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속 노화 리셋 - 40이 되기 전에 느리게 나이 드는 몸을 만드는 면역 습관
이이누마 가즈시게 지음, 오시연 옮김 / 북라이프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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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보다 더 빨리 늙는 세대라니, 얼마나 무섭고 끔찍한 이야기인지. 당장 책을 따라 몸을 리셋해야 할 것 같다. 절박하다.

저속 노화를 꿈꾸며 선크림을 꼼꼼하게 바르고 샐러드를 챙겨 먹지만, 하루를 버텨내려면 달달한 커피와 빵을 끊을 수가 없다. 종일 고생했다는 데에 대한 보상 심리에 야식을 먹고 스마트폰을 붙잡고 저녁을 보내니 숙면은 불가능하다. 모순.

책장을 넘기다 보니 저속 노화를 신경 쓰기보다 가속 노화를 멈추는 게 우선이라는 게 너무나 분명하게 느껴진다.

저자는 의학박사이자 일본 기능성면역연구소 대표로, 가속 노화의 원인을 '면역 폭주(의학적으로는 만성 염증)'의 관점에서 풀어낸다.

면역 세포가 과잉 반응하여 정상 세포까지 공격하는 현상을 가리키는 면역 폭주는 거의 모든 질병의 주요한 발병 배경이 된다.

저자가 50여 년 간의 의료 현장 경험과 꾸준한 연구로 얻어낸 결론은 '면역'을 잘 다스려야 비만, 고혈압, 만성 피로, 동맥경화 등의 각 질병에서도, 그에 따른 통증에서도, 그리고 노화에서도 보다 자유로워질 수 있다는 것.

책에서는 가속 노화를 멈추고 노화 시계를 거꾸로 되돌리는 3단계 몸 리셋법을 제안한다. 먼저 적절한 운동을 하고 일부 음식물을 비롯한 유해 물질의 체내 유입을 차단해 몸속 노폐물을 줄인다. 다음으로, 폭주하는 공격 면역을 막을 조절 면역을 늘린다. 조절 면역은 몸속에 새로운 자극이 들어올 때 성장하기에 다양한 식재료를 먹고 흙, 꽃 등 다양한 자연물과 접촉하는 것이 중요하다. 마지막으로는 전 단계에서 생성한 조절 면역을 강화하기 위해 도움이 되는 음식물과 올바른 생활 습관을 실천한다. 장내 환경을 리셋하는 것이 그 핵심이다.

면역 폭주가 일어나게 되면 문제는 각자의 몸에서 가장 약한 부분에서부터 시작된다. 환절기마다 비염으로 고생하는 사람이 있고, 혈압이 염려될 정도로 높은 사람이 있고, 피부질환으로 고통받는 사람이 있다. '이렇게 약을 먹어도 되는 건가, 문제가 되진 않을까' 걱정하면서도 그때그때 빠르게 증상을 완화하기 위해 항생제와 소염제를 먹는 게 너무나 흔한 지금, 그런 일시적인 치료 행태를 꾸짖고 생활 습관과 먹는 음식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무너진 면역력을 회복할 수 있다, 병을 치료할 수 있다 말하는 저자의 확신이 큰 희망이 된다.

책에서 배운 좋은 습관을 꾸준히 실천하고 좋은 음식을 잘 챙겨 먹을 것. 조절 면역이 제 역할을 다하는 몸을 만들어 면역 폭주에서 벗어날 것. 건강하게, 천천히 늙어갈 것.



출판사(북라이프)에서 도서를 지원 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booklife_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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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타인을 마주할 때 - 각자 다른 삶을 살아가는 타인과 편안하게 공존하는 법
아돌프 크니게 지음, 박상미 옮김 / 저녁달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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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천 년 전의 수메르 점토판에도 '요즘 애들은 버릇이 없다'는 말이 적혀 있다지.

세상이 이렇게 변했어도 사람 사는 것, 인간관계에서 느끼는 감정들은 크게 변함이 없나 보다. 18세기 독일 작가의 책 속 '사람', '인간관계' 이야기는 250년이 지난 지금 읽어도 딱히 이질감이 없다.

처세술을 말하는 책에는 큰 흥미가 없지만 국내 최초 무삭제 완역본인데다 차분하고 따뜻한 목소리로 익숙한 박상미 심리상담가의 번역이라는 데에 끌려 읽게 된 책. 시작부터 느꼈다. 단순히 가볍게 처세술만을 다룬 책이 아니라는 걸.

출판사의 책 소개글 중에 '관계의 내비게이션 같은 고전'이라는 문구가 있었던 듯한데 고개가 끄덕여진다.

신분, 성별 등에 있어서는 쓰인 시대적 배경을 감안하고 가볍게 넘길 것은 넘기면서 보았다. 250년 전 쓰인 책의 무삭제본이니 응? 이게 뭐야, 싶어도 어쩔 수 없다.

책의 짜임은 진짜 무슨 참고서 같다.

모든 것은 나에게서 비롯된다며 나 자신을 아끼고 스스로와 잘 지내는 게 가장 중요하다는 것은 뻔하지만 가장 핵심. '나와 잘 지내는 기술'이라 적어 주니 잘 따라 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

세대 간, 가족 간, 부부 간, 연인 간, 친구 간에 어떤 태도로 서로를 어떻게 대하라는 내용을 담은 책들은 여럿 접했지만, 베푸는 사람과 받는 사람 간 처세, 곤란한 처지에 있는 사람과의 관계, 거리 그 심리까지 다루어 주는 책, 의사를 만날 때 법률가를 만날 때 어떻게 말하고 행하는 게 좋을지까지 조언하는 책, 아주 신선했다.

각 챕터의 제목만 주욱 읽어 봐도 번역과 편집에 얼마나 공을 들였는지 알겠다.

가장 흥미롭고 유익하게 읽은 내용은 1부 인간관계의 원칙 중에 <기질이 다른 사람들을 이해하는 법>.

야망이 큰 사람과, 허영심이 강한 사람과, 쉽게 상처받는 사람과, 고집이 센 사람과...

그렇게 기질이 제각각인 사람들과 잘 지내는 법을 상세히 제시한다. 시비를 걸고 트집 잡기를 즐기는 사람들을 대하는 법을, 뻔뻔한 사람을 대하는 법을, 질투하는 사람을 대하는 법을, 그 많은 처세 방법을 진작 알고 따랐다면 어떤 시간들을 어쩌면 조금 더 수월하게 지낼 수 있었을까.

작가 스스로 인간관계에 서투르다 생각했다는데, 타인과 잘 지내고 싶은 마음에 사랑하며 살고 싶은 마음에 더 멀리 돌아보고 더 깊게 고민하며 결국 이렇게나 엄청난 통찰에 이르렀나 보다.

그때도 지금도, 그리고 아마 앞으로도 세상 제일 어려운 건 '사람'일 듯. 인간관계에는 필연적으로 피로가 따른다.

그래도 이 책을 만났으니, 이제 이해되지 않는 사람과의 껄끄럽고 불편한 관계가 생긴대도 책에서 해답을 얻어 조금은 부드럽게 이어갈 수 있지 않을까(혹은 단호히 끊어낼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



출판사(저녁달)에서 도서를 지원 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eveningmoon_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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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낙원에서 만나자 - 이 계절을 함께 건너는 당신에게
하태완 지음 / 북로망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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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매일 크고작은 상처를 맞닥뜨리고, 아무리 강해 보이는 사람이라도 쉼과 공감과 위로는 필요하다. 따뜻한 문장으로 건네는 위로.

작가는 우리가 생각은 하지만 쑥스러워 차마 말로 꺼내놓지 못하는 마음들을 대신 글로 적어내려간다.

감성에서 등 돌리고, 세상 살아가는 데에는 차가운 이성만이 중요하다 이야기하는 누구라도ㅍ책의 한 페이지쯤에서는 감성의 따뜻함에 숨어서 찡할 수도 있겠다 싶다.

뻔한 마음이라도 뻔한 문장이라도, 누군가는 그것을 밖에 내 놓아야 한다. 그 커다란 역할로 작가와 글이 많은 사랑을 받은 듯.

내가 언제 마지막으로 나를 자랑스러워했지, 내가 언제 나를 아껴 주었지.

못난 나라도, 느린 나라도 내가 스스로 사랑해 주어야지.

옆에 있어주는 내 사람도 늘 예쁘게 보아야지.

모두가 세상의 번뇌를 겪느라, 겉으론 웃고 있는 저 사람의 마음도 안은 멍 들어 있을 수 있겠지. 알아주고 다독이며 함께 좋은 마음으로 살아가야지.

딱 한 문장, 한 페이지, 멈춰가는 그 한 순간만 있다면 책을 읽길 잘 했다 생각이 들 것 같다. 좋은 친구가 마음 담아 건네는 편지 같은 글.



출판사(북로망스)에서 도서를 지원 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_book_roma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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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자유
리처드 바크 지음, 공보경 옮김 / 문학수첩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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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칠순을 바라보는 엄마, 엄마의 젊은 날 책장에 꽂혀 있던 《갈매기의 꿈》, 그 쨍한 파란 표지와 내지의 질감과 냄새까지 기억한다. 조나단의 비행과 이상을 응원하던 어린 나도.

그 당시에도 이미 오래된 책이었기에 작가가 생존해 있을 거란 생각을 꿈에도 못 했다.

그런데 리처드 바크가 살아 있다니, 구순의 나이에도 에세이를 펴 냈다니. 그것만으로도 놀라운데 경비행기 5,000 킬로미터의 비행 여정을 담은 수기라니, 조금 비현실적으로까지 느껴질 정도였다.


책은 작가가 직접 '퍼프'라 이름 붙인 수상 경비행기를 타고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워싱턴주까지 5,000킬로미터 넘는 거리를 비행한 이야기를 담은 여행기이다. 작가는 작은 비행기를 사람 대하듯, 소중한 친구를 대하듯 하며 소통한다.


만남부터 운명 같았던 '시레이' 기종, 거기서 이어진 '퍼프'. 공군 제트기를 몰았던 작가에게 비행기는 친숙한 존재였지만, 첫 만남에서는 퍼프가 작가를 밀어내는 느낌을 받는다. 이전 주인들이 비행기를 소중하게 다루지 않았다더니 비행기가 상처를 받았나 보다.

나는 너를 아껴줄게. 작가는 비행기에 영혼이 없을 리 없다고 믿고, 그가 느낄 만한 감정을 읽는다. 비행기도 자신을 조종하는 귀한 친구의 마음을 차분하게 다독인다.


이렇게까지 많은 일이 일어날 수 있나 싶게 작가는 엄청난 이벤트들을 계속 맞닥뜨린다. 기상 문제는 더 이상 놀랍지도 않고 착륙 예정이던 공항이 폐쇄되어 버리기도 한다.

하지만 긍정적인 태도와 연륜에서 나오는 여유에 난관은 즐거운 놀이가 된다.


풍부한 사진과 상세한 수기에 함께 비행기를 타고 대륙과 바다를 내려다보며 비행하는 기분을 느꼈다.

젊고 푸르기만 한 날은 지났다며 모험 같은 건 다시없을 거라던 내 생각이 좀 심심하고 답답한 것일 수 있다는 반성.


출판사(문학수첩)에서 도서를 지원 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moonhaksooch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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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대로 길이 되는 - IT 비전공자의 처절한 병원 시스템 구축 생존기
비수 지음 / 하움출판사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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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자전적 소설이겠지.

개발자의 삶은 30년 전이나 지금이나 상상 속 모습 그대로인가 보다. 못 자고, 못 쉬고, 퇴근이 없는 삶. 저녁이 없는 삶. 요즘 취업난에 비전공자들도 학원 등을 통해 개발을 배워 해당 업계로 취업하는 일이 많은 것 같은데, 책을 읽고 나니 그게 가능한 일인가 싶다. 대학 전공 살려 취업할 확률이 몇 퍼센트나 되겠냐 자조하지만 그래도 여기는 전공이 타 분야보다 좀 많이 중요할 것 같은데, 너무나 문외한이라...

실제는 모르지만, 책에서 본 스스로를 갈아 넣어야 하는 업무 환경에, 개발자를 꿈꾸던 이들도 지레 겁먹고 선택에 조금 더 망설이게 될 것이 분명하다는 느낌.


《가는 대로 길이 되는》 주인공은 1997년 IMF의 여파로 심각한 취업난에 IT 회사에 입사한 비전공자 출신 개발자 태섭.

대형병원 전산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에 투입된 태섭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일에 몰두하며 업무적으로도, 개인적으로도 성장해 나가는 모습을 담은 소설이다.

짧게는 몇 달, 길게는 몇 년까지 이어지는 시스템 구축 작업, 개발자들은 끝날 줄 모르는 클라이언트의 요구와 그 요구사항을 다 들어줄 수는 없다는 소속 회사의 압박 사이에서 매일 갈등한다. 일은 할수록 줄어드는 게 아니라 더 늘어나는 것만 같다. 매일이 야근이다. 얼른 더 많이 배우고 더 잘 해내고 싶은 욕심과 물리적으로 주어진 시간의 한계 때문에 여유로운 저녁 시간은 사치다. 휴식과 잠과 제대로 된 밥이 부족한 하루하루는 고되지만 본받을 만한 좋은 선배와 동료를 만나 마음을 나누게 되었고, 나날이 나아지는 업무능력에 성취감도 대단하다.

월화수목금금금의 직장 생활을 해본 사람으로서, (계속 저렇게 살다간 큰일 난다는 것을 안다) 퇴근하지 않는 하루가 당연하게 된 인물들의 고단한 하루에 공감하기도 하고, 흥 저렇게 살아서 과연 뭐가 남았을까 차가워지기도 하고, 복잡다단한 감정.

나는 늘, 일은 열심히도 해야 하고 잘하기도 해야 하고 사람이 좀 옆 사람 힘든 것도 알아볼 줄 알아야 하고 따뜻하기도 해야 하고, 그런 게 이상적이라 생각해 왔는데 그 모든 것을 다 갖춘 사람이 이 소설에 있다. '두 대리'. 그의 지금이 궁금해진다.

학급 문고에 꽂혀 있는, 감상에 젖은 옛날 소설 느낌. 좀 촌스럽고 문체가 아련하고 뿌연 느낌. 작가가 나랑 연배 차이 나봤자 십오 년이 안 날 텐데 예스럽다는 수식은 너무한 것 같고 그러나 아무튼 좀 오래된 글 느낌이다.

딱히 재미나지는 않지만 개발업무나 병원업무, 관련 용어가 잔뜩 나오니 개발이나 병원 종사자들은 한번쯤 휘리릭 읽어볼만할 듯.



출판사(하움)에서 도서를 지원 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haum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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