, 좋아하지 않는 음식인데도 먹어야 한다는 것 다 먹느라 여유 없이 진만 빼는 여행 말고, 나만의 속도로 나만의 재미와 흥미를 찾는 여행, 기대된다. 다른 도시를 다룬 도시탐사매거진도 하나하나 다 읽어 볼 예정.


출판사(마블로켓)에서 도서를 지원 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marble_rock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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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을 이기는 작은 책 - 어떤 시장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마법의 투자 공식, 국내 출간 20주년 기념 특별판
조엘 그린블라트 지음, 안진환 옮김, 이상건 감수 / 다산북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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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을 이기는 '작은 책' 이라기에 문고판에 갱지로 제본했대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았는데 책을 받아보니 파란 표지가 예쁜 양장본. 책장에 꽂아두고 오래도록 바이블처럼 읽힐 수 있도록 튼튼하게 만들었단다.

제목을 좀 유치하게 뽑은 건 아닌가 고개를 갸웃했는데 투자에 있어서는 아직 문외한에 가까운 내가 이 엄청난 책을 몰라봤던 것. 20년째 아마존 베스트셀러, 2005년 초판 발행 이후 10년 뒤에도 저자가 책에서 제시한 '마법공식'의 유효성을 증명했고 또 10년 뒤에도 공식의 효과는 여전히 건재하다는데 또 나만 몰랐다. 책을 다 읽고 나니 또 이만한 제목이 없다 싶다.

20년간 연평균 수익률 40%를 달성했다는 가치투자의 대가인 저자가 제시하는 투자의 비결은 아주 간단하다. 좋은 주식을 염가에 사는 것. 이 간단한 방법만 행하면 되는데 투자 실패를 반복하는 이유는 좋은 주식이 무엇인지, 염가가 어느 정도인지를 알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책에서는 주식의 가치와 염가인지 아닌지를 판단하는 법, 마법공식을 제시한다. 저자에 따르면 주가 변동의 이유 따위 궁금해할 필요도, 상관할 필요도 없고 그저 자본수익률(투자금 대비 얼마의 수익을 내는가)과 이익수익률(주식에 지불한 가격 대비 얼마의 수익을 내는가) 이 두 가지의 기준을 활용한 마법공식만 잘 따르면 투자 수익을 얻을 수 있다.

기업들을 자본수익률과 이익수익률이 높은 순서대로 정렬하고, 기업의 두 개 수익률 각 등수를 더해 점수를 매긴다. 높은 점수 순서대로 기업을 정렬한 후, 상위 2, 30개 기업의 주식을 매수, 1년씩 보유하면 된다.

주가 변동 추이, 차트 분석을 중시하는 여타 전문가들과 달리 제일 복잡하게 느껴지는 건 그냥 몰라도 된다고 하니 일단 좋다. 뜬구름 잡기 같던 '가치투자의 원칙'을 자신만의 개념으로 정말 명료하게 전달하는 책. 공식을 믿고 도전해 봐야 할 듯하다.



출판사(다산북스)에서 도서를 지원 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dasanb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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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홀가분하게 살고 싶다 - 소란한 삶에 여백을 만드는 쉼의 철학
이영길 지음 / 다산초당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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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가학'이라는 학문도 '쉼 결핍 증후군'이라는 진단명도 이 책을 통해 그 존재를 처음 알았다.

미국에서 활동하는 여가학자 이영길 교수가 새롭게 만든 개념 '쉼 결핍 증후군'은 그야말로 쉼의 결핍으로 발생하는 다양한 신체적·정신적 증상 - 피로, 우울, 불안, 번아웃 등을 뜻한다. 단순히 절대 휴식 시간이 부족할 때가 아니라 우리가 쉼 자체를 삶의 어떤 낭비라고 생각할 때 찾아오는 것.


누구나 쉬면서 '내가 지금 이러고 있어도 되나' 하고 죄책감과 불안함을 느껴본 적은 있지 않을까. 정말 오랜만에 겨우 맞이한 휴가에도 일 걱정을 놓지 못했던 기억. 그래서 휴가 뒤에도 똑같이 피곤했던 기억.


책은 단순히 이제 하던 것 다 내려놓고 덜 열심히 살고, 무작정 쉬어야 한다고 말하지 않는다. 일이 중요한 것이 분명하지만 쉼 역시 일과 같이 그 중요성을 존중받아야 마땅하다 말한다. 삶을 더 나은 쪽으로 변화시킬 쉼이란 무엇인지 이야기하고, 치열하게 사느라 잃어버린 삶의 목적을 되찾고 일상을 충만하게 할 쉼 처방전을 제시한다. 그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쉼이 아니라, 쉼에도 적극성이 필요하다 강조한다. '빨리빨리'를 중시하고 성적, 결혼, 출산, 성과, 소득 등 모든 것에 엄격한 기준을 세워 개개인을 평가하는 것이 당연한 사회 분위기 때문에 우리가 쉼을 잊고 소진되어 간다고 반복해 짚어주는 것은 '쉼의 필요성을 알면서도 당신이 그동안 편하게 휴식할 수 없었던 것을 충분히 이해한다'는 다정한 토닥임 같다.


멈춤의 쉼, 일하지 않는 쉼, 기쁨의 쉼 등 여섯 가지 쉼 처방 중 가장 인상 깊었던 내용은 5장에서 다룬 <그 욕망은 정말로 당신의 것인가>. 우리 안에 무질서하게 자리한 과도한 소유욕, 타인에 대한 애착, 명예와 승진 강박, 경쟁의식 등 충족되지 않는 욕망으로 삶을 채워나가다 어느 날 마음이 와르르 무너질 수 있다며, 욕망을 재조정하는 법을 일러준다.


치열하게, 바쁘게, 남들 속도 따라가며 사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세상의 기준에 흔들리지 않고 자신만의 삶의 균형을 찾는 것이 중요하며, 그게 '나 다운 삶'이자 '홀가분한 삶'이라는 게 책 전체를 아우르는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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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에 1천만 원 수익 내는 주식 투자 기술
인디플랜(안형준) 지음 / 원앤원북스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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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으로 1년에 1천만 원 수익을 낸다? 1천만 원, 언뜻 그렇게 큰돈이 아닌 것 같지만 내 노동력을 태우지 않고 주식 투자로 지금보다 연 1천만 원을 '더' 번다면 마음에 여유가 조금은 더해지지 않을까.

저자의 말처럼 보통의 직장인이 연봉을 1천만 원 올리는 것은 당연히 쉽지 않고, 빡빡한 직장생활 속에 또 다른 소득을 얻기 위해 다른 사업이나 부업을 하기도 어렵다. 자산 증식을 위해서는 투자 소득을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우리 모두 잘 알고 있다.

국내 주식 투자자 수는 1,400만 명에 달하지만, 실제로 수익을 내는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하다고 한다. 지수가 오르고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들이 수익을 내는 중에도 개인 투자자들은 손실을 보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는 '탐욕에 흔들리고, 검증되지 않은 소문에 휘둘린 채 매수·매도를 급하게 반복하기 때문'이니 안정적으로 투자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공부와 인내가 특히 필요하다는 저자의 일침에 나도 크게 한 대 맞은 듯하다.

책에는 평범한 직장인이던 저자가 주식 투자를 시작해 연 1천만 원의 수익을 달성하기까지의 과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인스타그램과 유튜브에 가득한, 주식 투자로 수십억 자산가가 되었다는 자랑 섞인 이야기가 아니라 크지 않은 투자금으로 시작해 시장과 종목, 지수와 흐름을 열심히 공부하며 손실을 보기도, 이익을 보기도 하면서 적어 내려간 저자의 투자 기록은 '당신도 할 수 있다'는 희망을 준다.

주식 투자를 해야 하는 이유, 돈의 흐름, 차트 분석, 실전 매매 기술 등을 다룬 각 장 중에서, 특히 3장 '주린이를 위한 최소한의 차트 분석'의 내용을 눈여겨보았다. 그동안 차트 분석을 다룬 책을 봐도 머릿속에 들어온다는 느낌이 없었는데, 기본 개념부터 친절한 설명이 큰 도움이 되었다. 투자 사례를 들어 자신만의 매도와 매수의 이유를 설명한 4장 실전 매매 기술 부분이 책 전체 내용에 비해 방대하여 좀 지루하기는 했지만, 이것은 내가 맥락을 따라가기에 아직 지식이 부족해서일 수도.

어렵지 않고 복잡하지 않은, 진솔한 투자 기록. 책을 통해 특히 주린이들이 투자에 있어 불필요한 실패는 줄이고, 현실적인 수익 달성 방법을 배웠으면 한다는 저자의 바람이 독자들에게 잘 가 닿을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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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ob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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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나무, 손수건, 그리고 작은 모자가 있는 숲 열다
로베르트 발저 지음, 자비네 아이켄로트 외 엮음, 박종대 옮김 / 열림원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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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일요일 나들이옷을 차려입은 사람들을 지나 나의 사랑스럽고 경이로운 숲으로 들어갔고, 나중에 반대편으로 나와 다시 들길과 들판, 잿빛 하늘, 나무와 집, 다른 사람들을 만났다. 겨울의 추위와 죽음 속에도 따뜻한 평화가 있었고, 영원히 회춘하고 기뻐하는 태곳적의 생명이 숨어 있었다. 초록빛 언덕이 장난꾸러기처럼 나를 내려다보았다. 나는 내가 사는 땅을 사랑한다. 좁은 길들과 길모퉁이, 외진 곳 구석구석을 사랑하고 또 사랑한다. 얼마 뒤 나는 따뜻하게 데워진 내 방으로 돌아오자마자 책상에 앉아 펜을 들고 이 글을 쓴다.

로베르트 발저, 《전나무, 손수건, 그리고 작은 모자가 있는 숲》 中, '일요일 아침(1914년)'


책을 읽기 전에, 《전나무, 손수건, 그리고 작은 모자가 있는 숲》이라는 제목만으로도 마음이 조금 울리는 듯했다. 왠지 모르게 자연의 싱그러움, 혹은 따뜻함보다는 커다란 숲속에서 느껴질 외로움과 쓸쓸함이 더 크게 다가왔다고 할까.

로베르트 발저의 숲속 산책과 사유를 엮은 책. 작가는 한 걸음 떨어져 자연을 관망하고 감상하는 대신 깊은 숲 바로 그 안에서 선명한 감각으로 자연을 직접 만지고 느낀다. 그는 특히 사랑이라는 감정을 숲의 풍경에 투영한다. 글에서 그는 어린 소년이 되어 '숲속 깊숙이 들어가고 싶고, 숲을 갖고 싶고, 숲이 나를 가졌으면 좋겠는데 숲은 왜 나를 들여보내 놓고 다시 쫓아내는 걸까' 하며 숲을 향한 무한하고 순수한 애정과 조금의 서글픔을 드러낸다. 숲은 그를 환대해 주지 않지만 소년은 결코 숲에서 멀어질 수 없다. 소년에게 숲은, 사랑은, 쌍방의 마음이 일치할 수 없어도 결코 포기하거나 저버리지 않을 대상이고 감정인가 보다.

작가는 엄청난 상상력으로 숲과 자연을 어떤 소리, 물건, 감각 등 세상의 많은 좋은 것에 비유한다. 끊임없이 숲의 경이로움에 감탄하며 자신의 여러 감정과 생각과, 숲을 연결 짓는다. 숲의 계절, 숲의 빛, 그리고 스스로의 감정들. 현실적이기도, 환상적이기도 한 그의 표현에 어떤 글에서는 내가 숲 근처 작은 술집에서 동네 사람들과 어울려 기분 좋게 맥주 한 잔을 하는 듯하기도, 어떤 글에서는 아름다운 숲속에 빨려 들어가 그 일부가 되는 듯하기도 했다.

지금은 스위스의 대표 문학가로 꼽히지만 사는 동안 일정한 거처 없이 생의 마지막 28년을 정신병원에서 보냈고, 어느 크리스마스에 눈길을 산책하다 쓰러져 영면했다는 발저. 그의 생애를 알기 전에도 그랬고 알고 나서도 그의 글들이 사실은 아름답기보다 외롭고 슬프게 느껴진다면 내가 숲에 대한 그의 순수한 사랑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일까.



출판사(열림원)에서 도서를 지원 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yolim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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