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홀가분하게 살고 싶다 - 소란한 삶에 여백을 만드는 쉼의 철학
이영길 지음 / 다산초당 / 2025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여가학'이라는 학문도 '쉼 결핍 증후군'이라는 진단명도 이 책을 통해 그 존재를 처음 알았다.

미국에서 활동하는 여가학자 이영길 교수가 새롭게 만든 개념 '쉼 결핍 증후군'은 그야말로 쉼의 결핍으로 발생하는 다양한 신체적·정신적 증상 - 피로, 우울, 불안, 번아웃 등을 뜻한다. 단순히 절대 휴식 시간이 부족할 때가 아니라 우리가 쉼 자체를 삶의 어떤 낭비라고 생각할 때 찾아오는 것.


누구나 쉬면서 '내가 지금 이러고 있어도 되나' 하고 죄책감과 불안함을 느껴본 적은 있지 않을까. 정말 오랜만에 겨우 맞이한 휴가에도 일 걱정을 놓지 못했던 기억. 그래서 휴가 뒤에도 똑같이 피곤했던 기억.


책은 단순히 이제 하던 것 다 내려놓고 덜 열심히 살고, 무작정 쉬어야 한다고 말하지 않는다. 일이 중요한 것이 분명하지만 쉼 역시 일과 같이 그 중요성을 존중받아야 마땅하다 말한다. 삶을 더 나은 쪽으로 변화시킬 쉼이란 무엇인지 이야기하고, 치열하게 사느라 잃어버린 삶의 목적을 되찾고 일상을 충만하게 할 쉼 처방전을 제시한다. 그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쉼이 아니라, 쉼에도 적극성이 필요하다 강조한다. '빨리빨리'를 중시하고 성적, 결혼, 출산, 성과, 소득 등 모든 것에 엄격한 기준을 세워 개개인을 평가하는 것이 당연한 사회 분위기 때문에 우리가 쉼을 잊고 소진되어 간다고 반복해 짚어주는 것은 '쉼의 필요성을 알면서도 당신이 그동안 편하게 휴식할 수 없었던 것을 충분히 이해한다'는 다정한 토닥임 같다.


멈춤의 쉼, 일하지 않는 쉼, 기쁨의 쉼 등 여섯 가지 쉼 처방 중 가장 인상 깊었던 내용은 5장에서 다룬 <그 욕망은 정말로 당신의 것인가>. 우리 안에 무질서하게 자리한 과도한 소유욕, 타인에 대한 애착, 명예와 승진 강박, 경쟁의식 등 충족되지 않는 욕망으로 삶을 채워나가다 어느 날 마음이 와르르 무너질 수 있다며, 욕망을 재조정하는 법을 일러준다.


치열하게, 바쁘게, 남들 속도 따라가며 사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세상의 기준에 흔들리지 않고 자신만의 삶의 균형을 찾는 것이 중요하며, 그게 '나 다운 삶'이자 '홀가분한 삶'이라는 게 책 전체를 아우르는 메시지.


출판사(다산북스)에서 도서를 지원 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dasanbooks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